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도시 미국 시애틀의 1907년부터 이어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는 태평양 해산물과 빵 굽는 냄새가 종일 머문다. 스페셜티 로스터리와 말차 카페까지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과 다운타운, 캐피톨 힐에 자리한 시애틀 브런치 맛집과 카페 4곳을 소개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바 앤 그릴(Pike Place Bar & Grill)
레스토랑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파이크 플레이스 바 앤 그릴(Pike Place Bar & Grill)은 시애틀의 명소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맞은편에 자리한 아메리칸 다이닝 바다.
실내는 목재를 두른 다층 구조로 아늑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풍긴다. 벽면에는 시애틀 맥주의 역사와 스포츠 기념품이 빼곡해 빈티지한 멋을 더한다. 창가에 앉으면 활기찬 시장 거리나 푸젯 사운드(Puget Sound)의 바다 전망이 눈에 들어와 브런치와 맥주를 즐기기에 알맞다.
시애틀 특유의 바다 감성과 캐주얼한 식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하려는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대기 줄이 길고 격식을 차리는 고가 레스토랑과 달리 예약 없이 편하게 들어가 시애틀 명물 던저니스 크랩과 연어 요리를 넉넉하게 맛볼 수 있다. 걷느라 지친 다리를 쉬며 현지 수제 맥주 한 잔에 든든한 아침이나 점심을 먹기에도 동선이 좋다. 스타벅스 1호점이나 피시 마켓을 둘러본 뒤 자연스럽게 닿는 길목이라 바쁜 일정 중에도 시애틀의 일상을 느끼며 쉬어 갈 수 있다.
훈제연어와 디저트 메뉴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대표 메뉴는 훈제 연어와 던저니스 크랩으로 만든 해산물 요리다.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생선살을 맛보는 피시 앤 칩스와 비처스 치즈를 넣은 크랩 앤 아티초크 딥(Crab & Artichoke Dip)도 좋다. 아침과 점심에 많이 찾는 마켓 브렉퍼스트(Market Breakfast) 플래터와 두툼한 패티를 얹은 파이크 버거(The Pike Burger)까지 놓치기 아깝다.
영업시간은 월~목요일과 일요일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다. 금·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열어 아침 브런치부터 늦은 밤 맥주 한 잔까지 하루를 길게 쓸 수 있다. 정기 휴무 없이 연중무휴라 일정 짜기도 수월하다. 단품 기준 가격은 15~30달러로 약 2만~4만 원대다. 시애틀 중심가와 시장 안 식당에 견주면 부담이 덜한 편이다. 오랜 시장 한복판에서 시애틀의 분위기와 브런치, 시원한 수제 맥주를 한꺼번에 누리고 싶다면 들러 볼 만하다.
르 파니에(Le Pan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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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파니에 매장과 메뉴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르 파니에(Le Panier)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복판에 있는 프렌치 베이커리 겸 카페다. 1983년 프랑스 출신 위베르 루방브루크가 치즈와 어울리는 제대로 된 프랑스식 바게트를 내겠다며 노르망디 제과 학교 출신 제빵사 6명을 직접 데려와 문을 열었다. 지금은 동업자 크리스티 드레이크와 티에리 무쟁이 전통을 이어받아 매일 아침 매장에서 모든 빵과 제과류를 옛 방식 그대로 구워 낸다. 시애틀 정취가 짙은 시장 거리에서 프랑스 현지 레시피를 맛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40년이 넘도록 현지인과 여행자 곁을 지켜 왔다.
스타벅스 1호점에서 걸어서 2분 거리라 동선이 편하다. 미서부의 식문화와 프렌치 제과 기술이 어우러진 아침·브런치 장소로 시차 적응 중이거나 일정 전에 들르기에 알맞다. 문을 일찍 열어 고소하고 바삭한 빵 냄새가 입구에서 거리까지 번진다.
내부에는 고풍스러운 벽돌 벽과 따뜻한 목재 집기, 노란 조명, 붉은 어닝이 어우러져 프랑스 동네 빵집의 정취가 살아 있다. 유리 진열대에는 알록달록한 타르트와 마카롱, 막 꺼낸 바게트와 크루아상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시그니처는 겹겹이 바삭하고 속에 버터 향이 촉촉하게 밴 크루아상과 프랑스식 바게트다. 버터의 고소함과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아몬드 크루아상과 짭조름한 햄과 고다 치즈를 품은 햄 치즈 크루아상은 한 끼 브런치로 손색없다. 아몬드 크루아상을한 입 베어 물자 겉이 겹겹이 바삭하게 부서지고 버터의 고소함과 단맛이 입안에 고르게 퍼졌다. 노란 조명 아래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니 아침 한 끼로 모자람이 없었다.
