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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도시 아니네” 스피어·자율주행까지 깔린 라스베이거스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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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의 도시’로 통하던 라스베이거스가 달라졌다. 네온사인과 분수 쇼로 상징되던 도시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루프와 세계 최대 구형 건축물 스피어를 품으며 새로운 얼굴로 진화하고 있다.

스피어, 라스베이거스 하늘을 바꾸다

스피어 외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높이 112m, 지름 160m. 약 5만 3000㎡의 LED 스크린이 외벽 전체를 덮고 있어 도시 어디서든 눈에 띈다.

스피어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내부 공연장은 3~7층 규모로 최대 2만 명을 수용한다. 1만 8600개의 좌석, 16만 개 이상의 스피커. 소리와 영상은 물론 진동과 향기까지 제어한다.

스피어 내부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지금 상영 중인 1939년 고전을 인공지능(AI)로 재창조한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at Sphere)를 직접 관람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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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천장과 측면까지 꽉 채우도록 확장한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생성형 AI 기술로 원래 4:3 비율이던 영상을 천장과 측면까지 꽉 채우도록 확장했는데, 도로시 일행이 걷는 노란 벽돌길이 내 발밑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실제 객석으로 날아든 사과와 배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압도적인 장면은 따로 있다. 사악한 마녀가 보낸 날개 달린 원숭이 군단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객석 상공을 뒤덮으며 날아다니는 장면에서 등골이 오싹해진다. 햅틱 시트로 진동이 전해지고, 강한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는다.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느낌이다.

4D 효과도 만만치 않다. 회오리바람 장면에서는 객석 전체에 강한 바람이 불어 옷깃이 흔들리고, 붉은 꽃밭 위로 눈송이가 실제로 흩날린다. 기온 제어 시스템까지 작동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재미있는 순간도 있다. 사과나무 숲 장면에서 나무들이 던지는 사과가 실제 객석으로 날아든다. 바닥에 떨어진 사과 모양 봉제 인형을 운 좋게 집는다면, 기념품으로 챙겨가도 된다.

공연 마지막, 도로시가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16K 화면 가득 캔자스 풍경이 펼쳐지고 조명이 밝아지면, 1만 8000여 명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박수를 보낸다. 1939년 고전이 AI와 4D를 만나 관객에게 전하는 울림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

입장료는 1인당 115.50달러에서 300달러(약 17만 7400원~46만 원) 선이다. 스크린과 가까운 아래쪽이나 측면 구역이 저렴한 편이고, 화면을 정면으로 즐길 수 있는 중앙 구역이나 햅틱 효과가 강한 프리미엄 좌석은 좀 더 비싸다.

지하에서는 테슬라가 달린다

테슬라 베이거스 루프로 가기 위해 대기하는 차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자회사 보링 컴퍼니가 만든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는 지하 터널을 달리는 테슬라 차량으로 컨벤션 센터와 주요 리조트를 몇 분 만에 연결한다. 지상 교통 체증을 통째로 건너뛴다.

지하 베이거스 루프/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리조트 월드 라스베이거스 호텔은 2022년 전용 스테이션을 개통하며 스트립 리조트 중 최초로 루프와 직접 연결됐다. 지금은 윈·앙코르·퐁텐블로 등 주요 거점도 루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하 루프 스테이션에서 글로브가 있는 로비, 66층 알레 라운지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라스베이거스가 스마트 시티로 나아가는 방향을 직접 보여준다.

지상엔 운전석이 없는 택시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Zoox)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지상에서는 또 다른 실험이 진행 중이다.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Zoox)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행하고 있다. 기존 자율주행차가 일반 승용차에 센서를 붙인 형태였다면, 죽스는 처음부터 운전석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앴다.

아마존 로보택시 죽스(Zoox) 내부/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마주 보는 4인승 좌석 배치에 앞뒤가 대칭을 이룬다. 앞뒤 구분이 없어 양방향 주행이 가능하고, 좁은 도심 도로에서도 회전 없이 방향을 바꾼다. 내부는 깔끔한 시트와 개인별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갖췄고 천장에는 밤하늘 별 모양의 LED 조명이 있다.

직접 타보니 운전 기사와의 어색한 대화도, 팁 계산도 없다. 앱으로 부르고 목적지까지 선택하면 된다. 최고 속도는 안전을 위해 시속 70㎞로 제한했다.

현재 죽스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유료 운송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 무료로 탈 수 있다.

지상의 죽스, 지하의 테슬라 루프, 밤하늘을 수놓는 스피어. 지금의 라스베이거스를 완성하는 조각들이다. 미래 도시의 일상이 이미 여기에 있다.

라스베이거스=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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