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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직접 답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 깃든 잘츠부르크 명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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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5만명의 영화 팬이 찾는 잘츠부르크

배우·가이드가 꼽은 영화 속 최애 장소 어디

때때로 영화는 여행 가이드가 된다. 관심 없던 도시를 가보고 싶게 만들고 영화에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뜬금없는 건물을 찾아가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과 그 배경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세계적인 영화 여행지로 만든 작품이다. 마리아와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던 정원, 피크닉을 즐기던 초원, 마차를 타던 광장 등 개봉 6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매년 35만 명 이상이 영화 속 풍경을 따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향한다.

미라벨 정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잘츠부르크가 대표적인 영화 여행지가 된 이유에는 접근성도 있다. 도심 곳곳이 배경이 됐을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아름답게 펼쳐지는 알프스산맥도 시내에서 30분 내외면 닿는다. 도시가 하나의 거대한 영화 세트장인 셈이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이틀만에 영화 속 모든 명장면들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 개관식 행사에 모인 배우들. 왼쪽부터 니콜라스 해먼드, 킴 카라스, 두웨인 체이스, 데비 터너/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그렇다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어디일까. 최근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 개관식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과 현지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떠올리게 하는 딱 하나의 장소만 고를 수 있다면 어디를 고르시겠어요?” 작품 속 장면뿐만 아니라 촬영 당시의 추억과 현지인만 아는 매력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잘츠부르크를 들여다봤다.

“눈물이 났어요” 막내의 선택은 미라벨 정원

영화 속 신스틸러, 일곱 명의 아이들 중 막내 그레틀을 연기한 킴 카라스(Kym Karath)을 만났다. “한국의 스킨케어 정말 최고예요”라며 반갑게 맞아준 킴은 고민 없이 ‘미라벨 정원’을 꼽았다. “미라벨 정원에서 정말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추억이 아주 많거든요. 튤립과 분수대, 정원 등 그곳의 모든 곳을 사랑했어요.”

미라벨 정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미라벨 정원은 영화 속 ‘도레미(Do-Re-Mi)’ 장면이 탄생한 곳이다. 주인공 마리아와 아이들은 정원 곳곳을 누비며 노래를 부른다. 그중에서도 계단은 관광객들이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찾는 명소다. 마리아와 아이들이 계단을 한 칸씩 오르며 음계를 잇고 마리아가 손을 번쩍 들며 마무리하는 장면을 따라하는 이들로 늘 붐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한국인 관광객은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영화 속 장소에 오다니 꿈만 같다. 머릿속에서 노래가 계속 맴돈다”고 소회를 전했다.

미라벨 정원의 계단/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여섯째 마르타 역의 데비 터너(Debbie Turner)도 미라벨 정원을 꼽았다. 배우들에게 미라벨 정원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둘째 프레드릭을 연기한 니콜라스 해먼드(Nicholas Hammond)가 촬영 당시 남긴 비하인드 영상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그가 어머니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캠코더로 촬영 현장을 기록한 덕분에 미라벨 정원에서 뛰놀던 아역 배우들의 어린 시절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이 영상은 최근 헬브룬 궁전 부지에 새로 문을 연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킴은 박물관에서 영상을 보며 울컥했던 순간을 언급했다. “영상 속에 지금은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들이 계셨어요. 서로 어울려서 달리고, 평생의 인연이 될 소중한 순간들을 즐기고 있는 그 어린 얼굴들을 보는 것만으로 눈물이 났어요.”

미라벨 정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미라벨 정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미라벨 정원은 하루 종일 관광객으로 붐비기 때문에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산이 음악과 함께 살아 숨쉬는 베르펜

둘째 프레드릭 역의 니콜라스 해먼드가 추천한 곳은 잘츠부르크 시내에서 차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베르펜(Werfen)’이다. 마리아가 아이들과 피크닉을 떠나 처음으로 노래를 가르치던 바로 그 초원이다.

베르펜 초원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관광객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트레일을 오르며 볼 수 있는 풍경/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이곳에는 영화 속 풍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 트레일’이 조성돼 있다. 트레일을 따라 30분 정도 걸으면 영화에 등장한 탁 트인 그슈반트탕거 초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뒤편으로 테넨 산맥이 웅장하게 우뚝 솟아 있어, 영화 주제가 가사(The Hills are alive with the sound of music)처럼 산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듯 느껴진다.

