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캄머구트에 자리한 바트 이슐은 소금과 온천을 바탕으로 성장한 휴양도시다. 19세기부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쿠어(Kur)’ 문화가 자리 잡았다.
쿠어란 독일어로 치료·요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바트 이슐의 쿠어는 온천이나 소금물에 몸을 담그는 치료만을 뜻하지 않는다. 물리치료와 산책, 휴식은 물론 공연을 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교 활동까지 포함한 장기 체류형 건강 문화였다.
바트 이슐에는 당시 쿠어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지금도 남아 있다. 트링크할레에서 시작해 공연장과 온천을 지나 식사와 강변 산책으로 이어지는 반나절 코스로 옛 쿠어 도시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1. 트링크할레
(Trinkhalle)

트링크할레/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트링크할레는 쿠어 문화기행의 시작점으로 삼기 좋은 곳이다. 이름부터 독일어로 ‘마시는 홀’을 뜻하는 트링크할레는 과거 쿠어객들이 치료 목적으로 온천수를 마시던 공간이었다.
현재 건물은 19세기에 지어졌다. 당시에는 온천 시설로 사용됐으며 내부의 넓은 공간은 쿠어객들이 머물며 산책하는 일종의 휴게 공간이었다. 이후 별도의 쿠어 시설이 생기면서 목욕 공간은 사라졌지만, 트링크할레는 지금까지 바트 이슐의 쿠어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물로 남았다.
건물에서 눈여겨볼 것은 정면의 문구다. ‘인 살레트 인 솔레 옴니아 콘시스툰트 (In sale et in sole omnia consistunt)’라는 라틴어 문장이 새겨져 있다. ‘모든 것은 소금과 햇살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소금 산업으로 성장한 도시의 역사와 쿠어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한 문장에 담았다.
바트 이슐의 쿠어 문화는 이 문구에서 시작해도 좋다. 소금에서 시작된 도시가 건강을 위한 휴양지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호텔과 극장,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현재 트링크할레는 과거의 치료 시설 대신 관광안내소와 문화공간으로 사용된다. 콘서트와 전시도 열린다. 과거 쿠어객이 모이던 공간이 지금은 여행객과 지역 주민이 만나는 장소로 바뀐 셈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트링크할레 앞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즐기는 지역 주민들을 볼 수 있다.
건물 0층(1층)에 자리한 관광 안내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 연다.
Trinkhalle Bad Ischl
Sparkassenpl. 5,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2. 콩그레스 & 테아터하우스(Congress & Theater House)

콩그레스 & 테아터하우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트링크할레에서 도보 8분이면 도착하는 콩그레스 & 테아터하우스는 쿠어 문화가 ‘치료’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다.
19세기 바트 이슐을 찾은 쿠어객들에게 하루 종일 치료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온천과 치료를 받은 뒤에는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공연을 관람하며 다른 방문객들과 어울렸다. 바트 이슐이 단순한 온천 마을이 아니라 문화 도시로 성장한 배경이다. 실제로 쿠어객이 늘면서 1827년 극장이 들어섰고 이후 여름철 공연 문화가 도시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현재의 콩그레스 & 테아터하우스도 이런 전통을 잇는 공간이다. 공연과 각종 문화행사, 회의 등이 열린다. 바트 이슐의 공식 관광 자료 역시 트링크할레와 콩그레스 & 테아터하우스를 중심으로 여름철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 앞에 도착했다면 잠시 주변도 둘러볼 만하다. 이 일대는 쿠어 도시가 형성되던 시기의 중심부다. 과거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머물고, 공연을 보고, 사람을 만나던 공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공연을 보고 싶다면 방문 날짜에 맞춰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건물과 주변 거리를 따라 걸으며 당시 쿠어 도시의 분위기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Congress & Theater House
Kurhausstraße 8,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3. 유로테르멘리조트 바트 이슐
(EurothermenResort Bad Ischl)

유로테르멘리조트 바트 이슐/사진=유로테르멘리조트 바트 이슐 공식 SNS
이번에는 직접 쿠어를 경험할 차례다. 콩그레스에서 도보 14분이면 유로테르멘리조트 바트 이슐이 나온다.
과거 바트 이슐의 쿠어가 소금물을 활용한 치료에서 출발했다면 오늘날에는 이곳에서 소금과 온천수를 활용한 현대적인 스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숙박객이 아니어도 입장권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어 반나절 코스에 넣기 좋다.
가장 특징적인 시설은 소금물 풀이다. 약 34도의 소금물 실내 풀에는 물에 누워 쉴 수 있는 버블 베드와 수중 마사지 제트가 마련돼 있다. 야외에는 소금물 풀과 함께 물살을 따라 떠다니는 유수풀도 있다.
소금 동굴에서는 마사지 의자에 앉아 쉬면서 소금의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고 그레이디어베르크에서는 미세하게 분무된 소금물을 들이마시며 휴식할 수 있다. 과거 소금물을 이용했던 바트 이슐의 쿠어 문화를 오늘날의 방식으로 체험하는 공간인 셈이다.
현재 온천에는 실내외 풀과 휴식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당일권은 성인 34유로 (약 5만 2500원, 주말 35유로)이며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
유로데르멘리조트 바트 이슐 호텔 로열
Voglhuberstraße 10,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4. k.u.k. 호프비르트 주 이슐
(k.u.k. Hofwirt zu Ischl)

k.u.k. 호프비르트 주 이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쿠어 후에는 현지식 저녁을 즐겨보자. 스파에서 도보 9분 정도 떨어진 k.u.k. 호프비르트는 오스트리아식 요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도심의 전통 음식점이다.
비너 슈니첼과 타펠슈피츠 등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요리부터 계절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까지 선보인다. 버거나 피자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어 입맛에 따라 고르기도 좋다.
식당은 실내와 야외 공간으로 나뉜다. 날씨가 좋다면 정원에서 식사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름에는 야외 공간에서 음악과 각종 행사도 열린다.
레스토랑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하며 주방 마감은 오후 9시다. 좌석이 넉넉해 예약할 필요는 없지만 원하는 방문 시간대가 있다면 아래 사이트에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k.u.k. Hofwirt zu Ischl
Wirerstraße 2,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5. 트라운강변
(Traun River)

트라운강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식사 후에는 산책 겸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트라운 강변으로 나서보자.
바트 이슐의 쿠어 문화에서 산책은 단순한 관광 활동이 아니었다. 당시 휴양객들은 치료와 함께 주변 자연을 걷고 산과 강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공식 역사 자료에서도 당시 쿠어객들에게 주변 풍경과 산책, 산행이 건강 치료만큼 중요한 휴식 요소였다고 설명한다.
트라운강은 그 풍경의 중심이다. 강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바트 이슐의 도심과 주변 산세를 함께 볼 수 있다.
특별한 목적지를 정해두기보다 강을 따라 천천히 걷는 편이 좋다. 강변을 따라 나무가 흐드러져 있고 산책길이 잘 조성돼 있다. 강변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도 좋다. 과거 쿠어객들이 바트 이슐에서 보낸 하루 역시 이런 느린 시간이었을 것이다.
Traun
Traun, 오스트리아
바트이스흘(오스트리아)=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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