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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또 얼마나 기발하게 돌아왔나, 김천김밥축제 가보니 [제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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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이색 김밥 60여 종 한자리

체험·공연까지 김밥 활용 눈길

QR 주문 첫 도입…대기 혼선

사람들로 북적이는 축제장에서 귀를 기울이면 이런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밥을 이렇게 좋아했다고?”

전국적인 김밥 열풍을 일으킨 ‘2026 김천김밥축제’가 돌아왔다. 올해도 축제장은 김밥을 사려는 인파로 붐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색 김밥은 물론 김밥을 활용한 체험과 놀이까지 펼쳐졌다. 김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읽혔다.

올해 포스터에는 ‘김밥 특별시’라는 문구가 붙었다. 현장은 그 이름에 걸맞게 거대한 ‘김밥천국’이다. 지난 23일 경북 김천시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 친환경생태공원 일원에서 개막한 축제는 25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김천이요? 김밥천국 말하시는 건가요?”

김천김밥축제의 출발점은 엉뚱한 농담 하나였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김천이요? 김밥천국 말하시는 건가요?”라는 답변이 나왔다. 김천시는 이 답변을 김밥 프랜차이즈와 연결해 지역 고유의 축제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김천김밥축제가 김천을 전국적인 ‘김밥도시’로 각인시킨 비결은 김밥을 활용한 참신한 아이디어에 있다. 단순히 김밥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밥놀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선보였다.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만큼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김밥을 활용한 윷놀이까지 등장해 김밥이 이렇게 쓰임새 많은 음식이었나 싶을 정도다.

40여 종에서 60여 종으로…전국 김밥 총출동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김밥 종류의 확대다. 지난해 40여 종이던 김밥은 올해 60여 종으로 늘었다. △명품 로컬김밥 19종 △김천관광홍보대사 정다현이 선정한 이색김밥 14종 △전국팔도김밥 20여 종 △김밥쿡킹대회 수상작 4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밥빵과 삼각김밥빵 등 디저트도 선보였다.

전국 각지의 특색을 담은 김밥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경남 진주 땡초김밥 △강원 강릉 꼬막김밥 △경북 울릉도 먹물명이김밥 △전북 남원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김밥 등이 대표적이다. 명란과 오이를 조합한 김밥부터 전복김밥, 부산의 맛을 담은 김밥, 울릉도 나물과 매콤한 어묵을 넣은 김밥, 키토 스타일 김밥까지 종류도 다채롭다.

출신지도 전국구다. △경기 수원 △서울 △경남 진주 △강원 강릉 △경북 울릉도 △충남 태안 △전북 남원 △인천 강화도 등에서 온 김밥이 김천에 모였다. 재료도 △메밀 △타코야끼 △대파 △참나물 △땡초 △루꼴라 △흑돼지 △꽁치 등 궁금증을 유발한다.

김천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김밥도 눈길을 끌었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익숙한 김밥부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더한 이색 김밥까지 다양했다. 지역 가게는 물론 전통시장과 학교, 대학교, 단체도 참여했다.

올해 새로 마련한 ‘김밥 공유존’과 ‘셀프 포장대’도 호응을 얻었다.

전국의 이색 김밥 가운데 ‘2026 김천김밥쿡킹대회’ 수상작 4종도 관심을 모았다. △금상 고추잡채김밥 △은상 호두품은 흑돼지 석쇠불고기 김밥 △동상 추풍령흑돼지카츠김밥 △입선 벚꽃김밥이다. 수상작은 김밥천국존에서 맛볼 수 있다.

은상 수상자인 정지헌씨는 외식업 창업을 준비 중인 개인 참가자다. 그는 “김천에서 유명한 흑돼지, 호두, 자두, 포도 중 맛의 조합을 잘 낼 수 있는 재료로 흑돼지와 호두에 초점을 뒀다”며 “흑돼지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을 만큼 귀한 고기라고 알고 있어 간장 양념으로 석쇠불고기 맛을 냈다. 호두는 식감을 살려 넣고, 호두기름은 따로 뿌려 먹게 해 건강까지 챙긴 김밥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축제 이틀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생각보다 많이 사랑받고 있어 놀랐다”며 “업장을 운영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재료를 많이 준비해 오고도 안 팔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많이 찾아주셨다. 저에게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먹고 만들고 뛰어놀고…4개 테마 공간

축제장은 △김밥광장 △김밥천국 △이벤트마당 △김밥놀이터 등 네 개 테마 공간으로 나뉘었다. 공간마다 먹거리와 체험, 공연, 놀이 등 즐길 거리를 달리했다.

