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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 건축이 하나 되는 스위스 바젤 ‘바이엘러 미술관’에서 보내는 반나절 코스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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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 건축이 하나 되는

스위스 바젤 ‘바이엘러 미술관’에서

보내는 반나절 코스 총정리

연간 50만…스위스서 가장 방문객 많은 미술관

전시 관람·공원 산책…한나절 힐링 여행 가능

도심서 단 10여분만에 자연과 예술속으로 풍덩

스위스, 독일, 프랑스 세 나라의 국경이 맞닿은 라인강변의 도시 바젤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예술의 수도’다. 바젤 대성당과 고풍스러운 구시가지(그로스바젤)가 품은 고요함, 현대적인 테라스와 초록빛 트램이 교차하는 신시가지(클라인바젤)의 활기는 라인강 물결 위에서 조화로운 ‘바젤 앙상블’을 이룬다. 하지만 바젤의 진정한 예술적 낭만을 만끽하려면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야 한다.

바젤 시내에서 트램을 타고 북동쪽으로 15분, 인구 2만 명의 조용한 전원 마을 리헨(Riehen)에 자리한 파운데이션 바이엘러(Fondation Beyeler)가 그 주인공이다. 해마다 5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찾는 이곳은 스위스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독보적인 미술관이다. 바젤 시내에서 출발해 바이엘러 미술관의 자연광 속에서 온전한 휴식과 예술을 채우는 한나절 코스를 소개한다.

① 11:30 AM | 초록빛 트램을 타고 떠나는 예술 여행

바젤 바디셔 반호프(Basel Badischer Bahnhof) 역

스위스 바젤시내에서 6번 트램을 타고 15분정도 가면 인구 2만명의 조용한 전원 마을 리헨에 도착한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바젤 시내 중심가인 미틀레레 브뤼케(Mittlere Brücke) 다리 아래에서 유유히 흐르는 라인강을 감상한 뒤,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바젤에서 숙박할 때 무료로 제공되는 ‘바젤 게스트카드’나 스위스 트래블 패스만 있다면 이동은 매우 간단하다. 교통비는 무료. 바젤 바디셔 반호프(Basel Badischer Bahnhof) 역에서 초록색 6번 트램에 몸을 실었다.

Basel Badischer Bahnhof, Schweiz

스위스 4058 바젤

전원마을 리헨에 자리한 바이엘러미술관. 해마다 50만명 넘는 방문객으로 스위스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이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젤의 정돈된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정확히 15분 만에 리헨(Riehen) 마을에 닿았다. 트램 정류장에서 미술관까지는 도보로 단 2분 거리. 도심의 소음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늑하고 목가적인 정원의 풍경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② 12:00 PM | 미술관 정원 안에서 즐기는 가벼운 런치

바이엘러 레스토랑(Restaurant Beyeler)

사진 왼쪽부터 바이엘러 레스토랑 외부 전경. 바이엘러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 / 사진 = 바이엘러재단.

예술을 마주하기 전,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미술관이 자리한 베로워 공원(Berower Park) 안에는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베로어 저택을 개조해 만든 뮤지엄 레스토랑, ‘바이엘러 레스토랑(Restaurant Beyeler)’ 이 있다. 바로크 양식 저택에 현대적 통유리가 조화를 이뤄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돼 보이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공원의 정원 뷰를 보며 식사를 할수 있다.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푸른 잔디와 수령이 오래된 거목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왼쪽부터 바이엘러 레스토랑 내부 모습. 레스토랑 창밖으로 공원의 칼더 조각품이 보인다. / 사진 = 김주영 여행+기자

야외 테라스석에 자리를 잡고 신선한 샌드위치를 곁들인 가벼운 브런치와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곁들이면 안성맞춤이겠으나 갑자기 부슬비가 내려 실내 좌석에서 식사를 했다. 이 식당은 특히 지역 제철 식재료와 홈메이드 방식을 고수하는 ‘페 메종’(Fait Maison)인증을 받은 레스토랑으로, 시즌에 따라 메뉴가 바뀐다.

