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는 이야기가 많은 도시다. 부산에서 부관훼리를 타면 닿는 야마구치현의 관문 도시는 개항기에 국제 외교와 교역의 중심이었고 지금은 복어와 해산물로 유명하다. 도시 어디서나 바다가 가깝고 섬 츠노시마의 에메랄드빛 바다까지 이어진다. 시모노세키를 천천히 둘러볼 코스를 소개한다.
츠노시마 자전관 Tsunoshima Nature Museum

사진=공식 웹사이트
시모노세키시의 섬 츠노시마에 자리한 츠노시마 자전관(つのしま自然館)은 섬의 독특한 생태계와 해양 자원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 2001년 5월 문을 연 시립 자연사 박물관이다. 부산에서 부관훼리를 타고 닿는 시모노세키 시내와 츠노시마 대교 드라이브 코스에서 가깝고 동해와 일본해의 경계에 놓인 바다가 품은 해양 생물의 폭을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여행자 대부분은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뻗은 츠노시마 대교와 등대 앞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서둘러 섬을 떠난다. 전시관에 들르면 눈앞의 바다가 왜 그런 빛을 띠는지 배경과 생태적 가치까지 알게 되어 여행의 깊이가 달라진다.
1998년 츠노시마 앞바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래 사체가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학계의 정밀 조사를 거쳐 2003년에는 완전히 새로운 고래 종으로 공식 이름을 얻었다. 츠노시마 고래의 전신 골격 복원 표본이 전시의 으뜸 볼거리다. 전시관 중앙에 실물 크기의 골격 모형이 놓여 있고 발굴 당시의 현장 사진과 연구 과정 그리고 생태적 특징이 꼼꼼히 정리돼 있다. 츠노시마라는 지명을 이름에 지닌 고래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서 여기뿐이라 다른 지역 박물관이나 대형 수족관과 갈리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건물도 지방 박물관의 틀을 벗어난 조형미를 갖췄다. 일본의 현대 건축가 쿠마 켄고가 설계했고 츠노시마의 너른 해안 사구와 어울리도록 낮고 완만한 곡선으로 외관을 잡았다. 외벽에는 섬 주변에서 구한 자연석과 모래색 목재 그리고 투명한 유리를 함께 써서 건물이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놓인다. 실내는 인공 조명을 최소로 줄이고 커다란 통유리창으로 햇빛과 푸른 바다 풍경을 들이는 열린 공간이다. 동선은 츠노시마 고래 표본을 가운데 두고 둥글게 이어지며 가장자리에 섬에 자생하는 식물과 바다거북 해양 생물 표본 육상 곤충 지질 구조 자료가 빼곡히 진열돼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고 입장은 오후 4시에 마감한다. 매주 화요일(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과 연말연시에 문을 닫는다. 요금은 시설 유지와 보존에 쓰이는 ‘입관 협력금’ 방식이며 성인 1인 200엔(약 1,800~2,000원) 안팎이고 고등학생 이하는 무료다. 부담 없는 값으로 세계적인 건축가의 정갈한 공간에서 전 세계에 하나뿐인 고래의 역사와 시모노세키 청정 바다의 생태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다.
Tsunoshima Nature Museum
893-1 Hōhokuchō Ōaza Tsunoshima, Shimonoseki, Yamaguchi 759-5332 일본
옛 시모노세키 영국 영사관 Shimonoseki Former British Consulate

