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고원 도시 달랏은 해발 1500m에 자리해 일 년 내내 서늘한 날씨를 유지한다. 이런 지형 덕에 새벽마다 골짜기 아래에서 안개가 피어올라 산등성을 타고 넘어오는 장면을 볼 수 있고 이 안개는 해가 뜨면서 서서히 걷히며 하루를 시작한다. 달랏 시내 곳곳 언덕에는 이 새벽 풍경을 즐기려고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여는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다. 안개와 구름 그리고 노을까지 시간대별로 다른 표정을 볼 수 있는 고지대 뷰 포인트 카페 4곳을 소개한다.
띠엠 까페 빈민오이 Tiệm cà phê Bình Minh Ơi
사진=공식 페이스북
호앙화탐 언덕에 자리한 띠엠 까페 빈민오이는 이름부터 ‘안녕 일출’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새벽 운해와 일출을 보려는 현지 젊은 층이 이른 시간부터 발걸음을 옮기는 곳이다.
달랏 시내 중심가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호앙화탐 언덕 위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도시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고요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산세와 능선 너머로 피어오르는 새벽 안개, 웅장한 구름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상호인 ‘Bình Minh Ơi(빈민오이)’가 뜻하는 ‘안녕, 일출아’ 혹은 ‘오라, 아침 해여’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이곳은 새벽 시간대 운해 감상부터 일몰, 밤 시간대 어쿠스틱 공연까지 시간대별로 매력이 다른 복합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해 새벽 일찍 움직여야 하는 달랏 구름 감상 일정에 맞출 수 있다. 휴무일은 없고 저녁 시간(월·금·토·일요일 오후 6시~8시)에는 라이브 어쿠스틱 공연이 열리고 공연 입장권은 음료 1잔을 포함해 12만동(한화 약 6500원)이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고산지대 특유의 구름 바다와 따뜻한 목조 감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달랏은 ‘영원한 봄의 도시’이자 안개의 도시로 불리는데 이 카페는 야외 테라스에서 파노라마 뷰를 갖춰 험한 산을 오르지 않고도 수평선처럼 펼쳐진 안개와 일출을 바라볼 수 있다. 정돈된 포토존과 감성적인 인테리어, 깔끔한 위생 상태, 사진이 잘 나오는 조명과 자연광까지 갖춰 사진 남기기를 좋아하는 여행객의 발길이 잦다.
건축적으로는 달랏 전통 목조 가옥 구조를 현대적인 빈티지 감성으로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외관과 내부 모두 따뜻한 질감의 목재를 적극 활용해 주변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산장 같은 분위기를 낸다. 내부에는 빈티지 가구와 오래된 소품, 옛 사진들을 배치해 세월의 멋을 더했다.
꼭 맛봐야 할 대표 음료는 베트남식 단짠의 맛을 보여주는 ‘카페 무이(Cà phê muối, 소금 커피)’다. 고소하고 쌉싸름한 로부스타 원두 위로 짭조름한 크림을 올려 달랏의 서늘한 아침 공기 속에서 마시기 좋다. 따뜻한 음료를 원한다면 달콤한 연유와 에스프레소를 섞은 ‘박씨우 농(Bạc xỉu nóng, 따뜻한 연유 라떼)’이나 달랏 현지 농장에서 기른 딸기로 만든 ‘느억 엡 자우 떠이(Nước ép dâu tây, 생딸기 주스)’를 마셔볼 만하다.
