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개관 서울시 어울림플라자
전국 최초 배리어프리 복합문화공간
모두가 함께 즐기는 시설·문화 프로그램
문화를 누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책을 읽고 수영을 즐기는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수중 휠체어를 탄 채로 물속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의 수영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서울시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와 비장애, 연령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탄생했다. 공연과 독서, 운동, 문화예술 교육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어울림플라자를 찾았다.
배려를 바탕으로 경계를 허문 모두의 문화공간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지난 4월 서울 강서구에 문 연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이하 어울림플라자)는 전국 최초의 배리어프리 복지문화복합시설이다. 설계 단계부터 배리어프리 개념을 적용해 장애인을 위한 전용 시설이 아니라 연령이나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이용하는 ‘유니버설 공간’을 지향한다. 도서관과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비롯해 수영장과 체력단련실 등 체육시설,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과 치과, 연수시설, 숙박시설까지 갖췄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어울림플라자 수영장/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휠체어 사용자는 수중 휠체어로 옮겨탄 뒤 경사로를 따라 물속으로 진입한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어울림플라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수영장이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 없이 같은 공간에서 수영을 즐긴다. 휠체어 이용자는 수중 휠체어로 옮겨탄 뒤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물속으로 진입한다. 이후 물속에서 휠체어를 분리해 자유롭게 수영을 한다.

체력단련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공연장은 레버를 조절해 단차를 없애고 평평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했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체력단련실에는 레버를 조절해 비장애인과 휠체어 사용자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형태를 바꾸는 겸용 운동기구를 마련했다. 공연장은 좌석 단차를 평평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시설 곳곳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가 엿보였다.

어울림플라자 도서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어울림플라자 어린이 도서관/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가장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은 도서관이다. 임나혜 서울시 어울림플라자 주임은 “도서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가장 자연스럽게 섞이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개관 이후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취재 당일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시민들로 곳곳이 채워져 있었다.

어울림플라자 도서관의 배리어프리 시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도서관에는 점자책과 큰글자책,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좌석을 마련했고 키오스크도 이용자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쪽에는 자극에 민감한 장애 아동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심리안정실도 조성했다. 위층 어린이도서관에서는 인근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학생들이 찾아와 독서 연계 프로그램을 함께 체험한다.

시설 내 장애인 화장실/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임 주임에 따르면 장애인 이용객들이 특히 만족하는 공간은 화장실이다. 건물 전 층에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숙박시설 객실에도 모두 장애인 화장실을 갖췄다. 4층 화장실에는 침대와 샤워시설까지 마련해 장시간 외출이 쉽지 않은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과 치과, 연수·숙박시설까지 갖췄다.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좌)와 객실(우)/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어울림플라자를 둘러보다 보면 모든 사람을 100% 만족시키는 배리어프리는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휠체어 이용자가 보기 쉽도록 각도와 높이를 조정한 안내판은 오히려 시각장애인에게는 불편할 수 있고 장애인의 이용 편의를 고려한 일부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는 다소 낯설거나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울림플라자는 어느 한쪽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불편을 조금씩 이해하며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임나혜 주임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결국 모두가 조금씩은 불편을 감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조금씩 양보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어울림플라자를 시작으로 계속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간을 넘어 경험으로…함께 누리는 배리어프리 문화
공간의 철학은 문화 프로그램으로도 이어진다. 어울림플라자에서는 장애 유형별 맞춤형 문화예술교육부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프로그램까지 연중 운영한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배우는 K-팝 댄스 수업을 비롯해 그림책 만들기, 서양화,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어울림플라자에서 진행한 ‘뭉클한 바캉스’ 프로그램/사진=서울시 어울림플라자 제공
지난 25일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뇌병변 장애 아동·청소년과 가족을 위한 맞춤형 문화예술교육 ‘어울림 아트랩(ART LAB)-뭉클한 바캉스’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은 △바람 나라(시각·촉각 놀이) △바다 나라(세라믹아트) △땅의 나라(빛과 그림자) △색깔 나라 등 네 개의 감각 탐색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참여자의 이동과 활동 부담을 최소화해 아이들이 편안하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바람과 빛, 촉감, 색을 오감으로 느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탐색했고, 보호자들은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보다 아이가 감각을 탐색하고 예술을 경험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뒀다.

어울림플라자에서 진행한 ‘뭉클한 바캉스’ 프로그램/사진=서울시 어울림플라자 제공
행사에 참여한 한 보호자는 “뇌병변 장애 아동·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흔하지 않아 참여 기회 자체가 소중했다”며 “특히 단차가 없는 어울림플라자는 휠체어와 전동기기 이용이 편리해 이동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송진화 서울시 어울림플라자 문화예술관 강사는 “뇌병변 장애 아동 가족에게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쉽지 않다”며 “하루만큼은 바캉스를 온 것처럼 마음껏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울림플라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포용적인 문화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글=김지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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