대만 가오슝의 보얼예술특구는 오래된 항만 창고를 전시장과 문화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벽화와 설치미술을 구경하며 산책하는 재미도 있지만, 쇼핑을 좋아한다면 대의창고 구역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개성 있는 문구류부터 나무로 만든 오르골, 대만 디자이너들의 생활용품까지 취향을 저격하는 편집숍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흔한 관광 기념품보다 오래 간직할 만한 물건을 찾는 여행자라면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문제는 구경만 하려고 들어갔다가 하나둘씩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는 것. 보얼예술특구에서 지갑을 열게 만드는 편집숍 세 곳을 소개한다.
1. 툴즈 투 리브바이
(TOOLS to LIVEBY 禮拜文房具)

툴즈 투 리브바이/사진=툴즈 투 리브바이 공식 SNS
툴즈 투 리브바이는 문구류를 좋아한다면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겨야 할 곳이다. 대만에서 시작한 문구 브랜드로, 일상적으로 쓰는 도구도 디자인이 뛰어나면 소장품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보인다.
매장이 위치한 곳은 과거 항구의 화물 창고로 쓰이던 붉은 벽돌 건물, 보얼예술특구 대의창고(C6-10)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빈티지한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클래식한 우드 톤의 가구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공간이 펼쳐진다. 마치 오래된 유럽의 수공예 공방이나 서재에 들어온 듯한 아늑함 속에서 문구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살필 수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가위와 자, 필기구처럼 익숙한 물건들이다. 특히 금색과 검은색으로 마감한 가위, 황동 소재의 자, 클래식한 디자인의 연필과 볼펜은 평범한 사무용품과는 다른 고급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 기준 가위는 약 340~880대만달러, 황동 자는 약 480대만달러다. 노트는 약 165대만달러, 볼펜은 약 120~225대만달러부터 시작하며, 제품 종류와 소재, 크기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이곳이 여행자에게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선물하기 좋은 물건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부피가 작아 가방에 쏙 들어가면서도 실용적이어서 직접 쓰기에도 좋다. 평소 노트나 필기구를 자주 쓰지 않더라도, 특유의 감성적인 공간 속에서 디스플레이된 독특한 디자인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하나쯤 소장하고 싶어진다. 세트로 맞추거나 가위, 자, 필기구를 함께 고르다 보면 예상보다 지출이 커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취향이 확실한 문구 덕후 친구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찾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장소다.
수~일요일 오후 12시부터 7시까지 운영하며 월,화요일은 휴무다.
TOOLS To LIVEBY
No. 15號, Lane 72, Leli Rd, Quan’an Village,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2. 우드풀 라이프
(Wooderful Life 木育森林)

나무로 만든 오르골과 따뜻한 소품을 좋아한다면 이곳에서는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나오기가 쉽지 않다. 우드풀 라이프는 친환경 나무 소재와 감각적인 생활 디자인을 결합한 대만 대표 브랜드다.
보얼예술특구 대의창고(C8-19)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감도는 고소하고 그윽한 나무 향과 맑은 오르골 멜로디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과거 화물 창고였던 높고 넓은 붉은 벽돌 공간 전체가 마치 숲속의 비밀 공방이나 거대한 동화 속 마을처럼 꾸며져 있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특별한 세계로 입장하는 듯하다.
이곳의 명물은 단연 음악에 맞춰 정교하게 움직이는 나무 오르골이다. 작은 동물이 숲속을 빙글빙글 돌거나 마을 풍경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제품부터 디즈니, 스누피 등 친숙한 캐릭터 굿즈까지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 기준 아담한 크기의 기본 오르골은 약 700대만달러, 섬세한 회전 장치와 움직임이 더해진 고급 제품은 약 1200대만달러선이다. 크기와 캐릭터, 테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한화로는 수만원대에서 10만원 안팎까지 생각하면 된다.
진열된 기성품을 고르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DIY 체험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아늑한 작업대에 앉아 오르골 부속품과 수백 가지의 아기자기한 목공예 피규어를 직접 골라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오르골을 만들 수 있다. 공식 안내 기준 오르골 DIY는 약 1500대만달러, 일반 나무 소품 DIY는 약 500~1000대만달러 선이다. 어떤 부품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며, 제작 시간은 재료를 고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약 30~60분 정도 소요된다. 손끝으로 정성스레 완성한 오르골은 가오슝 여행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줄 훌륭한 기념품이 된다.
매장 한편에는 친환경 목재로 만든 실내 놀이 공간인 ‘더 우더풀 랜드(The Wooderful Land)’도 자리하고 있다. 따뜻한 나무 감촉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 시설과 창의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나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Wooderful Life
803 대만 Kaohsiung City, Yancheng District, Nanduan Village, Dayi St, 2-2號C8-19
3. 취활 인 스테이지
(Cheer for 趣活 in STAGE)

취활 인 스테이지/사진=취활 인 스테이지 공식 SNS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옮길 곳은 대만을 비롯해 아시아 각지의 독창적인 디자이너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취활 인 스테이지(Cheer for)’다. 이곳은 대만의 현대적인 감각이 담긴 라이프스타일 굿즈와 아이디어 상품을 전문으로 선보이는 디자인 편집숍이다.
보얼예술특구 대의창고(C6-4) 중심부에 자리한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원하게 트인 창고형 공간을 따라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아기자기하게 부스를 이루고 있다. 단순히 기성 기념품을 진열해 두고 파는 매장이 아니라 항구 도시의 역사적인 창고 건물 안에 젊은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실험과 예술적 영감을 가득 채워둔 ‘아이디어 보물창고’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매장 내부에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품부터 위트 있는 공예품, 패션 잡화, 테이블웨어까지 스펙트럼 넓은 제품들이 가득하다. 대량생산된 흔한 기념품 대신 가오슝의 로컬 색채와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시선이 묻어나는 물건을 찾고 있는 여행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제품군이 워낙 다채로워 한 가지 품목에 집중된 매장과는 또 다른 탐색의 재미를 준다. 딱히 무언가를 사겠다고 목적을 두지 않더라도 정형화되지 않은 진열대 사이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예상치 못한 취향 저격 아이템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이곳만의 가장 큰 매력이다.
가격대는 입점 브랜드와 소재, 작품의 희소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부담 없는 소형 문구나 생활 소품부터 희소성 높은 디자인 오브제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趣活 in STAGE 駁二設計師概念倉庫
No. 2號, Dayi St, Nanduan Village, Yancheng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3
글=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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