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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도착하는 편지 때문에 수천명이 군산 골목에 모여 하는 일 [페스티벌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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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도착하는 편지 때문에

수천명이 군산 골목에 모여 하는 일 [페스티벌 플러스]

군산 우체통거리 손편지축제, 9회째 개막

10월 31일~11월 1일…군산 신창동 일원

우체통 캐릭터 의상체험·에코백 만들기 등

누군가에게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부치는 일은 유행가 가사에나 나올법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시대니 말이다. 하지만 펜 끝에서 번지는 잉크 냄새, 우체통 입구에서 잠시 망설이던 마음, 답장을 기다리던 설렘까지 그만의 낭만은 지울 수 없다.

빠르고 편한 화면 속에서 잊고 지낸 그 감각을 전북 군산의 오래된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군산 신창동 우체통거리 일원에서 ‘제9회 우체통거리 손편지축제’를 개최한다.

사진 = 군산시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축제는 2026년 전북특별자치도 지역특화형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점차 사라져 가는 편지 문화를 널리 알리고,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으로 따뜻한 정서적 교류를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지난해 제8회 축제에는 시민과 관광객 2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거리는 소박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상인과 주민이 직접 손을 모아 만든 거리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2016년 월명동 도시재생선도사업 주민공모로 첫걸음을 뗀 뒤 2017년 군산우체통거리 경관협정운영회가 꾸려지고 군산시와 경관협정을 맺었다.

이후 손편지축제를 열고 우체통거리와 홍보관을 조성하며 주민들이 직접 거리를 가꿔 왔다. 이 같은 성과로 2020년 국토교통부와 LH가 선정한 ‘도시재생사업 우수사례 30선’에 이름을 올렸고, 7년 연속 전북특별자치도 지역특화형 축제에 뽑혔다.

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체험이다. ‘느린 엽서 쓰기’는 관광객이 엽서에 글을 적어 넣으면 1년 뒤 소인을 찍어 발송하는 방식이다. 오늘의 다짐과 사랑을 1년 뒤의 나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배달한다니 상상만으로 가슴이 뭉클하다.

체험행사도 눈길을 끈다. 우체통거리 캐릭터 의상체험에서는 골목 풍경 속 주인공이 돼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우체통 에코백 만들기는 나만의 기념품을 완성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예술버스 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려 이틀 내내 풍성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사전 행사도 펼쳐진다. ‘손편지축제 엽서쓰기대회’와 ‘내가 그리는 우체통 대회’ 수상작이 우체통거리 곳곳에 전시돼 방문객에게 따뜻한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진심 어린 글씨와 그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순간이 이 축제의 숨은 매력이다.

거리를 걷는 즐거움도 크다. 전국에서 폐우체통 40여 개를 모아 조성한 거리로, 지역 예술가의 손길로 캐리커처 새 옷을 입었다. 우체통마다 표정이 달라 하나씩 찾아보며 사진을 남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홍보관 앞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1년 뒤 배달되며 느린 엽서 체험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사진 = 군산시

거리 입구에서는 원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우체통 모양 건물, 우체통거리 홍보관이 시선을 붙든다. 1층에는 시대별 우체통과 우체부 소품이 전시돼 있고 소원 우체통, 포토존, 기념품 판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속 상가 10곳이 할인 행사와 작품 전시로 힘을 보태 주민주도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군산의 다른 명소와 잇는 코스도 추천한다. 한석규 심은하가 주연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가 군산이다. 특히 두 주인공의 주 배경이 된 곳인 초원사진관이 우체통거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영화 속 레트로한 분위기를 즐기기 좋다.

또 우체통거리에서 10분, 초원사진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일본식 목조 가옥인 히로쓰 가옥이 있다. 전형적인 일본식 주택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등 여러 작품의 촬영지로도 등장했다.

대전 성심당, 안동 맘모스제과 또는 전주 풍년제과 등과 함께 전국 3대 빵집으로 불리는 군산 이성당 빵집도 빼놓을 수 없다. 단팥빵과 야체빵 등이 대표빵으로 꼽힌다.

사진 = 군산시

배학서 군산우체통거리 경관협정운영회 회장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주민들의 협력 덕분에 손편지축제가 9회째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체통거리가 전국에서 찾아오는 문화 거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군산우체통거리가 주민주도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편지축제의 성공적인 안착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도시재생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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