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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바탕가스 타알 역사와 함께하는 미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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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바탕가스는 루손섬 남부에 있는 현지인들의 휴양지다. 다양한 해변과 다이빙 명소로 알려진 이곳에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풍경을 가진 타알도 있다. 타알의 오래된 골목길은 수백 년을 이어온 역사를 간직한다.

마닐라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어 복잡한 대도시를 벗어나 한적하게 휴식을 취하기 안성맞춤이다. 타알에서 역사와 함께하는 미식투어를 시작해 보자.

01

타알 웰컴 아치

TAAL Welcome Arch

타알 웰컴 아치/사진=Ralff Nestor Nacor via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타알 웰컴 아치는 16~19세기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역사가 깃든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타알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구시가지를 탐방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치 전면에는 문화유산 마을(Heritage Town)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타알은 1987년 9월 30일, 필리핀 정부로부터 국가 문화유산 마을로 공식 지정됐다.

타알 웰컴 아치 주변에서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지프니는 버스와 택시의 중간 형태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일반적으로 12~20페소(약 250~420원)정도다. 차량 앞쪽에 목적지가 표시돼 있어 확인하고 탑승하면 된다. 다만 정해진 정류장 없이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내리고 싶은 곳에 도착하면 “파라 포 (Para Po)!” 라고 외치면서 운전기사에게 하차 의사를 알려야 한다.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에 승객용 사이드카를 연결한 교통수단이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하며 요금은 대략 20~50페소(약 420~1050원)로 지프니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지프니가 주로 큰 도로를 따라 운행한다면 트라이시클은 좁은 골목길까지 들어갈 수 있어 구시가지 곳곳을 둘러보기에 편리하다.

두 교통수단 모두 목적지를 운전기사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트라이시클은 탑승 전에 요금을 확인하고 가격 협상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격 협상이 부담스럽거나 더 편한 이동을 원한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그랩(Grab)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앱에서 목적지와 요금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앱 내 결제도 가능해 현장에서 요금을 협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TAAL Welcome Arch

57 Palico – Balayan – Batangas Rd, Taal, Batangas, 필리핀

02

그레고리오 아곤실로 저택

The White House-Gregorio Agoncillo Mansion

그레고리오 아곤실로 저택/사진=타알 관광청

타알 웰컴 아치에서 약 1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그레고리오 아곤실로 저택은 타알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눈길을 끄는 건축물이다. 새하얀 외관 때문에 화이트 하우스(The White House)라고도 불린다.

이 저택은 1880년대에 건축됐으며 필리핀의 유서 깊은 명문가인 아곤실로 가문의 자산이다. 이 저택의 주인 돈 그레고리오 아곤실로는 필리핀 혁명 당시 에밀리오 아기날도가 이끄는 혁명평의회에 참여했다. 바탕가스 지역의 사탕수수 산업을 현대화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저택 앞에는 그의 삼촌 펠리페 아곤실로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는 필리핀의 독립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활동한 외교관으로 1898년 파리 강화회의에서 필리핀의 독립과 주권을 주장했다. 펠리페 아곤실로의 아내 마르셀라 아곤실로는 필리핀 최초의 공식 국기를 직접 바느질해 제작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저택 내부에는 에드워디안 양식과 스페인풍의 가구를 비롯해 초상화와 각종 생활용품, 지팡이, 우산, 도자기 등 다양한 옛 물건들이 보존돼 있다. 당시 상류층 가문의 생활상과 시대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어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을 넘어 타알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장소다.

현장 개별 방문의 경우 입장료는 100페소(약 2100원)다.