넷째 커트 역의 두에인 체이스(Duane Chase)에게도 베르펜은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지다.

“특별한 액션이 많이 없는 장면이었는데도 뒤로 펼쳐진 산들의 풍경이 정말 장관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피크닉 장면이라 니콜라스와 공을 주고받는 게 연기의 전부일 때도 있었어요. 초원을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던 건 참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베르펜/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푸른 언덕의 그슈반트탕거 전망대에 서면 당장이라도 주인공들처럼 뛰놀고 싶어진다. 피크닉을 즐겨도 좋고 영화 속 장면을 따라 사진을 남겨도 좋다. 이곳을 즐기는 꿀팁은 트레일을 따라 니콜라스의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것. 시작 점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그의 목소리로 트레일 가이드가 나온다. 경로를 따라 영화와 관련한 안내판과 조형물도 설치돼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트레일 입구에 서 있는 니콜라스 해먼드/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모든 이야기의 시작” 논베르크 수도원

잘츠부르크를 걷다 보면 영화 속 장면처럼 여럿이서 자전거를 타고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이들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영화의 감동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마리아 자전거 투어’다. 미라벨 정원 뒤에서 출발해 광장, 수도원, 헬브룬궁전 까지 영화 속 주요 로케이션을 누비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인기 투어 프로그램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자전거 투어/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제 이름은 산티노고요, 여러분의 마리아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가이드 산티노(Santino)는 영화를 따라 잘츠부르크에 왔다가 도시의 매력에 빠져 가이드로 정착했다. 하루에 두 번씩 매일 같은 길을 달리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는 ‘논베르크 수도원(Nonnberg Abbey)’이다.

논베르크 수도원 앞에서 설명하는 산티노 가이드/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논베르크 수도원 입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먼저 논베르크 수도원은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죠.”

그의 말처럼 사운드 오브 뮤직은 논베르크 수도원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마리아가 수녀가 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폰 트랩 가족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마리아가 수도원에 오지 않았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작품에서 여러번 등장한 수도원 입구 문부터 안쪽 성당까지 출입이 가능하다.

논베르크 수도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산티노가 꼽은 또 다른 이유는 수도원 문 앞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풍경이다. 언덕에 위치해 있어 잘츠부르크 시내는 물론, 운터스베르크 산과 멀리 알프스산맥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 질 녘 노을 명소로도 손꼽힌다.

산티노는 “오전 7시에 이곳에 오면 수녀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요. 영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죠.”라며 논베르크 수도원을 즐기는 꿀팁을 전했다.

현지인의 선택은 한적한 전망대

현지인의 생각은 어떨까. 이곳에서 만난 두 명의 현지인은 모두 비교적 관광객이 적고 한적한 장소를 골랐다.

묀히스베르크 테라스 전망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평생 잘츠부르크에서 살아온 잘츠부르크 관광청 소속 안드레아(Andrea)는 묀히스베르크 테라스 전망대를 꼽았다. 영화 속에서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음에 가사를 입히면 된다고 알려주는 장면이다. 도보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잘츠부르크 카드가 있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단숨에 올라올 수 있다. 안드레아는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잘츠부르크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엔베르크 성 전망대보다 방문객이 훨씬 적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묀히스베르크 테라스에는 현대미술관과 레스토랑 겸 바가 있다. 안드레아는 “전망대만 보고 내려오지 말고 그곳에 앉아 커피나 음식을 먹으며 머물러 보세요. 특히 잘츠부르크 대표 디저트인 노케를(Nockerln)을 추천합니다”라며 꿀팁을 전했다.

잘츠부르크 대표 디저트인 노케를(Nockerln)/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사운드 오브 뮤직 워킹 투어 가이드인 트루디(Trudy)는 카푸치너베르크(Kapuzinerberg)를 꼽았다. 영화에서는 막스 삼촌이 합창단의 노랫소리를 들었다고 말할 때 짧게 나오고 지나가는 장면이다. 트루디는 “이곳에서는 호엔부르크 성을 포함해서 구시가지의 강 왼쪽 지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며 “그곳을 찾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도 짧아서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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