사진=공식 웹사이트
차로 1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옛 시모노세키 영국 영사관은 1906년에 지어져 일본에 남은 영사관 건물 중 가장 오래됐고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근대 건축물이다. 개항기 시모노세키가 국제 외교와 교역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주는 장소이면서 고즈넉한 붉은 벽돌 건물에서 이국적인 정취와 영국식 홍차 문화를 함께 누리는 쉼터이기도 하다. 바깥은 주황빛이 도는 붉은 영국식 벽돌과 아치형 창문이 눈길을 끌고 안으로 들어서면 100여 년 전 영사가 일하던 집무실과 기품 있는 목재 계단 고풍스러운 조명 둥근 장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서양 근대 건축의 멋을 간직한 2층에는 외교관의 생활을 엿보는 전시 공간과 영국식 찻집이 자리한다. 건물을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 세기 넘게 이어진 공간에서 애프터눈 티와 스콘을 맛보며 외교관이 된 기분을 내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관광지와 다르다.
2층 카페의 정통 애프터눈 티 세트와 영국의 인기 캐릭터 피터 래빗 굿즈를 눈여겨볼 만하다. 관람은 무료이고 2층 카페의 차와 디저트 세트는 1인 1500~2500엔(약 1만3500~2만2500원) 선이다. 건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고 2층 카페와 펍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화요일이 공휴일이면 다음 날)은 쉰다.
옛 시모노세키 영국 영사관
일본 〒750-0005 Yamaguchi, Shimonoseki, Karatochō, 4−11 2階
슌라쿠칸 Shunraku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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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1분 거리의 복어 요리 전문점 슌라쿠칸(Shunrakukan)은 시모노세키 명물인 복어를 다채로운 정식으로 맛보는 식당이다. 가라토 상권 한가운데 있다. 값비싼 음식으로 통하는 복어의 문턱을 낮춰 여행자들 사이에서 호응이 크다. 복어를 주제로 꾸민 아늑하고 차분한 일식당 분위기에 개별실과 테이블석을 정갈하게 갖춰 조용히 식사하기 좋다.
시모노세키 자랑인 복어를 가장 부담 없이 접하려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꼭 맛볼 메뉴는 얇게 뜬 복어회(후구사시·ふぐ刺し)와 바삭한 복어튀김(후구카라아게·ふぐ唐揚げ) 담백한 복어 지리 전골(후구치리·ふぐちり)이 한 상에 오르는 복어 정식(후구 테이쇼쿠·ふぐ定食)이다. 가격은 3000~6000엔(약 2만7000~5만5000원) 정도라 고급 코스 요리 전문점보다 가성비 좋게 복어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점심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저녁은 오후 5시 30분부터 8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수요일에 쉰다.
Shunrakukan
3-10 Karatochō, Shimonoseki, Yamaguchi 750-0005 일본
카몬 워프

사진=구글 소유자 제공 이미지
걸어서 3분 걸으면 나오는 카몬 워프는 관문해협 바닷가 바로 앞에 2002년 문을 연 시모노세키 해안 복합 쇼핑 단지다. 유명한 가라토 시장과 맞붙어 있어 시모노세키 명물인 복어 요리와 싱싱한 해산물을 바다 전망과 함께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식사 겸 쇼핑 공간이다.
외관은 바다와 어울리는 현대적이고 말끔한 데크 테라스로 꾸몄고 탁 트인 바깥 테라스 자리에서는 건너편 모지코 항구와 해협을 오가는 대형 선박이 보인다. 1~2층 안쪽에는 전문 식당과 기념품점 디저트 카페가 정돈된 상가 형태로 들어서 있다.
정통 복어 전문점부터 이색 퓨전 메뉴까지 다양하게 맛볼 식당들이 있고 기념품 가게들도 맣다. 영업시간은 매장과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물품 판매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레스토랑과 식당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열며 연중무휴라 쉬는 날 없이 들를 수 있다.
카몬 워프
6-1 Karatochō, Shimonoseki, Yamaguchi 750-0005 일본
후지 커피 Fuji Coffee

사진=구글 소유자 제공 이미지
3분 도보 거리의 고풍스러운 골목에 자리한 후지 커피는 시모노세키 특유의 레트로한 킷사텐 감성과 현대 핸드드립 커피 문화가 어우러진 카페다. 오랜 세월 지역 주민과 여행자가 쉬어 가던 곳으로 빈티지한 목재 가구와 은은한 조명 오래된 LP판 원두 로스팅 기구가 따뜻하고 고즈넉한 실내를 채운다.
관광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구시가지의 느긋함과 일본 정통 킷사텐 특유의 깊은 아날로그 정서를 바로 체감할 수 있다. 꼭 맛볼 메뉴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정성껏 내린 핸드드립 커피와 손수 만든 푸딩,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운 두툼한 버터 토스트다. 커피와 디저트 모두 500~1200엔(약 4500~1만원) 선이라 부담 없이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기기 좋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고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쉰다.
Fuji Coffee
1-14 Nakanochō, Shimonoseki, Yamaguchi 750-0004 일본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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