The White House (Gregorio Agoncillo Mansion)

Palico – Balayan – Batangas Rd, Taal, Batangas, 필리핀

03

갤러리아 탈

Galleria Taal

갤러리아 탈/사진=갤러리아 탈 페이스북

그레고리오 아곤실로 저택에서 걸어서 약 9분 거리에 있는 갤러리아 탈은 빈티지 카메라를 중심으로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1870년대에 지어진 일라간-마르티네스 가옥에 자리 잡고 있다. 수집가 임마누엘 매니 이누메라블이 모은 빈티지 카메라 컬렉션을 바탕으로 2010년 3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갤러리아 탈/사진=갤러리아 탈 페이스북

빈티지 카메라가 주를 이루며 약 130~200대의 카메라가 전시돼 있다. 외형뿐만 아니라 관리까지 잘 돼 있어 지금도 작동할 정도로 상태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필리핀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희귀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일본 점령 전후 마닐라 풍경부터 에드사(EDSA)혁명, 마르코스 정권 시기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돼 있어 필리핀의 역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갤러리아 탈/사진=갤러리아 탈 페이스북

전시 관람이 끝난 후에는 1층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에 들러도 좋다.

추천 메뉴는 타팡 타알(Tapang Taal)이다. 필리핀 음식인 타파(Tapa)가 주로 소고기를 사용한 요리인 것과 달리 타팡 타알은 돼지고기를 사용한 필리핀 타알 지역의 향토 요리다. 현지 음식을 맛보며 여행 중 잠시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입장료는 130페소(약 2800원)이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운영 시간과 입장료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Galleria Taal

60 Calle Marcela Mariño Agoncillo, Taal, 4208 Batangas, 필리핀

04

쿠차라 이 테네도르

Cuchara Y Tenedor

쿠차라 이 테네도르/사진=쿠차라 이 테네도르 페이스북

이제 본격적으로 미식 투어를 즐기자. 갤러리아 타알에서 도보로 약 7분이면 스페인 요리와 필리핀 전통 음식, 타알 지역의 향토 움삭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인 쿠차라 이 테네도르가 나온다.

복원된 19세기 전통 가옥을 활용한 공간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추천 메뉴는 해산물 파에야다. 새우, 오징어, 홍합 등이 푸짐하게 들어 있어 해산물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해물 파에야는 중간 사이즈 기준 999페소(약 2만 1000원)다.

타알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인 타팡 타알을 선택해도 좋고, 새우젓을 활용해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을 살린 돼지고기 요리인 비나고옹안(binagoongang)을 선택해도 좋다. 오리지널 타팡은 약 349페소(약 7300원), 비나고옹안은 599페소(약 1만 2600원)다.

실내 좌석 외에도 정원과 야외 좌석이 있어 여유롭게 식사하기 좋다.

다만 공간이 아담한 편이기 때문에 단체 방문을 계획한다면 사전에 좌석과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Cuchara Y Tenedor

Zone 7, Calle Graciano Punzalan, Taal, 4208 Batangas, 필리핀

05

브이 브루

V Brew

브이브루/사진=브이브루 페이스북

쿠차라 이 테네도르에서 약 12분을 걸어가면 브이 브루(V Brew)가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모카포트를 활용해 커피를 내리며 드립 커피도 즐길 수 있다. 바리스타의 손길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 커피를 좋아하는 여행객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커피 메뉴도 인기지만 커피뿐 아니라 논커피 음료 메뉴들도 다양하다.

브이브루/사진=브이브루 페이스북

인기 메뉴로는 씨솔트 라떼와 화이트 카라멜 모카가 있다. 아이스 기준 씨솔트 라떼는 175페소(약 3700원), 화이트 카라멜 모카는 180페소(약 3800원)다. 말차 메뉴도 인기인데 특히 핑크 말차는 일본산 말차에 실제 딸기로 만든 퓨레를 더한 음료로 가격은 180페소(약 3800원)다. 이밖에 개성이 담긴 메뉴를 골라 색다른 맛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브이브루/사진=브이브루 페이스북

V Brew는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행사도 개최한다. 스크린을 활용한 단체 영화 관람과 드라마 상영, 팝업 마켓 등 여러 이벤트가 열리며, 대부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사전 예약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공식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일정과 참여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매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화요일은 휴무다.

V Brew

VWG9+F23, Calle Ramon Diokno, Taal, 4208 Batangas, 필리핀

타알 역사와 함께하는 미식 투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넘어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까지 오감으로 느끼는 특별한 시간이다. 오래된 건축물과 골목길을 거닐며 현지의 전통 음식을 맛보다 보면 타알의 깊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김미경 여행+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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