바이엘러 레스토랑 음식. / 김주영 여행+ 기자, 바이엘러재단

3코스 요리를 주문했다. 그린샐러드가 스타터로 나오고 마스카포네 치즈와 레몬, 토마토, 바질을 넣은 여름파스타와 진하고 고소한 타레지오 치즈 풍미의 닭고기 롤구이가 메인요리로 준비됐다. 음식 가격대는 시즌 파스타나 단품 요리 18~35 CHF(약 2만9000~5만6000원), 디저트 5~12 CHF(약 8000~1만9000원), 코스요리 99~120 CHF(약 15만8000~19만2000원) 정도. 예약은 받지 않는다.

Berower Park at Beyeler Museum

Riehen 4125, 4125 Riehen, 스위스

Restaurant Beyeler in the Park

Baselstrasse 77, 4125 Riehen, 스위스

③ 13:30 PM | 렌조 피아노의 빛의 마술, 그리고 도슨트 투어

바이엘러 미술관 (Beyeler Foundation)

베로워공원에 쟈리한 바이엘러 미술관 전경.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바이엘러 미술관은 세계적인 미술품 거래상이었던 에른스트 바이엘러(Ernst Beyeler) 부부가 평생 모은 컬렉션을 기반으로 1997년 설립되었다. 파리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이탈리아 거장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완성한 본관 건물은 낮고 긴 직사각형 형태로, 주변 자연환경에 완벽하게 녹아든다.

미술관을 통유리벽으로 둘러싸 정원의 자연을 미술관 안으로 들였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오후에 진행되는 가이드 도슨트 투어(약 1시간~1시간 30분 소요)에 참여해 건물과 작품의 숨은 이야기를 들었다. 도슨트는 미술관의 핵심 매력으로 단연 ‘자연광’을 꼽았다. 렌조 피아노는 천장에 반투명 유리를 다층 구조로 얹은 채광여과장치를 설계했다. 부드러운 북쪽 빛은 갤러리 내부로 은은하게 스며들고, 강렬한 남쪽 빛은 유리 천장 사이에서 굴절 및 단열 과정을 거쳐 미술관을 밝힌다.

사진 왼쪽부터 ‘수련 방’에 전시된 모네의 수련. 수련방밖 통유리벽 너머로 조성된 실제 연꽃 연못이 보인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하이라이트는 단연 ‘수련 방’이다. 통유리벽 너머로 남쪽에 조성된 실제 연꽃 연못이 보이고, 그 안쪽 벽에는 클로드 모네의 대작 ‘수련’(Nymphéas)이 걸려 있다. 연못에 반사된 햇살이 부드러운 천장을 지나 모네의 캔버스 위로 떨어질 때, 인공물인 미술관과 바깥의 대자연은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된다.

사진 왼쪽부터 피카소작품을 감상중인 관람객. 정원의 연못을 바라보는 자코메티 조각상.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미술관 측은 예술품 보호를 위해 관람객이 작품에서 약 1m 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천장의 정밀 알람이 울리도록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알베르토 자코메티, 마크 로스코 등 20세기 모더니즘 거장들의 진품 400여 점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Baselstrasse 101, 4125 Riehen, 스위스

④ 15:30 PM |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피에르 위그 특별전

사진 왼쪽부터 피에르 위그 특별전 전시실입구. 굿즈샵과 휴게공간을 지나 상설관 건너편에 마련된 특별기획전시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상설전 관람 후 미술관 공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특별 기획 전시실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현대 미술가로 꼽히는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대형 신작 전시가 한창이었다. 한국에서도 전시를 선보인 바 있는 그의 작업은 단순히 완성된 오브제를 감상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영화적 연출, 최첨단 기술 장치, 생물학적 요소와 디지털 생태계가 물리적 공간과 결합해 관람객의 감각을 뒤흔든다.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모호한 그 경계 사이를 탐험하는 내내 묘한 불확실성과 매혹적인 몰입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⑤ 17:00 PM | 피터 줌터의 새 건물(신관)과 올 하반기~내년 초 황금 라인업

