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인 타이중은 타이베이 못지않게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다. 타이중 하면 북적북적한 야시장이나 아름다운 해안 습지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흥미로운 즐길 거리가 숨어 있다. 대만의 여느 도시 못지않게 역동적인 매력을 품은 타이중에서 이번만큼은 신나는 놀거리로 여행의 열기를 불태워보자.
|
01 Taichung Aquarium 타이중 아쿠아리움 |
사진= 타이중 아쿠아리움 홈페이지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체험을 즐겨야 하는 만큼 첫 코스부터 힘을 뺄 필요는 없다. 타이중 아쿠아리움(Taichung Aquarium)은 물고기를 구경하며 비교적 여유롭게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장소다. 2025년 8월 문을 연 이곳은 일반적인 수족관과 달리 첨단 영상기술과 체험형 전시를 결합했다.
대만까지 여행을 와서 첫 코스부터 아쿠아리움이냐며 아쉬운 소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파리 전시관을 마주한다면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 길이 8m에 달하는 대형 수조 안에는 수천 마리의 해파리가 유유히 떠다닌다.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진 모습이 워낙 몽환적이라 실제 해파리인지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영상인지 순간 헷갈릴 정도다. 바닥에도 해파리 영상이 투영되어 있어 직접 손을 뻗어 터치하며 즐길 수 있다.
사진= 타이중 아쿠아리움 홈페이지
또 다른 체험 스폿은 실내 습지 체험관이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아쿠아리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갯벌 생태계를 만나볼 수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고 빠지는 조수간만의 변화를 실내에 재현해 놓았으며, 갯벌에 사는 짱뚱어와 농게 등 다양한 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 일부 체험 공간에서는 직접 물에 발을 담글 수도 있어 해안 생태계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아쿠아리움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한국에서 흔히 접했던 수족관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인 일반 입장료는 500대만달러(약 2만 2천원)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관이지만 공휴일 등에는 정상 운영할 수 있으니 방문 전 일정을 확인하자.
台中海洋館 Taichung Aquarium
No. 168號, Haiyang Road, Haibin Village, Qingshui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36
|
02 Lihpao Land Discovery World 리파오 랜드 디스커버리 월드 |
사진= 리파오 랜드 디스커버리 월드 홈페이지
이제는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여 볼 차례다. 아쿠아리움에서 차로 약 30분 이동하면 거대한 대관람차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타이중을 대표하는 테마파크인 리파오 랜드 디스커버리 월드(Lihpao Land Discovery World)다. 대만에서도 손꼽히는 짜릿한 롤러코스터와 다양한 회전 놀이기구를 갖추고 있어 놀이기구 마니아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 같은 곳이다. 성인 자유이용권의 정상가는 1300대만달러(약 5만원)이지만, 현장 할인 가격인 899대만달러(약 3만 7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
사진= 리파오 랜드 디스커버리 월드 홈페이지
이곳의 대표적인 놀이기구는 단연 그래비티 맥스다. 롤러코스터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트랙션이다. 일반적인 롤러코스터는 레일이 고정되어 있지만, 이 롤러코스터는 열차가 달리는 레일 자체가 움직인다. 열차가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갑자기 멈춰 서고, 열차가 놓인 레일이 천천히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탑승객은 수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게 된다. 이후 레일이 연결되는 순간 열차가 빠른 속도로 급강하한다. 마치 허공에 그대로 떨어지는 듯한 공포감은 평생 타 왔던 롤러코스터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수중에서 짜릿함을 주는 정글 래프팅도 있다. 원형 보트에 올라타 급류를 따라 이동하는 놀이기구로, 예상치 못한 순간 회전해 물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에버랜드의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상위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놀이기구들이 무섭다면 바이킹, 공중관람차를 타면서 시간을 보내도 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부 인기 놀이기구는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입장 후 먼저 탑승하는 것을 추천한다.
