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뜨거운 가을, 가장 와일드하게 보내는 방법 [페스티벌 플러스]
제14회 완주 와일드 & 로컬 푸드 축제 개막
물고기 잡고 장작 패고·지역 특색 요리 한상
가을이 점점 깊어져간다. 산과 들의 풍경 만큼 여행도 조금씩 달라진다. 푸른 숲을 바라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때로는 물에 뛰어들고 장작을 패고 불을 피우며 몸을 움직이는 여행이 더 짜릿하다. 여기에 갓 수확한 농산물과 뜨거운 불맛까지 더해진다면 가을 여행의 기억은 한층 진해진다.
전북 완주가 준비한 가을 축제가 그렇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고, 직접 잡고 만들고 구워 먹는 이른바 와일드한(거친) ‘야생 여행’이다. 완주군이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제14회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는 ‘불 타오르는 거친 야생’이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번 축제는 고산의 청정 자연을 무대로 자연과 사람이 조금 더 원초적인 방식으로 만나는 체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먼저 만나볼 곳은 시랑천 일원이다. 이곳에서는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체험이 펼쳐진다. 여기에 메뚜기 잡기와 수상 패들보드(SUP), 워터롤러 등도 마련해 물과 자연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
‘로컬 부시크래프트존’에서는 또 다른 야생의 재미가 기다린다. 대장간 체험과 장작패기 등 자연과 생활기술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도구를 직접 다루고 나무를 패는 경험은 화면 속에서 보는 체험과는 차원이 다르다. 장작이 쪼개지는 순간의 소리와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까지 여행의 일부가 된다.
불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불타는 화덕존’에서는 완주의 전통적인 감자삼굿을 재현한다. 감자삼굿은 불과 돌, 땅을 활용해 감자 등을 익혀 먹는 전통 방식이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불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던 옛사람들의 생활을 축제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나무와 밧줄을 활용한 ‘트리 익스트림’도 모험심을 자극한다. 모두 18종의 체험 코스로 구성해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조금 더 편안하게 즐기고 싶다면 ‘와일드놀이터’로 가보자. 볏짚 미끄럼틀 등 자연의 재료를 활용한 놀이공간을 마련한다.
와일드하게(거칠게) 몸을 움직였다면 이제 배를 채울 차례다. 완주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로컬푸드 생산지다. 이번 축제에서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여행객의 식탁에 오른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13개 읍·면 주민들이 직접 차려내는 ‘로컬밥상’이다. 각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을 활용해 주민들이 손수 음식을 준비한다. 한 지역의 맛을 한 접시에 담는 일반적인 축제 음식과 달리 완주의 여러 지역이 각자의 맛을 내놓는다.
‘로컬장터’에서는 제철 농특산물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완주에서 어떤 농산물이 나고 주민들이 어떤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미식관광존에서는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퓨전 요리와 지역 전통주도 맛볼 수 있다. 전통적인 맛에 현대적인 조리법을 더한 음식부터 완주의 농산물과 어울리는 술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는 공간이다.
고기를 좋아한다면 이동식 정육점도 놓치기 어렵다. 완주 한우와 신선한 쌈채소를 현장에서 구워 먹을 수 있다. 숯불 위에서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는 냄새에 이끌리다 보면 어느새 여행객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식탁으로 향한다.
축제의 밤은 낮보다 더 뜨거워진다. 개막식에서는 군민이 함께하는 부싯돌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작은 불씨에서 시작한 불꽃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어지는 축하공연과 ‘와푸 뮤직 파티’는 가을밤의 분위기를 한껏 달군다.
10월 3일 오후에는 유명 요리 유튜버 ‘정육왕’이 참여하는 한돈 해체쇼와 바비큐 나눔 행사도 열린다. 한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변하는지 살펴보고 완성된 바비큐를 함께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톱맨·톱걸을 찾아라’에서는 나무와 도구를 활용한 이색 경쟁이 펼쳐지고, ‘완주 9품 깜짝 경매’에서는 완주를 대표하는 농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 구경하는 사람과 참여하는 사람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 와푸축제의 재미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행사도 이어진다. ‘2026 완주 트레일런 대회’와 노르딕워킹 대회가 열리고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와 읍·면 신바람 체조대회, 주민참여 공연도 축제장에 활기를 더한다. 지역 주민이 축제의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으로 참여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축제를 즐기면서 완주의 색깔을 담은 기념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완주로컬굿즈스토어’에서는 지역의 문화와 감성을 담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여행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도 갖췄다. 올해는 축제장 전 구역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희태 전북 완주군수는 “제14회 와푸축제는 청정 고산의 자연 속에서 야생의 생동감과 건강한 먹거리의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며 “축제장을 찾는 모든 방문객이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완주만의 특별한 매력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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