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의 대표적인 시골 지역이자 소도시 닌빈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기 참 좋은 곳이다. 석회암 봉우리와 논밭과 강줄기를 따라 자전거 길이 이어져 페달만 밟아도 풍경이 계속 바뀐다. 짱안과 땀꼭 선착장은 늘 붐비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한적한 곳이 나온다. 관광객이 적고 입장료 없이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닌빈의 자연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호아루 자갈해변 (Bãi sỏi Hoa Lư)
짱안 생태관광 구역 가까이 강가를 따라 자갈이 넓게 깔린 호아루 자갈해변은 요즘 젊은 층이 즐겨 찾는다. 석회암 기암괴석과 잔잔한 강줄기가 만나는 물가에 자갈이 저절로 쌓여 닌빈 특유의 고요하고 호젓한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패키지 투어나 대형 관광지의 동선에서 벗어나면 현지 청년들이 주말마다 찾아와 쉬어 가는 꾸밈없는 닌빈을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절벽과 강줄기를 눈앞에 두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물멍과 산멍에 빠지기 좋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로 닌빈을 달리다 잠시 멈추기에 알맞고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려는 여행자에게도 어울린다.
정식 관람 시설이 아니라 강변을 따라 형성된 자갈 공터다. 방문객은 강가를 걷거나 캠핑 의자를 펼쳐 앉는다. 현지인은 주말에 돗자리를 깔고 담소를 즐기고 일부 여행자는 노지 캠핑이나 차박을 한다. 강가 경사가 완만해 천천히 걷기에도 좋다.
출입문도 통제도 없는 야외 공간이라 연중무휴로 언제든 들를 수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도 없다.
인공 건축물은 없다. 강가에 넓게 깔린 자갈과 맑게 흐르는 강물 그리고 뒤편에 우뚝 솟은 산봉우리가 풍경의 전부다. 카르스트 지형이 수억 년에 걸쳐 만든 모습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매표소와 호객 행위가 없어 쉬는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짱안이나 땀꼭은 뱃삯을 내고 정해진 시간 동안 보트를 타야 하지만 호아루 자갈밭에서는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된다.
강변 노지 피크닉과 일몰 감상이 방문객이 가장 즐기는 방식이다. 자갈밭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시원한 코코넛이나 커피를 들고 앉아 해가 지는 닌빈의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가장 깊은 휴식을 건넨다.
타이비 사원 (Đền Thái Vi)
타이비 사원은 땀꼭의 카르스트 지형과 논밭과 우뚝 솟은 석회암 암봉에 둘러싸인 13세기 정통 사원이다. 몽골의 침입을 물리친 쩐 왕조의 창시자와 황후 그리고 국방을 지킨 장수들의 넋을 기리려 세웠다. 옛 베트남의 고즈넉함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SNS에서 흔히 보던 코스가 아닌 베트남 고유의 영적 기운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불교 문화와 유교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조상 숭배 사상이 깃든 내부 구조를 보며 국내 전통 산사나 사당과 견주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짱안과 땀꼭 선착장의 소음에서 떨어져 호젓하고 담백한 여행 사진을 남기기에도 더할 나위가 없다.
땀꼭 나룻터에서 사원까지는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어렵지 않게 닿는다. 석회암 봉우리와 초록빛 들판 사이로 이어지는 고요한 오솔길에서 염소를 만날 수 있고 낚시하는 현지인도 보인다. 푸른 논밭과 장엄한 바위산이 어우러진 풍경 속을 천천히 거니는 시간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사당에서는 향을 피우고 소원을 빌거나 주민이 정성껏 올리는 제례를 볼 수 있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정기휴무 없이 연중무휴다. 입장료는 무료다. 입구 근처에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세우면 1만~2만동(약 550~1100원)의 소액 주차비가 들 수 있다.
외관은 베트남 전통 석조 건축 기법을 보여준다. 입구에는 붉은 기와와 정교하게 조각된 돌기둥 아치가 서 있고 마당 전체를 묵직한 정대석과 돌로 마감해 고풍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내부는 어둡고 장엄하다. 정교하게 깎은 석조 용 기둥과 쩐 왕조 황제와 장수들의 목조 및 석조 불상이 오랜 세월의 흔적과 묵직한 무게감을 전한다.
자연과 석조 건축의 어울림과 압도적인 고요가 타이비 사원만의 색깔이다. 현대에 거대하게 새로 지은 바이딘 사원 같은 상업 사원과 달리 800년 가까운 역사의 자취를 간직한 채 땀꼭의 자연 속에 자리한다. 수공예 석재로 크게 쌓은 석조 구조물은 이끼를 머금고 있다.
닌빈의 유명 관광지 가운데 단체 관광객 발길이 드문 숨은 명소이기도 하다. 패키지 여행객과 투어 버스는 대부분 땀꼭 선착장에서 배만 타고 바이딘 사원이나 짱안으로 곧장 빠져나간다. 사원으로 드는 진입로가 논밭 사이 오솔길과 자전거 도로로 이어져 대형 버스가 접근하기도 어렵다. 덕분에 시끄러운 호객 없이 늘 한적한 분위기를 지킨다.
번탄 공원 (Bến Thánh Park)
번탄 공원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관광지에 지친 여행자가 닌빈의 자연과 역사를 느긋하게 누리는 숨은 쉼터다. 사람에 치이는 메인 관광지가 부담스럽다면 다른 곳을 찾을 것 없이 번탄 공원으로 곧장 향해도 좋다. 땀꼭과 타이비 사원 구역을 잇는 강변 선착장이자 수변 산책로로 현대식 테마파크와는 거리가 멀다. 웅장한 석회암 카르스트 봉우리와 응오동 강줄기 그리고 푸른 논밭이 감싼 천혜의 생태 공간이며 국가 지정 문화유산 구역에 속한다.
번탄은 베트남어로 ‘성스러운 선착장’을 뜻한다. 13세기 쩐 왕조를 연 쩐 타이 통 왕이 은거하며 사찰을 짓던 시절 왕실 선단과 신하들이 수로로 드나든 부두에서 이름이 나왔다.
짱안이나 땀꼭 메인 선착장의 인파와 호객과 상업 시설을 벗어나 잔잔한 강물에 비친 카르스트 절벽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다. 등산객과 연꽃 구경꾼이 몰리는 항무어 정상이 체력을 쓰며 올라야 하는 전망이라면 번탄은 평탄한 강변을 거닐며 여유롭게 즐기는 곳이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고 정기휴무 없이 연중무휴다. 선착장과 강변 구역 산책은 무료다. 전통 나룻배는 1인당 약 12만~15만동(약 6500~8200원)이고 자전거 대여료는 하루 약 5만동(약 2700원)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응오동 강을 따라 전통 목선을 타고 유람하는 일과 타이비 사원으로 이어지는 역사 자전거 투어가 중심 즐길 거리다. 뗏목 모양의 나룻배에 올라 물길을 따라 흐르며 기암괴석을 올려다보고 강변길에서는 페달을 밟아 시골 마을을 둘러본다.
수변 생태계를 그대로 지켰다. 주변 곳곳에는 당시 돌을 깎아 만든 아치형 석조 문과 기단 그리고 정교하게 조각된 석주가 서 있다. 관광버스가 들어올 수 없는 고요가 번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닌빈(베트남)=권효정 여행+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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