김밥광장에서는 △로컬김밥 △김밥디저트 △지역 특산품 △플리마켓을 만날 수 있었다. 메인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벤트마당에서는 △김밥 키링·마그넷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축제 마스코트 ‘꼬달이’ 굿즈샵도 인기를 끌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김밥놀이터가 인기다. △꼬달이 에어바운스 △김밥미로 △꼬마열차 △김밥오락실 등 놀이시설이 한데 모였다. 알록달록한 과자로 꼬달이를 꾸미는 체험도 하루 5회 열린다.

축제 이튿날인 24일 토요일에는 굵은 비가 내려 놀이터 일부 시설은 운행을 멈췄다.

공연 라인업에서도 김천김밥축제 특유의 재치가 돋보였다. 출연 가수의 이름과 대표곡을 김밥과 연결한 언어유희가 눈길을 끌었다.

개막일인 23일 오후 4시에는 ‘김밥을 영어로 하면? 바비킴’이라는 소개와 함께 가수 바비킴이 무대에 올랐다. 특유의 감성적인 리듬앤드블루스(R&B) 공연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24일 오후 4시에는 대표곡 ‘김밥’으로 잘 알려진 가수 자두가 무대에 올랐다. 김천의 대표 특산물인 자두와 이름이 같다는 점도 활용했다. 김천시는 자두를 ‘김밥 그 자체, 상큼한 인간김밥’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 날인 25일 오후 4시에는 ‘김밥은 역시 치즈김밥! 치즈’라는 소개와 함께 가수 치즈가 감성적인 어쿠스틱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김밥을 먹는 재미만큼 김밥을 활용한 상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직지문화공원 플리마켓에서는 김밥을 활용한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했다.

‘유월아침’을 운영하는 신미숙 대표는 이번 축제를 위해 김밥 무늬 원단을 활용한 소품을 별도로 제작했다. 시중에 판매되던 김밥 무늬 원단을 보고 축제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면 소재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신 대표는 “어떻게 하면 김밥을 재미있게 팔까 고민하다 스티커에 ‘살 안 찌는 김밥’이라고 써 붙였다”고 말했다.

김천김밥축제에 처음 참가한 신 대표는 다른 지역 축제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후 다른 페스타에도 참가할 예정이라는 그는 “불러만 주시면 더 좋은 아이디어로 열심히 하겠다”며 내년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3無’에 줄서기 없는 축제 더해

올해 김천김밥축제는 ‘4無 축제’를 내세웠다. 지난해 선보인 △의전 없는 축제 △개막식 없는 축제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 등 ‘3無’에 ‘줄서기 없는 축제’를 더했다. 지난해 김밥 한 줄을 구매하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했던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카카오페이와 협업해 도입한 QR 기반 주문·결제 시스템이다. 방문객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김밥을 주문하면 조리가 끝난 뒤 알림톡이 발송된다. 이후 수령 부스에서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을 위해 현장 키오스크와 안내 인력도 배치했다.

주문은 23일 오전 10시, 24~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 김밥공장을 제외한 업체에서는 1인당 김밥 2줄까지 주문할 수 있다. 김밥공장과 김밥디저트, 분식 등 기타 메뉴는 각 부스에서 현장 결제한다.

다만 첫 도입인 만큼 운영상 아쉬움도 드러났다. 방문객들의 불만은 주로 주문 개시 시각과 품절 표시에 집중됐다.

한 방문객은 “9시 정각에 주문 열리는 거 아니었나요. 정각까지 기다리다가 갑자기 몇 분 전에 열려서 품절돼서 못 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품절이 진짜 품절인지 확실히 표시해 주셔야 할 것 같다. 재료 준비 중이라고 되어 있으면 기다리겠는데, 품절이 열렸다 풀렸다 하면 언제까지 뒤적거리냐”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규모 인파로 불편을 겪었던 교통 문제도 올해 주요 개선 대상이었다. 김천시는 셔틀버스를 늘리고 버스전용차로를 개선하는 한편, 실시간 교통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도 설치했다. 주차장이 만차가 되면 공식 인스타그램으로 알림을 보내 방문객이 다른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총 1100대 규모의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극락전 500대 △대웅전 200대 △극락원 150대 △직지공영주차장 250대다.

셔틀버스는 약 60대를 투입했다.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주차장 △KTX김천구미역 △김천역에서 행사장 인근 직지 제2공영주차장까지 약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탑승 시 받은 손목밴드를 착용하면 ㈜대정김밥에서 1000원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출발 전 혼잡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김천시청 홈페이지에서는 △종합스포츠타운 주차장 △직지파출소 옆 주차장 △덕천네거리 △행사장 내 평화의탑 서·남·북쪽 등 총 6곳의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다.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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