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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탁발부터 메콩강까지…루앙프라방의 일상을 품은 호텔 ‘아만타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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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루앙프라방은 메콩강과 남칸강 사이에 자리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다. 도시 한가운데 솟은 푸시산 정상에는 황금빛 불탑 탓 촘시(That Chom Si)가 자리하고 거리에는 사원과 프랑스풍 건축물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오래된 건축물과 사원이 이어지는 시가지를 걷다 보면 라오스의 전통과 프랑스 통치 시절의 흔적이 한 공간에 겹쳐진 풍경을 만난다. 도시의 역사와 분위기를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아만타카를 숙소로 정해볼 만하다.

아만타카는 1920년대 프랑스 통치 시절 세워진 루앙프라방 도립 종합병원 자리에 들어섰다. 외과·내과·산부인과를 갖춘 일반 병원으로 시내와 인근 주민을 진료하다 2005년경 새 병원이 문을 열면서 폐쇄됐고 한동안 방치됐다. 이후 아만 그룹이 부지를 인수해 리노베이션을 진행했고 2009년 아만타카로 문을 열었다.

루앙프라방은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기존 건물을 함부로 허물거나 변형하기 어렵다. 아만타카는 기존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낮은 단층 건물과 흰 외벽, 초록색 창살, 붉은 기와지붕 등 1920년대 프랑스풍 건축의 특징을 살려 복원했다. 병원 부지였던 덕분에 넓은 평지 정원과 오래된 나무를 그대로 품었고 객실은 독채에 가까운 형태로 배치해 사적인 시간을 보내기 좋게 했다.

넓게 펼쳐진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낮게 내려앉은 붉은 기와지붕 아래 고풍스러운 로비가 나온다. 과거 병원의 엑스레이실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실내는 장식을 최대한 덜어내고 간결하게 꾸몄다. 황금빛 사원과 화려한 조각으로 가득한 루앙프라방의 거리 풍경과 대비되면서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간결한 동남아시아풍 목재 가구와 명상하는 불교 승려를 담은 흑백 사진 등이 공간을 채운다. 낮은 조명과 원목 소재가 어우러져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거리의 소음에서 한 걸음 떨어진 느낌을 준다.

24개의 스위트 객실은 그늘진 중앙 정원과 넓은 수영장을 둘러싸듯 배치했다. 흰색 외벽과 붉은 기와지붕, 짙은 녹색 창호가 어우러진 건물 안에는 긴 복도와 작은 공간으로 이어지는 옛 병동의 흔적도 남아 있다. 시내 중심에 자리하지만 교통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푸시산 기슭의 보호 유산 지역에 자리한 덕분에 도심 한가운데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아만타카의 분위기는 매끈하고 인공적인 세련미보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에 가깝다. 상당수 공간과 요소를 사람의 손으로 완성했다. 오픈 에어 형태로 마련한 메인 레스토랑의 투박하게 썰어낸 채소와 조용하지만 세심하게 손님을 살피는 전담 직원의 서비스에서도 그런 성격이 드러난다. 프랑스 통치 시절의 건축과 정원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라오스의 문화와 일상을 가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폭넓게 마련했다.

호텔 이름은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인 티피타카에서 따왔다. 새벽 탁발부터 호텔 전용 보트를 타고 메콩강을 오르는 일정까지 루앙프라방의 문화와 영성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티크와 베이커리, 식당은 물론 메콩강과 야시장까지 걸어서 닿을 수 있어 시내를 둘러보기에도 편리하다.

루앙프라방 국제공항에서는 차로 약 10분 거리다. 방콕·치앙마이·하노이·시엠립·쿤밍·선전·창사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정기 항공편이 운항한다. 객실에는 커피 머신과 간식을 매일 채워둔다. 더 레스토랑에서는 아침 식사를 단품 메뉴로 주문할 수 있다. 오후에는 디저트와 쿠키를 곁들인 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탁 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안뜰을 지나 루버 문을 열면 높은 천장의 침실이 이어진다. 객실 중앙에는 킹사이즈 캐노피 침대를 놓고 실크 모기장을 사방으로 드리워 침대를 감싼다. 큰 창과 아치형 유리문 사이로 초록색 덧창이 보이고 복도 끝에는 짙은 원목 책상을 배치했다. 거실에는 짙은 붉은색 마호가니로 만든 프랑스풍 책상과 푹신한 쿠션을 얹은 벤치가 있어 앉아 엽서나 편지를 쓰기 좋다.

욕실에는 세면대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하고 별도의 드레스 공간과 독립형 아일랜드 욕조를 마련했다. 객실에 따라 전용 뒷마당과 수영장이 연결되며 수영장을 둘러싼 안뜰에는 라운지 체어를 놓아 객실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스위트는 아늑하고 큰 스위트에는 전용 수영장이 딸려 있다.

더 레스토랑은 개방감 있는 프랑스풍 공간이다. 아침·점심·저녁에 문을 열며 원목 원형 테이블과 라탄 의자 위로 유리잔을 가지런히 놓았다. 라오스와 서양의 맛을 현지 재료 중심으로 조합해 선보이며 호텔이 직접 가꾸는 유기농 농장의 계절 재료도 사용한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 바는 라탄 가구를 들인 프랑스풍 공간으로 저녁 식사 전후 술 한 잔이나 시가를 즐기기 좋다. 풀 테라스에서는 야외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 칵테일을 즐길 수 있으며 라오스와 서양 메뉴를 함께 선보인다. 스위트 안이나 개인 정원에서 즐기는 프라이빗 다이닝도 마련한다.

공용 정원을 지나면 아만 스파가 나온다. 조각처럼 다듬은 관목과 키 큰 토착 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며 스파를 둘러싼다. 프라이버시를 지키도록 설계한 공간에서 전신 마사지와 페이셜, 바디 랩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다. 전통 동남아시아 마사지 기법에 현지 허브를 더하고 아만의 시그니처 유기농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한다.

트리트먼트 룸은 4개이며 각각 탈의 공간과 자쿠지, 휴식 공간을 갖췄다. 스팀과 사우나 시설에는 온탕과 냉탕도 마련했다. 숙련된 테라피스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과정을 세심하게 이끌며 따뜻하고 깊은 압박감의 마사지로 긴장을 풀어준다.

중앙 수영장을 내려다보는 곳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요가 스튜디오가 있다. 요청하면 개인 요가 수업을 예약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 테니스 코트가 있다. 길이 26m의 메인 수영장은 짙은 초록색 타일로 둘렀으며 흰색 라운저와 파라솔을 물가를 따라 배치했다.

라이브러리에는 한국어를 포함해 여러 언어로 된 책을 비치했고 와이파이도 이용할 수 있다. 부티크에서는 직물과 실크, 현지 미술품과 사진 등 라오스 수공예품과 예술품을 판매하며 지역 공동체를 지원한다.

루앙프라방은 도보나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이 좋다. 호텔에서는 사원을 둘러보는 가이드 워킹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골로 나가 전통 마을을 둘러보는 일정도 마련했다. 이른 새벽에는 호텔 앞을 지나는 승려에게 공양하는 탁발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오전과 오후에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에서는 전통 라오 요리를 배운다. 셰프와 함께 아침 시장에 나가 직접 재료를 고르는 과정부터 시작해 현지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루앙프라방(라오스)=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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