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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바간 왕국의 흔적을 따라가는 미얀마 바간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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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중부에 자리한 바간은 한때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바간 왕국의 중심지다. 광활한 평원 곳곳에 수천 개의 사원과 파고다가 남아 있어 도시 전체가 거대한 유적지처럼 느껴진다. 오랜 왕국의 역사를 간직한 왕궁부터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사원, 당시의 유물을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까지 볼거리도 다양하다. 천 년에 가까운 시간을 품은 유적을 하나씩 둘러보며 바간 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따라가는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01

Bagan Golden Palace

바간 왕궁

사진= 미얀마 관광청 홈페이지

찬란했던 바간 왕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바간 왕궁(Bagan Golden Palace)을 찾아가 보자. 바간 왕궁은 849년 세워진 왕궁으로 과거 바간 왕국을 이끌었던 왕들이 머물던 정치적 중심지였다. 여러 왕을 거치며 왕궁이 확장되고 정비됐으며 왕실의 생활뿐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의식과 행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사용됐다.

현재 관광객이 볼 수 있는 화려한 왕궁 건물은 바간 왕국 당시의 건물이 그대로 남은 것은 아니다. 실제 왕궁터에 대한 발굴 조사가 진행된 뒤 과거 왕궁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2003년부터 건설해 2007년 완공한 건축물이다. 총 8개의 주요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바간 시대 사원에 남은 벽화와 관련 자료 등을 참고해 당시 미얀마 왕실 건축의 모습을 표현했다. 여러 층으로 겹쳐 올라가는 전통적인 지붕과 끝부분이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은 장식, 붉은색과 황금빛이 어우러진 외관이 특히 눈길을 끈다. 내부에도 왕좌를 비롯해 왕실에서 사용했을 법한 공간과 장식 등을 재현해 놓아 당시 궁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넓은 왕궁을 천천히 둘러보며 천 년 전 바간 왕국의 궁정 문화를 상상해 보기 좋다.

재현된 왕궁과 함께 인근의 실제 왕궁 유적도 눈여겨보자. 고고학 조사 과정에서 토기와 우물, 건물 구조와 목조 기둥의 흔적 등이 발견돼 당시 왕궁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목조 건물이 대부분이었던 옛 왕궁은 세월이 흐르며 사라졌지만, 땅속에 남은 건물 기초와 각종 유구를 통해 과거 왕궁의 규모와 구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바간 왕궁

Bagan Golden Palace, Pagan, 미얀마(버마)

02

Sarabha 2 Restaurant

사라바 투 레스토랑

사진= 사라바 투 레스토랑 페이스북

이제 바간의 유적을 둘러보며 허기진 배를 채울 시간이다. 바간 왕궁에서 큰길을 따라 약 5분 정도 걸으면 식당을 알리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사라바 투 레스토랑(Sarabha 2 Restaurant)은 아난다 사원 인근에 자리한 식당으로 미얀마 현지 음식부터 중국식과 서양식 요리까지 폭넓은 메뉴를 선보인다. 나무와 식물이 어우러진 정원에는 개방형 식사 공간이 마련돼 있어 뜨거운 햇볕 아래 유적을 둘러본 뒤 여유롭게 쉬어가며 식사를 즐기기 좋다.

사진= 사라바 투 레스토랑 페이스북

미얀마 현지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미얀마식 치킨 커리(Chicken Curry Myanmar Style)를 주문해 보자. 향신료를 사용해 깊은 풍미를 낸 커리를 밥과 함께 즐기는 메뉴로 미얀마 특유의 음식 문화를 경험하기 좋다. 여러 음식을 조금씩 맛보고 싶다면 채소 튀김과 렌틸 수프, 커리, 샐러드, 밥, 디저트와 차 또는 커피 등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리 요리도 눈여겨볼 만하다. 바삭하게 익혀낸 크리스피 덕을 비롯해 새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인 스위트 앤 사워 덕, 채소와 함께 조리한 오리 요리 등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이 밖에도 새우튀김과 볶음면, 돼지고기를 넣은 볶음 버미셀리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여러 명이 함께한다면 커리와 오리 요리, 면 요리를 하나씩 주문해 나눠 먹으며 미얀마의 다양한 맛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Sarabha 2 Restaurant

