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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축제 지원금 6000억원, 지역 축제 경제 효과 진짜 있나[지방 소멸의 와일드카드, 축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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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의 와일드카드, 축제

② 축제는 돈이 되는가

너도나도 출렁다리와 케이블카를 놓던 유행이 이제는 “우리도 축제 하나 만들자”는 경쟁으로 옮겨붙었다.

과연 축제가 지역을 살리는 해법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여행플러스는 ‘지방 소멸의 와일드카드, 축제’ 기획을 통해 축제가 급증한 이유부터 경제효과, 성공하는 축제의 조건과 앞으로의 과제까지 4회에 걸쳐 짚어본다.

사진= 강릉단오제

축제가 늘어난 만큼 축제에 쓰는 예산도 커졌다. 축제는 정말 투입한 예산만큼 ‘돈값’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3일 남짓한 기간 동안 예산을 태워버리는 ‘세금 낭비’일까. 여행플러스는 이번 화에서 늘어난 축제 예산과 지자체 축제가 지역에 가져다주는 효과를 짚어봤다.

매년 10% 이상 늘어난 축제 예산

전국 축제 수는 2019년 884개에서 2025년 1214개로 늘었다. 6년 사이 329개, 약 37.2% 늘어난 셈이다.

축제 수가 증가한 만큼 예산 증가 속도도 빠르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축제 개최계획’에 따르면 전국 지역축제 예산 총액은 2019년 3448억3000만원에서 2025년 6195억1800만원으로 6년간 약 1.8배 확대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10.3%.

축제의 예산이 늘어난건 엔데믹의 영향도 있다. 코로나19로 예산이 없었거나 추경 요구 상태로 비어 있던 사업들은 2022년 본격적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부활했다. 엔데믹 이후 지역 축제 구조조정 압박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데다,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의도가 함께 맞물렸다. 축제당 평균 예산 역시 2019년 약 3억9000만원에서 2025년 약 5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충남의 경우 대규모 국제 행사인 엑스포·박람회와 각 시·군을 대표하는 메가 축제를 중심으로 축제당 예산이 늘었다.

공주시의 2021 대백제전 예산 3000만원은 2022년 제68회 백제문화제 3억원으로 전환되며 한 해 만에 10배 늘었다.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는 2021년 부대행사 예산 500만원에서 2022년 본 행사 예산 1억9639만원이 편성되며 가장 큰 증액을 보였다.

정부가 축제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은 문화관광축제 지원금 증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문체부는 2024년부터 선정·지원하고 있는 ‘글로벌축제’를 비롯한 ‘문화관광축제’ 지원 예산을 지난해 65억원에서 올해 104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한 해에 3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문체부는 기존 글로벌축제에 더해 신규 글로벌축제와 예비글로벌축제를 추가 선정해 K컬처에 대한 관심을 지역 대표 축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목적의 대표 수단이 축제라는 의미다.

늘어난 축제, 실제 돌아오는 돈은?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축제는 제비처럼 그 이상의 돈을 물어다주고있다.

특히 예산 대비 수십 배의 소비를 이끌어내는 ‘초고효율 축제’들이 있다.

사진=강릉시

2025년도 문화관광축제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태화강마두희축제의 예산 대비 지출 효과는 51.58배로 가장 높았다. 7억8000만원의 예산으로 402억3300만원의 지출을 이끌어냈다.

강릉커피축제의 경우 2025년 축제 기간 총 52만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총 소비지출액은 약 442억원에 달했다. 이어 목포항구축제가 23.18배(예산 8억8200만원·지출 204억4200만원), 정남진장흥물축제가 20.73배(예산 28억2400만원·지출 585억3700만원), 음성품바축제가 20.38배(예산 10억8900만원·지출 221억9100만원)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예산 대비 10배 이상의 소비지출 효과를 낸 축제도 전체의 약 25%를 차지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문화관광축제를 통해 총 5827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축제에 참여한 일부 관람객의 숙박 소비와 축제에 대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긍정 언급량 등을 반영한 총 사회적 파급효과는 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축제의 파급효과는 돈으로 판단할 수 없는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축제 하나가 지역을 바꿔놓기도 한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대외협력관은 “지역이 가진 관광자원이나 이미지가 평범하거나 부족하다고 해서 새로운 관광지를 갑자기 만들 수는 없다”며 “축제는 지역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지역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관광객 증가뿐 아니라 지역 전반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 함께 커진다”고 덧붙였다.

축제로 부정적 인식을 바꾼 사례로는 보령이 있다. 보령머드축제의 경우 예전에는 보령의 갯벌과 진흙이 더럽다는 이미지를 축제로 바꿨다. 위생과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갯벌의 머드를 상품화했다.

최근 만족도 1위를 기록한 김천 김밥축제는 ‘모르는 도시’를 ‘모두가 아는 도시’로 바꿨다.

김천시 김천축제 담당자는 “시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한 부분은 도시가 알려졌다는 자부심이었다”며 “김천은 원래 인지도가 높지 않은 중소도시였지만 축제 이후 도시 브랜드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천의 특산물이 판매될 때도 ‘김천’이라는 도시를 한 번 더 떠올리는 효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를 홍보하기 위해 지자체가 방송 등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해에는 김밥축제가 워낙 유명해지면서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촬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장소 자체가 알려지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아졌다”고 말했다.

돈이 안 되지만, 소규모 축제가 남는 이유

모든 축제가 투입 예산의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투자 대비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밑 빠진 독’ 축제도 적지 않다.

문화관광축제 중 예산 대비 지출액 비율이 1배 미만인 ‘마이너스 축제’는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문체부에서 우수축제로 선정돼 지원금까지 받으며 기획하는 축제도 적자를 기록한다. 경제적 관점만 놓고 보면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소규모 축제는 계속 늘고 있다. 2025년 3억원 미만 축제는 741개로 전체의 61.0%를 차지했다. 2025년 기준 1억원 미만 축제는 381개로 전체의 31.4%다. 5000만원 미만 축제는 182개로 전체의 15.0%를 차지한다. 저예산 축제가 여전히 지역축제 생태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돈이 되지 않는데도 축제가 계속 생기고 남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진= 괴산군

유 대외협력관은 “축제는 각 지역에서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열리는 경우가 많다”며 굵직한 축제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키운다면 국내에서는 소규모 축제의 역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축제는 축제를 통해 얻는 홍보 효과와 직접 판매 효과가 크다”며 “하지 않으면 지역민의 요구가 생기고, 특정 축제에만 집중하면 소외되는 다른 산업 쪽의 반발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 챙기게 되고 축제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는 “마을마다 생기는 축제는 경제효과보다 문화적 욕구 충족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며 “마을마다 축제를 만드는 곳들이 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놀자리서치는 한국 지역축제가 예산 총액과 평균 예산이 증가하며 대형화되는 동시에, 다수의 소규모 축제가 계속 확대되는 예산 양극화 구조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대형 축제는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파급효과, 도시 브랜드 기여도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소규모 축제는 주민 참여, 지역 정체성, 로컬 콘텐츠 발굴, 공동체 활성화 효과를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야놀자리서치는 “결국 지역축제 정책의 핵심은 예산 투입 규모 자체가 아니다”라며 “투입된 예산이 경험가치, 관광가치, 지역경제 효과, 브랜드 효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축제 예산 확대 국면에서 양적 성장을 질적 고도화로 전환하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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