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여행이라고 하면 흔히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나 케이엘타워부터 떠올린다. 두 랜드마크 말고도 예술과 럭셔리 휴식,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도시 곳곳에 있다. 눈여겨볼 만한 일곱 곳을 소개한다.
UR-MU 부킷빈탕
UR-MU @ Bukit Bintang
먼저 들를 곳은 UR-MU 부킷빈탕이다. UR-MU 부킷빈탕은 2022년 초 쿠알라룸푸르 도심 부킷빈탕에 문을 연 사립 현대미술관이다. 건축가이자 수집가인 탄 칭 멩이 자신의 컬렉션을 공개하며 미술관을 열었다. 1950년대에 지어진 모더니즘 양식 주거 건물을 리모델링해 완성했다.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 창문 프레임을 살린 외관이 도시적인 분위기를 낸다.
안으로 들어서면 테마가 다른 갤러리 10곳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옥상에는 발리식 정원과 조각 정원을 꾸며 도심 한복판에서 잠깐 쉬어갈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 찍기 좋은 외관과 인테리어를 갖췄고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을 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해 단체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고 입장료도 10링깃, 한화로 약 3천 원 수준이라 부담이 적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카페 볼륨 케이엘 Volume KL
미술관에서 눈을 채웠다면 다음은 볼륨 케이엘로 향한다. 볼륨 케이엘은 쿠알라룸푸르 툰 라작 길 디 아치 갤러리에 자리한 바이닐 리스닝 카페 겸 라운지다. 2024년 중반 문을 열었고 쿠알라룸푸르 트렌드세터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정형화된 관광지 카페에서 벗어나 로컬 바이닐 문화를 깊이 체험할 수 있어추천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벽 전체를 채운 클래식과 빈티지 바이닐 레코드판 400여 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레트로 감성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부드러운 간접 조명과 전문 음향 설비에서 흘러나오는 명반 사운드가 여행 중 쉬어갈 여유를 만들어준다.
대표 메뉴는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운 우유 폼을 얹은 시그니처 플랫 화이트와 상큼한 과일 베이스 쿨러 음료다. 매장에서 그날 구운 버터 향 가득한 페이스트리를 곁들이면 음악과 맛을 함께 즐기는 시간을 완성한다.
빌리언 온센 앤 에스테틱스
Billion Onsen & Aesthetics
가벼운 디저트로 커피와 음악으로 마음을 달랬다면 다음은 몸을 쉬게 할 시간이다. 빌리언 온센 앤 에스테틱스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근처 야프콴센 길에 자리한 24시간 프라이빗 럭셔리 온천 웰니스 스파다. 일본 전통 료칸의 온센 문화와 현대적인 에스테틱 스파 기술을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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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목재 톤과 은은한 조명 대리석 온천탕이 어우러져 고급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마그네슘 소금탕 실키 비단탕 한방 약초탕 냉탕까지 온천탕 네 종류를 갖췄고 사우나 암염 찜질방 두피 헤드스파 딥티슈 마사지 체형 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밤비행기나 새벽비행기를 이용하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특히 추천한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해서 심야 시간이나 체크아웃 후에도 편하게 들러 여행 피로를 풀 수 있다. 온천과 찜질 시설만 12시간 이용하는 기본 입장료는 약 180링깃, 한화로 5만 원대 선이다. 마사지나 패키지를 이용하면 요금이 달라진다.
마칸 키친
Makan Kitchen
몸이 노곤해졌다면 슬슬 허기가 밀려올 시간이다. 다음 코스는 마칸 키친이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쿠알라룸푸르 호텔 11층에 자리한 프리미엄 로컬 뷔페 레스토랑으로 말레이어로 마칸은 먹다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라는 다민족 국가의 음식을 한자리에 체계적으로 모아 놓았다.
한국인 여행객 다수는 말레이시아 음식을 처음 접할 때 향신료 부담이나 길거리 음식 위생을 걱정하는데 마칸 키친은 오성급 호텔의 위생 관리 아래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첫 방문자에게 알맞다. 전통적인 동남아시아 목재 문양과 현대적인 호텔 인테리어를 함께 살렸다. 말레이 중화 인도 등 민족별로 오픈 라이브 키친 스테이션을 따로 두어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꼭 먹어야 할 메뉴는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즉석으로 숯불에 구워주는 사테 꼬치구이다. 노릇하게 구운 닭고기와 소고기 꼬치를 진한 땅콩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좋다. 현장에서 바로 만드는 바삭하고 쫄깃한 인도식 로티 프라타 매콤달콤한 캄흥 크랩 진한 코코넛 향의 말레이 전통 나시 레막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웨이링 갤러리
Wei-Ling Gallery / Galeri Wei-Ling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다음은 현지 예술로 발걸음을 옮긴다. 웨이링 갤러리는 2002년 림 웨이링이 세운 쿠알라룸푸르 브릭필즈의 현대미술 갤러리다. 2004년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말레이시아의 건축가 지미 림 교수가 불에 탄 벽돌과 고재를 그대로 살려 인더스트리얼하면서도 역사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되살렸다. 빈티지한 타운하우스 외관과 달리 안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나무 기둥과 그을린 벽 그리고 3층 높이로 탁 트인 천장이 눈에 띈다. 말레이시아 안팎에서 이름을 알린 현대미술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고 세계 주요 비엔날레에도 말레이시아 미술을 소개해 왔다. 역사가 담긴 건물 자체를 경험하면서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을 예술로 이해할 수 있어 한국인 여행객에게 권한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쉰다.
더 익스체인지 티알엑스
The Exchange TRX
갤러리를 둘러봤다면 이번에는 쇼핑으로 향할 차례다. 더 익스체인지 티알엑스는 2023년 11월 29일 문을 연 쿠알라룸푸르 금융지구 한복판의 대형 복합 쇼핑몰이다. 호주 설계사 랜드리스가 설계했고 유선형 유리 외관과 길게 뻗은 열린 중정이 눈길을 끈다. 옥상에는 약 1만 2천 평 규모의 TRX 시티 파크를 조성해 150여 종의 식물과 산책로 이벤트 광장을 마련했다.
내부에는 매장 400여 곳이 들어섰고 젠틀몬스터 카페 키츠네 메종 키츠네 알로 요가 같은 글로벌 브랜드부터 수준 높은 레스토랑까지 갖췄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접할 수 있고 옥상 공원에서 트윈타워와 도시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야경 사진을 남길 수 있어 한국인 여행객에게 필수 코스로 꼽힌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세틀라이트 레스토랑 앤 바
Satellite Restaurant & Bar
쇼핑까지 끝냈다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마지막 코스는 세틀라이트 레스토랑 앤 바다. 임페리얼 렉시스 쿠알라룸푸르 호텔 53층에 자리한 루프탑 레스토랑 겸 바로 2024년 하반기 호텔이 문을 열면서 함께 문을 열었다. 탁 트인 야외 알프레스코 공간을 갖췄고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케이엘타워 전경을 가리는 것 없이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자리로 꼽힌다. 감각적인 조명과 디제이가 트는 음악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밤 분위기를 만든다.
대표 메뉴는 최상급 와규를 쓴 요리들이다. 육즙 가득한 와규 패티에 콩테 치즈를 더한 와규 비프 슬라이더와 바삭한 또띠아에 담은 와규 비프 타코를 술과 함께 곁들이면 궁합이 좋다. 음료로는 칵테일 위에 솜사탕 구름을 올린 멀티버스 시리즈의 마젤라닉 클라우드나 레드 드레스 칵테일을 추천한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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