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레드 카펫과 영화제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프랑스 칸의 진면목은 구불구불한 골목길, 르 쉬케(Le Suquet) 지구에 있다. 럭셔리 호텔이 즐비한 크루아제트 거리를 잠시 벗어나 칸의 뿌리이자 영혼이라 불리는 구시가지를 오감으로 느끼는 도보 탐방 코스를 소개한다.
1. 포르빌 시장 (Marché Forville)
‘칸의 부엌’이라 불리는 포르빌 시장에서 여행을 시작해보자. 이곳은 단순히 식재료를 파는 곳이 아닌 남프랑스 사람들의 유쾌한 에너지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붉은 토마토, 신선한 올리브, 라벤더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가장 인상적인 건 상인들의 입담이다. 눈만 마주쳐도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데, 물건을 사지 않아도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니 부담 없이 시장의 활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남프랑스 전통 간식인 ‘소카(Socca)’ 한 조각을 손에 들고 사람 구경을 하기 좋다.
Rue du Marché Forville, 06400 Cannes, 프랑스
2. 르 생 앙투안 (Le Saint Antoine | Boulangerie/Pâtisserie)
시장의 활기를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기 전,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다. 현지인들의 추천으로 발길이 닿은 르 생 앙투안은 아담한 블랑제리 겸 파티세리다. 이른 시간부터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갓 구워낸 크로와상의 고소한 풍미와 정교하게 만들어진 디저트류가 일품이다.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이곳 창가에 앉아 창밖으로 지나가는 동네 주민들의 일상을 바라보며 잠시 ‘칸 현지인’이 된 기분을 만끽해보자.
6 Pl. Bernard Cornut Gentille, 06400 Cannes, 프랑스
3. 쉬케 데 아티스트 (Suquet des Artistes)
이제 본격적으로 구시가지의 가파른 골목을 오를 차례다. 그 길목에서 만나는 쉬케 데 아티스트는 과거 영당이었던 건물을 개조해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만든 특별한 공간이다. 현지 작가들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이나 전시된 현대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칸이 가진 예술적 토양을 확인해 보자. 건물의 그림들을 감상하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다만 날마다 오픈 시간이 상이하고 짧은 시간 동안에만 개방하는 편이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7 Rue Saint-Dizier, 06400 Cannes, 프랑스
4. 노트르담 데스페랑스 교회 (Église Notre-Dame d’Espérance)
언덕 정상에 다다르면 16세기에 세워진 고딕 양식의 노트르담 데스페랑스 교회가 나온다. 이곳은 칸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노라마 뷰를 자랑하는 명소다. 교회 앞 광장에 서면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와 푸른 지중해, 그리고 화려한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칸 여행 중 최고의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니 카메라를 미리 준비하자. 꼭 교회에 큰 흥미가 없더라도 뷰를 위해서라도 날씨 좋을 때 방문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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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ue de la Castre, 06400 Cannes, 프랑스
5. 세계 탐험 박물관 (Musée des Explorations du Monde)
교회 바로 옆 중세 성곽 건물에 자리 잡은 세계 탐험 박물관은 칸의 옛 영주들이 수집한 고대 유물부터 오세아니아, 히말라야의 민속 예술품까지 전시돼 있습니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묘한 기분에 빠져들게 됩니다. 특히 선사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예술 속에서 다루어진 여성을 주제로, 시대에 따라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인식되고 표현되었는지 탐구하는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여성의 이미지에 덧씌워진 오래된 편견을 허물고, 더욱 깊이 있고 다층적인 시각으로 여성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6 Rue de la Castre, 06400 Cannes, 프랑스
6. 다 부토 오베르쥬 프로방살 (Da Bouttau Auberge Provencale)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와 칸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중 하나인 다 부토에서 점심 식사를 즐겨보자. 1860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남프랑스 전통 가정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벽면 가득 이곳을 거쳐 간 세계적인 유명인들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어 마치 영화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식사하는 기분이 든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프로방스 요리는 걷느라 지친 몸에 최고의 보상이 된다. 양파 수프, 해산물 및 육류, 파스타, 타르트 및 아이스크림까지 전형적인 3코스 프렌치 가정식을 선보인다. 주인 할아버지가 매우 유쾌해 식사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0 Rue Saint-Antoine, 06400 Cannes, 프랑스
7. 말메종 현대아트센터 (La Malmaison)
구시가지를 모두 내려와 크루아제트 거리로 복귀하는 길, 마지막 여정지는 말메종 현대아트센터다. 과거 대형 호텔의 일부였던 이 건물은 이제 피카소, 샤갈, 미로 등 거장들의 기획 전시가 열리는 세련된 미술관이 됐다. 방문 당시, 말메종에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가 캐롤 벤자켄의 대규모 개인전 ‘잼 세션(Jam Session)’이 열리고 있었다. LA의 강렬한 빛과 도시의 에너지, 그리고 작가가 심취했던 재즈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해당 전시는 오는 6월 21일까지 관람 가능하며 도슨트 투어도 진행한다.
프랑스 02190 라 말메송
칸을 단순히 영화제로만 알고 있었다면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돌계단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진짜 칸의 이야기를 찾아 떠나보자. 상인들의 수다와 코끝을 스치는 빵 굽는 냄새,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이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성한 기억으로 남겨줄 것이다.
칸(프랑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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