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장 고성은 보는 풍광 만큼이나 미식 여행지로도 화려하다. 옥룡설산 청정수와 운남 토양이 빚은 식재료는 나시족 손맛을 거쳐 식탁 위에 오른다. 뻔한 관광객 전용 식당 대신 현지인 활기가 넘치는 시장과 골목 깊숙한 식당을 골랐다. 한국인 입맛을 저격하고 여행 만족도를 채워줄 로컬 명소 3곳을 소개한다.
리장의 식탁, 고성 ‘충의 시장’ (Ancient City Zhongyi Market)

리장 고성 남쪽 입구에 들어서면 관광객 인파 대신 진짜 나시족의 일상이 시작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화려한 간판 뒤편에서 현지 주민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지켜온 충의시장이다. 1996년 리장 대지진 이후 원래 농지였던 이곳은 물류와 무역의 거점으로 변모하며 도시의 운명을 바꿨다.

지금은 고성 안에서 유일하게 갓 수확한 신선한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농산물 시장으로 . 하루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드나들며 신선한 채소와 야생 버섯, 훈제 고기, 핑거 그레이프를 포함한 산더미 같은 과일을 저렴하게 거래한다. 모든 결제는 알리페이로 끝낸다.

낮엔 전통 식재료 시장으로 북적이다가 오후 6시가 지나면 화려한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구운 에르콰이(烤饵块), 병아리콩 젤리인 치도우량펀(鸡豆凉粉), 야크 우유 치즈를 구운 구이유러샨(烤乳扇), 튀긴 감자인 자바이양위(炸洋芋) 같은 나시족 특산 간식이 골목을 가득 채운다.

운하와 버드나무, 나시족 건축 양식인 ‘삼방일조벽’이 시장을 감싸고, 전통 복장인 ‘칠성피첸’을 입은 여성들이 나시어로 흥정하는 모습은 벽 없는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수공예품 체험 부스 23곳에서는 동바종이를 만들거나 은제품 제작을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작년 리모델링을 통해 더욱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북적임을 피하고 싶다면 오전 10시 전에, 현지인과 어울려 야식을 즐기고 싶다면 저녁 포장마차 거리를 방문하면 된다.
정통 윈난의 맛, 윈쉐리(云雪丽, Yunxueli) 로컬 식당

충의시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리장 고성의 상징 목부(木府)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윈쉐리(云雪丽, Yunxueli) 식당에 닿는다. 로고에 담긴 녹색 산과 버드나무 디자인처럼 자연과 나시 문화가 어우러진 테마 공간에서 현지 야생 버섯과 산채를 강조한 정통 윈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상업적인 관광객용 식당들과 달리 현지인 이용률이 60%를 넘을 정도로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특히 운남성 특유의 강한 향신료 거부감 없이 재료 본연의 신선함을 즐길 수 있어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된 곳이다.
메뉴의 핵심은 운남의 보물이라 불리는 야생 버섯이다. 각종 버섯을 잎에 싸서 구운 ‘포소균고(包烧菌菇)’는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일품이며, 옥룡설산의 맑은 물에서 자란 ‘설산어(雪山鱼)’ 비법 요리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살코기 맛이 압권이다.
이외에도 야생 버섯 전골, 증기 닭, 야크 고기 구이 등 웰니스 트렌드에 맞는 메뉴들이 즐비하다. 넓은 홀과 야외 테라스에서 나시 민속 공연이나 차마고도 스토리를 들으며 먹는 식사는 리장 여행의 미식 경험을 한 단계 풍성하게 만든다. 창밖 고성 골목 풍경을 배경 삼아 현지 재료로 만든 수준 높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운남 커피의 화려한 변신, 위시 커피 (Wish Coffee, 愿望咖啡)


충의시장의 활기찬 골목을 따라 5분 정도 들어가면 마치 비밀 정원처럼 숨겨진 위시 커피(Wish Coffee)를 만날 수 있다. 현지 상인들이 잠시 숨을 돌리는 아지트 같은 이곳은 나시풍 나무 문과 작은 간판 뒤로 세련된 반전 매력을 품고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윈난성의 풍부한 커피 자산을 시각과 후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문적인 공간이다. 매장 한편에 마련된 시향 코너에는 다양한 윈난산 원두가 플라스크에 담겨 있어, 손님이 직접 펌프를 눌러 향을 맡고 산지와 가공 방식이 적힌 카드를 확인하며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를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인 ‘화단(花旦)’은 이곳의 독창성을 한 잔의 음료에 응축했다. 코코넛 워터, 장미, 목련을 커피와 조합하여 리장 특유의 화사한 풍미를 구현했는데, 컵 위에 층층이 쌓인 부드러운 크림과 그 위에 장식된 말린 꽃잎의 비주얼은 리장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투영한다.
내부에는 따뜻한 원목 테이블과 라탄 의자, 은은한 캔들 소품이 배치되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최적이며 깨끗한 화장실까지 완비했다. 전문적인 추출 기구와 세련된 메뉴 카드는 이곳이 윈난 커피라는 로컬 콘텐츠를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는지 증명한다. 고성 산책 중 만나는 이 비밀 정원 같은 공간에서 꽃 향기 가득한 수준 높은 운남 커피를 즐기는 것은 리장 여행의 잊지 못할 순간이 된다.
리장=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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