麗寶樂園
No. 8號, Furong Rd, Yuemei Village, Houli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21
|
03 Carpenter Workshop 카펜터 워크숍 |
사진= 타이중 관광청 홈페이지
카펜터 워크숍(Carpenter Workshop)은 나만의 목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형 공방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나무를 다듬고 조립하며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섬세한 목공 작업을 경험할 수 있다. 앞서 방문한 리파오 랜드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어 동선상으로도 체험을 이어가기 좋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목공 프로그램 가운데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나무 벽시계 만들기다. 약 90분 동안 나무판을 다듬고 시계 부품을 조립해 실제로 작동하는 벽시계를 완성하는 체험이다. 준비된 부품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포질로 나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직접 드릴을 사용하는 과정도 있어 제법 본격적인 목공 작업을 경험할 수 있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직접 만든 벽시계를 집에 걸어두고 볼 때마다 타이중에서의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사진= 카펜터 워크숍 인스타그램
이 밖에도 자동차 모양 연필깎이 만들기, 동물 모양 나무 화분 만들기, 순록 모양 휴대전화 거치대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체험마다 난이도와 소요 시간이 달라 자신의 취향과 일정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완성한 작품은 직접 가져갈 수 있으니 평범한 기념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사진= 카펜터 워크숍 인스타그램
목공 체험 비용은 선택한 프로그램에 따라 별도로 책정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다. 원하는 작품을 확실히 만들고 싶다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Carpenter Workshop
No. 4-12號, Jiuzhen Rd, Dunnan Village, Houli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21
|
04 Xiao Lin Boneless Goose Meat & Seafood 샤오린 우구 어러우 하이셴 |
사진= 샤오린 우구 어러우 하이셴 페이스북
드디어 기다리던 식사 시간이다. 여러 체험을 즐기느라 배가 고파졌다면 차를 타고 타이중 시내 방향으로 약 13분만 이동해 보자. 샤오린 우구 어러우 하이셴(Xiao Lin Boneless Goose Meat & Seafood)은 대만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타이중의 인기 식당이다.
식당 이름에도 들어가 있듯이 이곳의 대표 메뉴는 거위고기다. 뼈를 발라낸 거위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제공하는데, 오리고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거위 특유의 진한 풍미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거위고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식당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이곳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주문해 보자. 별다른 양념 없이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다가 소스를 곁들이면 또 다른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사진= 샤오린 우구 어러우 하이셴 페이스북
거위고기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소금에 절인 달걀노른자 오징어 요리를 추천한다. 쫄깃한 오징어에 짭조름하고 고소한 달걀노른자 양념을 입힌 요리로, 진한 감칠맛 덕분에 밥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여기에 뜨겁게 달군 돌의 열기를 이용해 새우를 익혀내는 스톤 새우 요리도 별미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점심과 저녁을 나눠 운영한다. 1인당 평균 식사 비용은 약 600대만달러(약 2만 5천원) 수준이다. 대만의 신선한 해산물과 거위고기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이다.
Xiao Lin Seafood Restaurant
No. 574-1, Guangfu S Rd, Guangxin Village,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
05 Zongzhan Night Market 쭝잔 야시장 |
사진= 타이중 관광청 홈페이지
대만 여행의 꽃은 야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의 마지막 코스는 타이중의 대형 야시장 중 하나인 쭝잔 야시장(Zongzhan Night Market)이다. 2021년 문을 연 비교적 새로운 야시장으로, 약 200개의 노점이 모여 있어 저녁마다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다른 야시장과 달리 다양한 길거리 음식뿐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임과 놀이시설까지 있다.
야시장에 왔다면 우선 먹거리가 맛있어야 한다. 대표 간식으로는 대만식 고구마볼인 디과추가 있다. 고구마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튀긴 음식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다. 조금 더 든든한 음식을 원한다면 둥산 야터우를 먹으면 된다. 오리 머리와 목, 날개 등을 특제 양념에 졸인 뒤 튀겨낸 대만의 전통 길거리 음식이다. 다소 생소한 비주얼에 망설여질 수도 있지만, 달콤하고 짭조름한 양념이 어우러져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간식이다. 이 밖에도 바삭하게 튀긴 두유 양념 닭 날개와 홍콩식 에그와플 등 다양한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배를 채웠다면 이제 본격적인 게임 시간이다. 야시장 곳곳에는 풍선 사격과 고리 던지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있다. 풍선 사격은 장난감 총이나 다트로 풍선을 맞히는 게임이며, 고리 던지기는 일정한 거리에서 고리를 던져 상품에 걸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놀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게임을 즐기며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있을 것이다.
Zongzhan Night Market
406 대만 Taichung City, Beitun District, 敦富路與號敦富一街口
타이중의 매력에 몸을 맡기고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 있을 것이다. 익숙한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도 좋지만, 때로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여행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하루 종일 웃고 떠들며 쌓인 추억은 여행이 끝난 뒤에도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글= 이경동 여행+ 에디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