미얀마(버마) 버간 왕조 5VF8+54H

03

Tharabar Gate

타라바 게이트

사진= 미얀마 관광청 홈페이지

바간 왕국의 옛 도성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던 타라바 게이트(Tharabar Gate)도 놓치지 말자. 식당에서 나와 큰 길을 따라 왼쪽으로 3분 만 걸어가면 붉은 벽돌 건축물이 보인다. 849년 바간에 성벽을 조성하면서 만든 동쪽 성문으로 당시 도성을 둘러싼 12개의 성문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유일한 성문이다. 왕궁과 주요 건물이 모여 있던 도성으로 연결되는 관문이었던 만큼 수많은 불탑과 사원과는 또 다른 바간 왕국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는 성문의 상당 부분이 사라졌지만 길 양옆으로 육중한 붉은 벽돌 성벽이 남아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의 흔적을 보여준다. 성문 일부에서는 오래된 회반죽 장식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왕과 백성들이 오갔던 성문 사이로 지금은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지나다녀 고대 유적과 바간의 현재가 자연스럽게 겹치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성문 양쪽에 자리한 수호신도 눈여겨보자. 이곳에는 미얀마 전통 정령 신앙인 ‘낫(Nat)’의 남매 수호신인 민 마하기리(Min Mahagiri)와 흐나마도지(Hnamadawgyi)가 모셔져 있다. 두 수호신은 오랫동안 바간을 지키는 존재로 여겨져 왔으며 지금도 현지인들의 신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불교 유적이 가득한 바간에서 미얀마 고유의 민간신앙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타라바 게이트만의 매력이다. 오래된 붉은 성벽 사이를 직접 지나며 한때 찬란했던 바간 왕국의 도성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껴보자.

타라바 게이트

미얀마(버마) 버간 왕조 5VC7+VQX

04

Shwegugyi Pagoda

쉐구지 파야

사진= 미얀마 관광청 홈페이지

바간 왕궁 인근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유적은 쉐구지 파야(Shwegugyi Temple)다. 쉐구지 파야 역시 근처에 위치해 있어 도로를 따라 6분 가량 걸어가면 된다. ‘위대한 황금 동굴’이라는 뜻을 지닌 불교 사원으로 바간 왕국의 전성기였던 1131년 건립됐다. 왕궁터 바로 앞에 자리해 ‘왕궁 앞의 파고다’라고도 불린다. 특히 사원에 남아 있는 팔리어 비문에는 공사를 시작하고 완성한 시기가 기록돼 있는데 약 7개월 반 만에 사원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져 당시 바간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짐작하게 한다.

쉐구지 파야는 높은 벽돌 기단 위에 세워져 있어 주변의 사원들과 비교해 한층 높고 웅장한 인상을 준다. 사각형 건물 위로 층층이 지붕이 올라가고 중앙에는 옥수수 모양을 닮은 가늘고 높은 시카라(Shikhara)가 솟아 있다. 아치와 기둥, 처마 곳곳에는 섬세한 스투코 장식도 남아 있어 12세기 바간의 건축미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전 시대의 사원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비교적 큰 출입구와 창문을 통해 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도록 설계돼 내부가 밝고 개방적이다. 중앙에는 불상이 자리하며 목조 조각과 스투코 장식, 사원의 건립 역사를 기록한 석문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어둡고 폐쇄적이었던 초기 사원에서 밝고 개방적인 형태로 변화해 가던 바간 중기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다. 화려했던 바간 왕국의 건축과 왕실의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어 천천히 둘러볼수록 더욱 흥미롭다.

쉐구지 파야

미얀마(버마) 버간 왕조 5VC6+8W3

05

Bagan Archaeological Museum

바간 고고학 박물관

사진= 미얀마 관광청 홈페이지

바간 왕국의 흔적을 따라온 여행의 마지막은 바간 고고학 박물관(Bagan Archaeological Museum)에서 마무리해 보자. 날씨가 괜찮다면 유적지를 감상하며 이라와디 강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박물관이 나온다. 바간 고고학 박물관은 바간 왕국의 역사부터 불교미술과 건축, 왕실 문화, 당시 생활상까지 다양한 자료와 유물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1998년 문을 연 박물관으로 가장 먼저 붉은색 다층 지붕과 금빛 장식 등 미얀마 전통 건축 요소를 활용한 화려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 미얀마 관광청 홈페이지

내부는 바간 시대의 건축과 예술·공예, 왕궁, 문학, 일상생활, 불교미술, 불상과 사원 벽화 등을 주제로 한 10개의 주요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메인 전시실에서는 광활한 바간 평원과 수많은 사원을 한눈에 보여주는 3차원 파노라마를 비롯해 부처의 생애를 표현한 사암 부조, 바간 왕조를 대표하는 왕들의 청동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사원에서 멀리 바라봤던 불교 조각과 장식도 박물관에서는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 실제 유적을 둘러본 뒤 방문하면 더욱 흥미롭다.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유물은 12세기에 만들어진 미야제디 사면비(Myazedi Quadrilingual Stone Inscription)다. 하나의 석비에 퓨어와 몬어, 미얀마어, 팔리어 등 네 가지 언어로 같은 내용을 새긴 것으로, 미얀마의 언어와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으며, 두 기둥 가운데 하나인 필라 A(Pillar A)가 이곳에 보관돼 있다.

왕궁과 사원, 성문을 직접 둘러봤다면 왕궁과 건축 관련 전시실도 눈여겨보자.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유적에서 시작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박물관에서 하나씩 되짚어보며 바간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다.

바간 고고학 박물관

미얀마(버마) 버간 왕조 5V94+5F2

바간은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찬란했던 왕국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다. 끝없이 펼쳐진 사원과 파고다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 담긴 왕국의 이야기를 하나씩 따라가 보는 것이 바간을 더욱 특별하게 여행하는 방법이다. 천 년 전 미얀마를 대표했던 왕국의 찬란한 시간을 따라 바간으로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글= 이경동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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