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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으로 가득한 도시, 후에 하루 역사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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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을 계획할 때 후에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거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후에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익숙한 다낭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다낭과 달리 후에는 도시 곳곳에 오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베트남 최후의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던 곳으로, 왕궁과 황릉 등 주요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역사 도시다.

한국에서 후에로 가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5시간을 이동해 다낭국제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이후 차를 타고 북쪽으로 약 2시간을 더 달리면 후에에 닿는다. 한국에서 출발해 도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지만,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풍부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01

Hue Imperial City

후에 황성

사진= 베트남 관광청 홈페이지

후에에 처음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이 있다. 바로 후에 황성(Hue Imperial City)이다. 후에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로, 이곳을 보지 않고서는 후에를 제대로 여행했다고 말할 수 없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베트남을 통치했던 응우옌 왕조의 중심지로,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후에 황성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거대한 성벽이 눈에 들어온다. 신기한 점은 다른 베트남 성들과 다르게 성벽 바깥에 해자가 있고 돌출부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 전통 건축에 프랑스의 보방식 축성술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동양의 전통적인 성곽에 서양의 군사 방어 기술을 접목한 몇 안 되는 성이다.

황성의 정문인 오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마치 중국 자금성의 축소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후에 황성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태화전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화려한 금빛 장식에 절로 눈이 부시다. 태화전은 황제의 즉위식과 국가의 중요한 의식이 열렸던 곳으로, 다채로운 장식과 웅장한 분위기에서 당시 황제의 권위를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볼거리가 풍부한 후에 황성의 입장료는 베트남의 다른 관광지와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성인 1인 기준 20만동(약 1만400원)이다. 후에 황성을 꼼꼼히 둘러보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은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부지가 넓고 햇빛을 피할 곳이 많지 않으니 편한 신발과 모자를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Hue Imperial City

베트남 투안티엔후에 후에 Phu Xuan

02

Hue Museum of Royal Antiquities

후에 왕실 유물 박물관

사진= 후에 왕실 유물 박물관

후에 황성을 둘러봤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역사 속으로 떠날 차례다. 후에 왕실 유물 박물관(Hue Museum of Royal Antiquities)은 응우옌 왕조의 유물과 궁중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후에 황성 바로 옆에 있어 황성을 둘러본 뒤 방문하면 응우옌 왕조의 역사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1923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후에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기도 하다. 황제가 사용했던 물건부터 왕실 의복과 장식품까지, 다양한 유물을 통해 당시 왕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의 주요 전시 공간인 롱안전은 1845년 응우옌 왕조 시기에 건설됐다. 좌우 대칭을 이루는 구조와 정교한 목조 장식이 특징으로, 베트남에서도 아름다운 왕실 목조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진= 후에 왕실 유물 박물관

박물관 내부에는 왕실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카이딘 황제가 사용했던 침대와 탁자, 황제와 황후가 입었던 궁중 의복이다. 이 밖에도 왕실에서 사용한 청화백자와 금박 장식이 들어간 목제 가구, 궁중 의식에 사용했던 인장과 악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입장료는 후에 황성에 비해 저렴한 편으로, 성인 1인 기준 5만 동(약 2600원)이다.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하니 후에 황성을 둘러본 뒤 여유롭게 방문해 보자.

Hue Museum of Royal Antiquities

03 Lê Trực, Phú Xuân, Huế, 베트남

03

BÁNH GÁNH 2

반간 2

사진= 반간2 홈페이지

후에의 전통 요리는 어떤 맛일까. 하노이나 다낭 등 주요 관광지에는 누구나 떠올릴 만한 베트남 음식이 있지만, 후에의 전통 요리라고 하면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럴 때 명쾌한 답을 내려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바로 반간 2(BÁNH GÁNH 2)다. 박물관에서 흐엉강을 따라 약 15분 정도 걸어가면 테라스가 딸린 커다란 식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 반간2 홈페이지

반간 2는 후에의 전통 가정식과 지역 특산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현지 가정에서 즐겨 먹는 한 상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껌니에우다. 껌니에우는 흙으로 만든 작은 솥에 밥을 지은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뚝배기밥과 비슷하다. 보통 돼지고기 조림이나 생선조림 등을 곁들여 먹는다. 베트남식 생선조림인 까코또는 생선을 피시소스와 설탕 등으로 양념해 뚝배기에 졸인 음식이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특징으로 한국인 입맛에도 비교적 잘 맞는다. 또한 헨싸오라 불리는 조갯살 볶음은 작은 조갯살을 채소와 향신료에 볶아낸 후에 지역 요리로, 껌니에우와 함께 주문하기 좋다.

사진= 반간2 홈페이지

사진= 반간2 홈페이지

가격대는 1인 기준 약 20만동(약 1만400원) 수준으로 꽤 합리적이다. 이 정도 가격에 후에의 다양한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니 현지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보자.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BÁNH GÁNH 2 – Cơm Niêu & Đặc Sản Huế

47 Đ. Ông Ích Khiêm, Phú Xuân, Huế 53000 베트남

04

Thien Mu Pagoda

티엔무 사원

사진= 베트남 관광청 홈페이지

티엔무 사원(Thien Mu Pagoda)은 4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후에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흐엉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후에의 대표적인 절경 명소로도 꼽힌다. 앞서 둘러본 후에 황성이 정치와 권력을 상징한다면, 티엔무 사원은 종교와 정신적 전통을 보여주는 장소다.

사진= 베트남 관광청 홈페이지

티엔무 사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탑이다. 사원 입구에 우뚝 솟은 높이 약 21m의 7층 팔각탑으로,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존재감이 크다. 각 층에 불상을 모시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오늘날 후에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사원의 중심 법당인 다이훙전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가 돋보인다. 언뜻 보면 평범한 사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불교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실제 종교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인 만큼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

사찰 관람을 마쳤다면 흐엉강을 내려다보는 것도 잊지 말자. 사원이 자리한 하케 언덕에서는 흐엉강을 따라 오가는 배와 주변의 푸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강물 위로 노을이 번지며 한층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에의 여유로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늦은 오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티엔무 사원

Kim Long, Hue 532761 베트남

05

Tomb of Emperor Thieu Tri

티에우찌왕릉

사진= 베트남 관광청 홈페이지

마지막 장소는 티에우찌왕릉(Tomb of Emperor Thieu Tri)이다. 차를 타고 흐엉강을 건너 약 15분 정도 이동하면 성을 연상시키는 오래된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티에우찌왕릉은 응우옌 왕조 제3대 황제인 티에우찌의 무덤이다. 후에 여행에서 왕릉을 빼놓을 수 없지만, 수많은 왕릉 중에서도 이곳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다른 황제릉들과 달리 화려한 건축물보다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마치 정원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티에우찌왕릉은 크게 황제가 잠들어 있는 묘역과 제사를 지내는 전각 구역으로 나뉜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문무관과 말, 코끼리 등의 석상이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황제가 살아 있을 때처럼 무덤을 지키고 있는 듯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황제의 업적을 기록한 비각과 반달 모양의 응응투이 연못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연못 주변으로 펼쳐진 푸른 나무와 정원이 어우러져 왕릉이라기보다 한적한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차분하게 왕릉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왕릉이란 사실을 잊게 될지도 모른다. 입장료는 5만동(약 2600원)이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한다.

티에우찌왕릉(紹治君陵)

Thuan Hoa, Hue, 베트남

후에는 화려한 볼거리로 여행객을 사로잡는 도시가 아니다. 대신 수백 년의 세월이 남긴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베트남의 역사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든다. 익숙한 관광지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후에만의 매력이다.

글= 이경동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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