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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1452개 중 가장 매력적인 곳은 어디? 빅데이터로 뽑은 ‘한국 대표 축제’

여행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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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숨어 있던 축제를 모두 모으면 수가 1452개에 달한다. 축제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 중 방문객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축제는 어디일까.

야놀자리서치는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26 한국 대표 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Korea Festival Attractiveness Index·NOL 한국 축제 지수)’를 공개했다. 이 지수는 국내 최초 소셜 빅데이터 기반 소비자 중심 축제 평가 지표다. 연구는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T애널리틱스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평가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얼마나 유명한가’와 ‘가보니 얼마나 좋았는가’. 전국 축제를 인지도와 매력도라는 두 축으로 나눠 순위를 매겼다.

1452개 SNS 탈탈 털었다…‘유명한가, 가보니 좋은가’

사진= 야놀자리서치

이번 연구는 바이브컴퍼니와 협업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블로그, X(옛 트위터),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최근 1년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다. AI 감성분석 모델을 활용한 경험 평가도 포함했다.

인지도 평가에는 온라인에서 축제가 얼마나 많이 언급됐는지를 보여주는 ‘버즈량’을 활용했다. 매력도는 온라인 게시글의 긍정 비율을 분석해 실제 축제 경험에 대한 평가를 측정했다. 두 지표를 각각 50%씩 반영해 종합 점수를 산출했다.

김은영 바이브컴퍼니 AX연구소장은 약 20년간 소셜·뉴스 데이터를 수집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도배·스팸성 게시물을 수집 단계에서 걸러냈다고 설명했다. 축제 공식 명칭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가 실제 사용하는 별칭까지 검색어에 반영했다.

서울세계불꽃축제 1위…‘가보니 최고’는 춘향제

사진= 야놀자리서치

종합 1위는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차지했다. 단 하루 열리는 행사임에도 소셜 관심과 대중적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기록했다. 인지도는 전국 1위, 매력도는 7위였다.

2위는 진해군항제였다. 인지도 2위, 매력도 5위로 두 부문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종합 3위 춘향제는 매력도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인지도는 8위였지만 전통 서사와 광한루원 야경 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매력도 10점 만점을 기록했다.

종합 4위는 서울빛초롱축제, 5위는 보령머드축제가 차지했다. 이어 백제문화제, 부산불꽃축제, 영등포여의도봄꽃축제, 얼음나라화천산천어축제, 서울재즈페스티벌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1~20위에는 광양매화축제와 논산딸기축제, 이천도자기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곡성세계장미축제, 궁중문화축전, 중랑서울장미축제, 평창송어축제 등이 포함됐다.

사람은 몰리는데 왜 만족도 낮을까…두 지표의 격차

이번 지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인지도’와 ‘매력도’의 격차다.

음악축제는 평균 인지도가 높은 반면 매력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유명 아티스트 출연과 라인업 공개가 온라인 화제성을 끌어올렸지만 현장 운영 과정에서 매력도가 깎였다는 분석이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J-POP 및 아이코닉 뮤직 페스티벌인 ‘원더리벳’은 인지도 3위를 기록했지만 매력도는 99위에 그쳤다. 종합 20위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역시 인지도는 12위였지만 매력도는 84위였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원인으로 ‘무대 밖의 경험’을 지목했다.

손 부연구위원은 “인지도는 라인업에서 나오지만 매력도는 현장 운영에서 만들어진다”며 “줄 서는 시간과 동선, 주차, 화장실, 음량, 셔틀 등이 매력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지도는 예산을 투입해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매력도는 그렇지 않다”며 “교통과 숙박 등 도시 차원의 수용 태세까지 갖춰야 글로벌 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통문화유산이나 지역 특산물 축제에서는 인지도보다 매력도가 높은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동백꽃주꾸미축제는 인지도 100위였지만 매력도는 44위였다. 소래포구축제도 인지도 61위에 비해 매력도는 21위로 높았다.

지역축제는 대형 음악축제보다 홍보 예산이 적어 사전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대가 낮았던 만큼 현장에서 예상보다 좋은 경험을 하면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성공한 축제 공통점은 ‘내가 직접 한다’

사진= 야놀자리서치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과 변재문 세종대학교 교수, 최동석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본부장, 이즈피엠피 부사장, 김은영 바이브컴퍼니 AX연구소장, 최규완 경희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성공한 축제의 핵심으로 ‘참여’를 꼽았다. 단순히 무대와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축제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화천산천어축제가 거론됐다. 얼음에 구멍을 뚫고 직접 낚시하면서 옆 사람과 자연스럽게 경쟁한다. 산천어를 잡지 못하면 장소를 옮겨 다시 도전한다. 직접 잡은 산천어를 먹거나 가져갈 수 있어 축제 이후에도 결과물이 남는다.

이즈피엠피 부사장은 이를 ‘테이크 홈 밸류(Take-home Value)’라고 설명했다. 방문객이 축제에서 무언가를 직접 얻고 이를 기억이나 사진, 물건 등의 형태로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보령머드축제도 참여형 축제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사례로 꼽혔다.

관광객이 직접 머드를 몸에 바르고 뛰어노는 구조여서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축제 참가자가 된다. 머드비누와 화장품 등 지역 산업으로 연결했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최 본부장은 “축제에서는 결국 매력도가 인지도를 이긴다고 본다”며 “보령머드축제는 방문객이 직접 머드를 몸으로 느끼고 뛰어놀 수 있는 참여형·경험형 콘텐츠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야만 볼 수 있어야”…K축제의 다음 숙제

이번 지수가 던진 최종 과제는 ‘글로벌화’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교수는 국내 축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고유 자산과 킬러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축제 재편을 제안했다. 데이터 기반 고객 세분화와 인지도·매력도에 따른 맞춤형 브랜딩, 민간 전문조직 중심의 지속가능한 운영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축제에서 벗어나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성도 중요하다. 축제가 지자체장이나 정책 변화에 따라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 해외 관광객이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 일정과 개최 장소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나의 여행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장기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코첼라’ 역시 해외 순회형 행사보다 특정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첼라, 옥토버페스트, 에든버러 프린지처럼 세계적인 축제들은 특정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전 세계인을 그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관광자산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역시 K컬처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와야만 경험할 수 있는’ 세계적 대표 K축제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앞으로 NOL 한국 축제 지수를 매년 발표할 계획이다. 축제 시장의 변화를 추적하고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운영기관이 축제 개발과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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