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여행하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크고 작은 성당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오랜 스페인 식민 통치의 영향으로 가톨릭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필리핀에서 성당은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현지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성당부터 화려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성당까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필리핀의 종교 문화와 역사, 아름다운 건축물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대표 성당 4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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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National Shrine of Saint Jude Thaddeus 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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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데우스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말라카냥궁 인근에는 현대적인 외관이 돋보이는 화려한 성당이 자리한다. 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데우스(National Shrine of Saint Jude Thaddeus)는 마닐라 산미겔 지역을 대표하는 가톨릭 성지 중 하나다. 마닐라 대성당과 같은 고풍스러운 성당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현대적인 콘크리트 건축물로 지어졌으며, 정면 중앙으로 높게 솟은 종탑과 십자가, 초록빛 창문이 특징이다. 입구 위에는 성 유다 타대오의 조각상이 자리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초록색은 성 유다 타대오를 상징하는 색으로 알려져 있어 성당 곳곳에서 이를 활용한 장식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데우스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성당 내부는 외관보다 밝고 단정한 분위기다. 길게 늘어선 목재 의자와 중앙 제단을 중심으로 공간이 구성돼 있으며, 양옆과 제단 주변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가 특히 눈길을 끈다. 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내부로 들어오면 은은한 색채가 더해지면서 외부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또 다른 차분하고 경건한 느낌을 자아낸다.

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데우스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다만 이곳은 관광 명소이기 이전에 지금도 많은 신자가 찾는 종교시설이다. 특히 매주 목요일에는 성 유다 타대오에게 기도하는 노베나와 미사가 이어져 평소보다 많은 신자가 몰린다. 필리핀 현지인들의 종교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목요일에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여유롭게 내부를 둘러보고 싶다면 비교적 한산한 다른 요일을 추천한다. 성당 안에서는 기도하는 신자들을 배려해 대화를 줄이고 미사 중에는 이동이나 사진 촬영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내셔널 슈라인 오브 세인트 주드 타테우스
J.P. Laurel St, San Miguel, Manila, 1005 Metro Manila,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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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Minor Basilica of San Sebastian 산 세바스티안 성당 |

산 세바스티안 성당 / 사진= 마닐라 관광청 홈페이지
마닐라에서 조금 특별한 성당을 만나고 싶다면 산 세바스티안 성당(Minor Basilica of San Sebastian)을 찾아가 보자. 1891년 완공된 이곳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네오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무엇보다 건물의 주요 구조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독특하다.

산 세바스티안 성당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성당 앞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두 개의 높다란 종탑과 뾰족한 아치형 창문이 눈길을 끈다. 유럽의 오래된 고딕 성당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철제 건축물 특유의 질감과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 역시 높은 천장과 반복되는 아치, 길게 이어지는 중앙 통로가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금속 위에 대리석이나 석재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표현한 장식도 많아 실제 건축 재료를 알고 둘러보면 더욱 흥미롭다.
다만 2026년 현재는 성당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라 과거와 같은 온전한 외관을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성당 정면에는 높은 비계가 설치돼 있어 두 개의 종탑과 파사드 일부가 가려져 있다.
공사 중이라 외관을 제대로 감상하거나 사진을 남기기에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성당 자체가 폐쇄된 것은 아니어서 현재도 미사와 종교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곳곳에 설치된 비계와 복원 현장을 통해 130년이 넘은 철제 성당을 어떻게 보존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색다른 경험이다.
산 세바스티안 성당
Pasaje del Carmen St, Quiapo, Manila, 1001 Metro Manila,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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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Quiapo Church 퀴아포 성당 |

퀴아포 성당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필리핀 사람들의 뜨거운 종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성당이 있다. 퀴아포 성당(Quiapo Church)은 마닐라의 번화한 퀴아포 지역 한가운데 자리한 성당이다. 성당 앞 플라자 미란다(Plaza Miranda)부터 수많은 사람과 노점이 뒤섞여 있어 앞서 둘러본 성당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퀴아포 성당 / 사진= 이경동 여행+ 에디터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수많은 신자가 눈길을 끈다. 이들이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중앙 제단에 모셔진 검은 나사렛 예수상이다. 검은 나무로 제작된 실물 크기의 예수상으로, 가시관을 쓰고 검은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의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금요일에 방문한다면 퀴아포 성당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매주 금요일을 ‘Quiapo Friday’라고 부를 정도로 검은 나사렛 예수에 대한 신앙이 깊다.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여러 차례 미사가 이어지며, 검은 나사렛 예수상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줄을 서는 신자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성상에 손을 대거나 입을 맞추고 손수건으로 닦으며 기도하는 ‘파할릭(Pahalik)’이라는 독특한 신앙 행위도 이어진다.
화려한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퀴아포 성당에서는 현지인들의 신앙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 된다. 성당 안팎에서 기도하는 신자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사, 북적이는 플라자 미란다까지 둘러보다 보면 가톨릭이 필리핀 사람들의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퀴아포 성당
910 Plaza Miranda, Quiapo, Manila, 1001 Metro Manila,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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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Minor 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Our Lady of Mount Carmel 마이너 바실리카 오브 더 내셔널 슈라인 오브 아워 레이디 오브 마운트 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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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바실리카 오브 더 내셔널 슈라인 오브 아워 레이디 오브 마운트 카멜 / 사진= 마닐라 관광청 홈페이지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의 성당을 만나고 싶다면 케손시티 뉴마닐라 지역으로 향해보자. 이곳에는 이름부터 긴 ‘마이너 바실리카 오브 더 내셔널 슈라인 오브 아워 레이디 오브 마운트 카멜(Minor 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Our Lady of Mount Carmel)’이 자리한다. 현지에서는 간단히 ‘마운트 카멜 슈라인(Mount Carmel Shrine)’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필리핀에서 가르멜산의 성모 신심을 대표하는 성당 중 하나다.
성당에 도착하면 높게 솟은 종탑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1964년 완공된 현재 건물은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화려한 조각으로 빼곡하게 장식된 마닐라의 오래된 성당들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베이지색 외벽과 반복적으로 배치된 아치, 중앙 종탑이 단정하면서도 웅장한 인상을 준다. 성당 주변에는 야자수와 녹지가 어우러져 있어 복잡한 마닐라 도심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여유로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외관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성당 내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높은 천장 아래로 넓은 공간이 펼쳐지고, 길게 늘어선 목재 의자 사이로 중앙 통로가 제단까지 곧게 이어진다. 양옆으로 반복되는 높은 아치와 2층 회랑까지 더해져 실제 규모보다 더욱 웅장하게 느껴진다. 벽면 곳곳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도 놓치지 말자. 창을 통과한 빛이 넓은 내부로 은은하게 퍼지면서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앞서 둘러본 퀴아포 성당이 수많은 신자로 북적이는 필리핀의 역동적인 종교 문화를 보여줬다면, 이곳에서는 한층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필리핀의 성모 신심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 미사가 꾸준히 열리는 종교시설인 만큼 미사 중에는 이동과 사진 촬영을 자제하고 잠시 자리에 앉아 성당의 고요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마이너 바실리카 오브 더 내셔널 슈라인 오브 아워 레이디 오브 마운트 카멜
Broadway, corner 5th St, Mariana, Quezon City, Metro Manila, 필리핀
마닐라(필리핀) = 이경동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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