이곳이 알려진 배경에는 안개와 구름을 가장 가까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새벽 5시쯤 야외 테라스에 앉아 갓 내린 커피를 들고 있으면 발아래로 흰 구름 바다가 펼쳐지고 소나무 숲 사이로 붉은 일출이 번진다. 해가 뜬 뒤에도 채도 높은 하늘과 초록 언덕, 목조 건물과 흰 국화꽃이 어우러져 어느 자리에서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새벽의 운해, 낮의 청량한 고원 풍경, 노을빛 황혼, 밤의 음악회까지 하루 종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공간이라 달랏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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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Hoàng Hoa Thám, Xuân Hương – Đà Lạt, Lâm Đồng, 베트남
카페 초베오(Cheo veooo)
사진=공식 페이스북
이어서 찾아갈 곳은 달랏 시내 남동쪽 웅브엉 거리의 가파른 소나무 숲 언덕에 숨어 있는 목조 카페 초베오(Cheo veooo)다. 베트남어로 ‘위태롭게 걸쳐 있다’ 혹은 ‘높은 언덕’을 뜻하는 이름처럼 비탈길 끝자락에 세워진 나무 오두막 구조를 하고 있다. 목재 기둥과 지붕, 벽면을 채운 통유리와 오픈형 테라스가 실내와 바깥 숲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문다.
탁 트인 소나무 숲과 달랏 산세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새벽에 방문하면 골짜기 아래에서 피어올라 산등성을 넘어오는 짙은 안개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고 해 질 녘에는 노을빛이 소나무 가지 사이로 쏟아진다. 대표 메뉴는 달랏 원두로 내린 베트남식 연유 커피와 상큼한 오렌지 레몬그라스 티다. 안개 낀 이른 아침이나 서늘한 오후에 따뜻하게 마시는 오렌지 레몬그라스 티는 몸을 데워줘 마셔볼 만하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고 정기휴무는 없다.
116 Đ. Hùng Vương, Xuân Trường – Đà Lạt, Lâm Đồng 66000 베트남
가우 가든(Gâu Garden)
사진=공식 페이스북
세 번째로 소개할 가우 가든(Gâu Garden)은 시골 언덕집을 개조해 넓은 잔디 정원과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을 함께 갖춘 곳이다. 언덕 절벽 끝자락에 곡선 형태로 배치한 원목 원형 시트가 이곳 핵심 요소로 여기 앉으면 아래로 펼쳐진 계곡과 온실 마을,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름이 낮게 깔리는 날에는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듯한 사진을 남길 수 있고 강아지들이 정원을 자유롭게 거닐어 시골집 같은 온기도 느껴진다.
꼭 마셔볼 음료는 달랏 특산 아보카도를 갈아 만든 신 또 보(Sinh tố bơ)와 시그니처 코코넛 커피(Cà phê cốt dừa)다. 아보카도의 진한 풍미가 고지대 카페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정기휴무 없이 운영해 노을과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2/2 2, Trần Quang Diệu, Xuân Hương – Đà Lạt, Lâm Đồng, 베트남
띠엠 까페 띡 머 토(Tiệm cà phê Túi Mơ To)
사진=공식 페이스북
마지막으로 소개할 띠엠 까페 띡 머 토(Tiệm cà phê Túi Mơ To)는 ‘커다란 꿈이 담긴 가방’이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달랏의 빈티지 러스틱 스타일을 가장 잘 담아낸 대형 야외 정원 카페다. 오래된 목조 건물과 녹슨 양철 지붕, 경사면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흰 데이지 꽃밭(Cúc họa mi)이 이곳의 건축과 조경을 대표하며 현지인들에게는 꽃밭과 소나무 숲 뷰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언덕 카페이기도 하다.
안개 낀 새벽과 아침 풍경도 빼어나지만 해가 진 뒤 골짜기를 채우는 온실 하우스의 노란 조명이 안개와 섞이는 밤 풍경도 인상적이다. 목재 프레임으로 짠 비닐하우스 형태의 실내 좌석과 넓게 열린 야외 데크가 함께 있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구름과 안개가 오가는 달랏의 하늘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는 부드러운 우유 거품과 진한 에스프레소가 섞인 계란 커피 까페 찌응(Cà phê trứng)과 달랏산 복숭아로 만든 뜨거운 복숭아 차다. 비린 맛 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계란 크림 커피는 서늘한 고산지대 기후와 잘 맞는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7시 45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Hẻm 31 Sào Nam, Xuân Trường – Đà Lạt, Lâm Đồng 66100 베트남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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