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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걸려 터널 뚫었는데, 알프스 옛 기차길 계속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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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트레노 고타르도 올해부터 상시 운행
세계 최장 터널 개통 후에도 옛 기찻길 활용
250개 이상의 다리와 7개 터널 지나는 여정
느린 여행 만끽하는 감성 충만 파노라마 기차

험준한 알프스에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뚫었지만, 기존 기찻길 위를 기차는 계속 달리고 있다. 그 까닭은 느리고 아름다운 경치를 옛 정취가 가득한 파노라마 기차에서 감상하는 느린 여행만의 매력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스위스 북부와 남부 사이에는 알프스산맥이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스위스 독어권에서 이탈리아권으로 이동하는 길은 험준하고 위험천만한 고갯길이었다. 예로부터 노새를 끌던 밀수꾼들과 모험심 가득한 예술가들이 주로 나섰다. 그런 험한 알프스 고갯길 중에서도 고타드(Gotthard)는 특히 악명 높았다. 이 고개를 따라 1882년 철로가 놓였고, 지난 2016년 6월에는 17년간 대공사를 마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인 고타드 베이스 터널(Gotthard Base Tunnel)이 개통됐다. 그 후로, 스위스 북부와 남부를 잇는 일반 기차는 모두 이 터널을 통과해 시간을 단축했다.

어쩌면 쓸모없어진 옛 터널과 옛 기찻길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스위스인들의 실용주의는 버림이 아닌 재창조였다. 옛 터널과 기찻길이 이번 새 터널과 함께 공존할 방안을 강구했다. 그래서 여름에 한시적으로 고타드 파노라마 익스프레스(Gotthard Panorama Express)라는 기차를 운행해 왔었다.

올해부터는 겨울까지 연중 상시 운행하는 기차 노선을 새롭게 론칭한다. 바로, ‘트레노 고타르도’라는 이름의 기차다.

트레노 고타르도는 120년 된 고타드 파노라마 철로를 따라 스위스 남국으로 향한다. 파노라마 기차 안에서 짙푸른 호수, 지중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야자수와 호숫가 저택 풍경까지 다채로운 알프스를 감상할 수 있다. 250개 이상의 다리와 7개의 터널을 지난다.

하이라이트는 암슈테그(Amsteg)-질레넨(Silenen)과 구어트넬렌(Gurtnellen) 사이에 있는 127m나 되는 섀르슈텔렌바흐(Chärstelenbach) 고가와 121m의 인트쉬로이스(Intschireuss) 고가다. 고도 차를 극복하기 위해 기차는 더블 루프 형 터널을 통과하며 곡선을 그려야 하는데, 그로 인해 승객들은 바쎈(Wassen) 마을의 바로크 양식 교회를 세 개의 다른 각도로 감상할 수 있다.

고타드 루트를 빠져나오는 남부 쪽 라보르고(Lavorgo)와 죠르니코(Giornico) 사이에서 티치노(Ticino)강 협곡과 인상적인 고속도로 고가를 감상할 수 있는 비아쉬나(Biaschina)의 터널도 놓치면 안 되는 풍경이다. 기차는 식당칸과 가족 공간을 갖췄는데, 취리히(Zurich)와 바젤(Basel)에서 매시간 운행해 루체른(Luzern)을 거쳐 로카르노(Locarno)까지 이어진다.



박윤정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 홍보담당자는 “분주한 도시, 역사적 건축물, 다채로운 자연, 레저 활동 등 이 모든 것을 트레노 고타르도에서 체험해 볼 수 있다”며 “스위스의 다채로움을 하나의 기차에 담은 셈”이라고 말했다.

열차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세상이지만, 긴 터널을 지나 어둠 속에서 빠져나왔을 때 풍경을 담고 싶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코로나 19 이후 스위스를 찾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 트레노 고타르도 개요
– 루트: 취리히/바젤/루체른 ~ 벨린초나(Bellinzona) ~ 로카르노*
* 2020년 12월 13일부터 2021년 4월 4일까지 벨린초나까지만 운행.

– 소요 시간: 취리히 – 로카르노: 3시간 19분
– 바젤 ~ 로카르노: 4시간 21분
– 루체른 ~ 로카르노: 3시간 6분
– 티켓: 스위스 트래블 패스로 무료 이용할 수 있다.

※ 사진 = 스위스관광청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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