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에 있는 다바오는 세부나 보라카이 같은 유명 관광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시다. 전형적인 휴양지라고 하기에도, 화려한 대도시라고 하기에도 어딘가 애매하다. 하지만 바로 그 애매함 속에 다바오만의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다. 푸른 바다와 울창한 숲, 그리고 도시 곳곳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녹아든 현지의 일상과 문화를 마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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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D’ Bone Collector Museum 디 본 콜렉터 박물관 |
사진= 디 본 콜렉터 박물관 페이스북
다바오 여행의 첫 번째 코스는 디 본 콜렉터 박물관(D’ Bone Collector Museum)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동물의 뼈와 골격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흔히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하면 동물의 박제나 모형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조금 다르다. 고래와 코끼리, 곰, 상어 등 실제 동물의 골격을 전시해 평소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했던 동물들의 뼈를 눈앞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사진= 디 본 콜렉터 박물관 페이스북
그중에서도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향유고래의 골격이다. 무려 12.5m에 달해 박물관 바닥부터 천장까지 꽉 채우고 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게 이어진 척추와 커다란 갈비뼈를 보고 있으면 살아 있을 때의 모습이 자연스레 상상된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고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끼리와 곰은 물론 사자와 하마 등 육상동물의 골격도 곳곳에 있다. 상어와 돌고래, 바다거북 같은 해양생물의 표본도 빼놓을 수 없다. 동물마다 뼈의 크기와 생김새가 제각각이라 하나씩 비교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사진= 디 본 콜렉터 박물관 페이스북
개관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1인당 250페소(약 6000원)이다.
D’ Bone Collector Museum
76-A San Pedro St, Talomo, Davao City, Davao del Sur,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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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San Pedro Metropolitan Cathedral 샌 페드로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
사진= 다바오 관광청 홈페이지
박물관에서 퀘존 대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넓은 접시 같기도, UFO 같기도 한 신기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샌 페드로 메트로폴리탄 대성당(San Pedro Metropolitan Cathedral)은 다바오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 성당 터에 세워진 유서 깊은 성당이다. 1840년대 처음 세워진 이후 여러 차례 재건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독특한 외관은 성 베드로가 타던 배와 필리핀 남부의 전통 돛단배인 빈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현대적인 외관과 달리 내부는 꽤 고풍스럽다. 밖에서 봤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생각하면 내부도 세련된 모습일 것 같지만 막상 들어서면 예상과는 사뭇 다르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제단과 넓은 예배 공간이 주를 이루며 곳곳에 놓인 성상과 가지런히 늘어선 의자들이 차분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조용히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종교가 없더라도 자연스레 목소리를 낮추고 절로 고개를 숙이게 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실제 미사가 진행되는 성당인 만큼 방문 시에는 단정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특히 미사 시간에는 내부 관람이나 사진 촬영에 주의하도록 하자.
샌 페드로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3J85+2M7, San Pedro St, Barangay 38-D, Poblacion District, Davao City, Davao del Sur,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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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People’s Park 피플스 파크 |
사진= 피플스 파크 페이스북
성당에서 도보로 10분가량 이동하면 넓게 펼쳐진 도심 속 공원을 마주할 수 있다. 피플스 파크(People’s Park)는 다바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문화 테마공원이다. 여느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녹지 공원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이곳에는 민다나오 원주민을 형상화한 조각상부터 다양한 열대식물, 인공폭포와 분수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단순히 산책만 즐기는 공원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 피플스 파크 페이스북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포인트는 조각상이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필리핀수리 조각상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필리핀수리는 다바오를 상징하는 새이자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맹금류다. 자세히 보면 조각상 아래에는 민다나오 원주민 아이들의 모습도 함께 표현돼 있다. 이러한 원주민 조각상은 입구뿐 아니라 공원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저마다 다른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어 하나씩 비교해 보면 더욱 흥미롭다. 다바오가 지역 원주민의 문화와 전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피플스 파크 페이스북
다만 피플스 파크는 다른 공원에 비해 문을 늦게 열고 늦게 닫는 편이다. 운영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니 아침 일찍 방문했다가 헛걸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People’s Park
J. Palma Gil St, Poblacion District, Davao City, 8000 Davao del Sur,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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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The Fat Cow 더 팻 카우 |
사진= 더 팻 카우 페이스북
필리핀에 왔다고 반드시 필리핀 음식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특히 현지 음식은 간이 세거나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낯설 수 있다. 이럴 때 부담 없이 맛있는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다바오의 인기 레스토랑이 있다. 더 팻 카우(The Fat Cow)는 다바오 도심에 있는 고급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이다. 그렇다고 그저 뻔한 양식집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서양식 요리에 아시아의 풍미를 더한 현대식 비스트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사진= 더 팻 카우 페이스북
더 팻 카우를 대표하는 메뉴는 역시 와규·앵거스 스테이크다. 부드러운 식감과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이 매력으로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스테이크만 소개하고 넘어가기에는 아쉽다. 트러플 특유의 진한 향과 크리미한 소스가 어우러진 블랙 트러플 파스타 역시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이 밖에도 한국인에게 친숙한 김치 라이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요리와 해산물의 풍미를 살린 리소토까지 준비돼 있다.
다바오의 일반적인 식당에 비해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다. 보통 1인당 1200페소(약 2만 5000원)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그래도 한국 물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이럴 때 실컷 양질의 스테이크를 먹어두자.
The Fat Cow
V. Mapa St, Poblacion District, Davao City, Davao del Sur,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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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Gaisano Mall of Davao 가이사노 몰 오브 다바오 |
사진= 가이사노 몰 오브 다바오 페이스북
명소를 돌아보고 든든히 배까지 채웠다면 이제는 쇼핑을 즐길 차례다. 식당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거대한 복합 쇼핑몰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다바오의 대표적인 대형 쇼핑몰인 가이사노 몰 오브 다바오(Gaisano Mall of Davao)다. 1997년 문을 연 이곳은 쇼핑뿐 아니라 영화관과 식당, 카페, 게임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쇼핑몰에는 의류와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잡화를 판매하는 매장이 층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고급 브랜드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현지 브랜드와 보세 상품이 많다. 한국인의 눈높이에서는 디자인이나 품질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따로 있다. 바로 가이사노 슈퍼마켓이다.
슈퍼마켓에는 필리핀 현지 과자와 음료, 각종 식료품이 가득하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열대과일 맛 과자부터 말린 망고, 바나나칩, 필리핀 커피와 초콜릿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고르기에도 제격이다. 익숙하지 않은 포장지와 처음 보는 상품들을 하나씩 구경하다 보면 생각보다 장바구니가 금세 무거워질지도 모른다.
쇼핑몰 6층에는 더 피크(The Peak)라는 별도의 식사 및 휴식 공간이 있다. 일반적인 실내 푸드코트와 달리 야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일부 구역에서는 다바오의 도심 풍경도 내려다볼 수 있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가이사노 몰 오브 다바오
J.P. Laurel Ave, Obrero, Davao City, 8000 Davao del Sur, 필리핀
다바오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나면 처음 느꼈던 애매함이 조금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볼거리나 특별한 휴양 시설이 없어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남들이 다 가는 뻔한 여행지가 조금은 지겨워졌다면 이번에는 다바오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글= 이경동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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