디저트로는 겉이 바삭하고 속이 쫀득한 색색의 마카롱과 달콤한 사과 콤포트를 채운 쇼송 오 폼므를 권한다. 바삭한 페이스트리에 고기나 채소를 듬뿍 넣은 프랑스식 파이 키시도 브런치 메뉴로 손꼽힌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시장의 활기찬 아침 공기까지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정기 휴무가 없다. 빵과 마카롱은 개당 4~7달러, 브런치용 샌드위치와 키시는 8~12달러로 원화로는 대략 5000~1만6000원이다. 부담 없는 값으로 프렌치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시애틀에 간다면 아침 일찍 들러 따뜻한 에스프레소 음료와 아몬드 크루아상 한 조각으로 하루를 열어 보길 권한다.
타즈 말차(Taz Matcha)
타즈 말차(Taz Matcha)는 시애틀 다운타운 중심부에서 스페셜티 음료와 개성 있는 디저트를 내는 말차 전문 카페다. 에스프레소가 주를 이루는 커피의 도시에서 일본 전통 말차를 현대적인 미국식 카페 문화에 접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성껏 우려낸 고품질 우지 말차와 신선한 원물 재료의 조합을 맛볼 수 있어 색다른 카페 투어를 바라는 여행자에게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인테리어는 깔끔한 미니멀리즘에 밝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더해 사진을 찍는 손님이 많다. 커피에 지친 입맛을 가다듬으며 가볍게 브런치를 즐기기에도 알맞다.
시그니처는 곱게 갠 말차 베이스에 과일 페이스트나 달콤한 크림을 층층이 올린 말차 라테 라인이다. 그중에서도 아몬드·아보카도의 고소한 풍미나 딸기 베이스를 더한 레이어드 말차 라테와 녹차 베이스의 독특한 디저트 트레이는 꼭 맛봐야 한다. 딸기 베이스 레이어드 말차 라테는 컵 안에 말차와 딸기가 층을 나눠 담겨 나와 젓기 전에 사진부터 찍는 손님이 많다. 한 모금 마시면 우지 말차의 쌉쌀한 맛이 먼저 오고 딸기의 달콤함이 뒤따른다. 커피로 무뎌진 입맛이 한결 정돈됐다.
음료는 7~10달러로 약 9500~1만3500원 수준이고 디저트와 브런치 베이커리를 더하면 인당 1만5000원~3만원 안팎이다. 1514 4th Ave의 다운타운 매장은 월~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토·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정기 휴무가 없어 언제든 편하게 찾을 수 있다.
빅트롤라 커피 로스터스(Victrola Coffee Roasters)
빅트롤라 커피 로스터스(Victrola Coffee Roasters)는 2000년 시애틀 캐피톨 힐의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1920년대 축음기 브랜드 ‘빅트롤라’에서 이름을 따와 옛 음악의 감성과 스페셜티 커피를 함께 담았고 시애틀 3대 스페셜티 로스터리로 꼽힌다.
아르데코풍 건축물과 우드 톤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내부에는 시애틀 주민들의 생활과 역사가 배어 있어 아늑하다. 1920년대의 로맨틱한 분위기와 싱글 오리진 원두의 깊은 풍미를 한자리에서 누릴 수 있다. 스타벅스 1호점과는 또 다른 스페셜티 커피의 본질을 만나고 시애틀 특유의 카페 문화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야 할 명소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정밀하게 내리는 핸드드립 싱글 오리진 커피와 묵직하고 균형 잡힌 바디감의 에스프레소, 드래프트 콜드브루를 추천한다. 매일 아침 준비하는 신선한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 과일 스콘 같은 베이커리를 곁들이는 것이 필수 코스다. 음료와 커피는 4.5~8달러로 약 6000~1만1000원 수준이다. 플래그십 매장인 캐피톨 힐 파이크 스트리트 지점(310 E Pike St)과 파인 스트리트(108 Pine St) 등 주요 지점 대부분이 연중무휴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어 아침 브런치와 여유로운 오전 커피를 즐기기에 좋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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