스위스 건축 거장 피터 줌터가 설계한 신관 건물들. 왼쪽 석회암톤의 베이지식 건물이 신관의 핵심 전시관인 비스 미술관, 오른쪽 건물이 오픈라운지인 암만 파빌리온이다. / 사진 = 김주영 여행+ 기자

전시를 보고 나와 알렉산더 칼더와 엘스워스 켈리의 조각품을 감상하며 정원을 산책하다 보니, 미술관의 또 다른 역사적 전환점이 눈앞에 보였다. 바이엘러 미술관은 인근 이젤린-베버 공원까지 편입해 공원 면적을 두 배로 넓히고,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스위스 건축 거장 피터 줌터(Peter Zumthor)가 설계한 3개의 신관 건물을 추가하는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 9월 26일부터 제한된 프리뷰 단계로 문을 연 신관 복합 단지는 내부 조율 과정을 거쳐 2027년 1월 15일에 정식 개관한다. 정원 남쪽에 Y자형으로 자리잡은 비스 미술관(Wyss Museum), 통유리와 오크 나무 프레임으로 낮 동안 시민들의 오픈 라운지가 되어줄 암만 파빌리온(Ammann Pavilion), 그리고 목조 구조의 에를렌 토하우스(Erlen Torhaus)가 자연스레 흩어져 공원을 유기적인 시퀀스로 채우고 있었다.

이 신관 확장 개관을 기념하는 2026년 하반기~2027년 초 전시 라인업 역시 화려함 그 자체다.

▶루스 아사와 회고전(2026년 10월 18일 ~ 2027년 1월 10일): 와이어를 엮어 자연의 생물학적 구조를 시각화한 일본계 미국인 천재 조각가의 유럽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루이즈 부르주아(2027년 1월13일~10월 17일), 엘리자베스 페이튼(2027년 9월26일~2028년 1월9일) 개인전: 루스 아사와 회고전에 뒤이어 세계적인 거장들의 개인전이 차례로 신관과 정원을 수놓을 예정이다.

▶프리다 칼로 단독 전시(2027년 1월 31일 ~ 5월 17일): 정식 개관에 맞춰 2027년 1월에 스위스 최초로 개최되는 단독 전시로, 전 세계에서 대여해 온 약 50점의 프리다 칼로 회화가 한자리에 모여 정점을 찍는다.

자연광이 가득한 유리 천장 아래서 모네의 수련을 보고, 피터 줌터가 빚어낸 새로운 건축의 숨결을 느끼며 거목들이 늘어선 공원을 산책하는 것. 바젤에서 트램으로 단 15분 만에 마주할 수 있는 이 한나절의 여정은 바쁜 일상에 지친 여행자에게 예술이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치유이자 위로다. 바이엘러 미술관의 한나절 힐링 여행과 연계해 바젤 구시가지 도보 산책이나 근교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Vitra Design Museum)을 들려보는 것도 좋겠다.

📌 바이엘러 미술관 이용 정보

• 주소: Baselstrasse 101, 4125 Riehen Basel

• 교통편: 바젤 바디셔 반호프(Basel Bad Bf) 역에서 6번 트램 탑승 후 ‘Riehen, Beyeler-Museum’ 정류장 하차 (약 15분 소요), 정류장에서 도보 2분.

• 혜택: 바젤 숙박 시 제공되는 ‘바젤 게스트카드’ 지참 시 교통비 무료, 스위스 트래블 패스 소지 시 특별 전시 할인.

• 운영 시간: 목~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6시/수요일 오전 10시~ 오후 8시 (월, 화요일 휴관)

• 입장료: 성인 30 CHF(약 4만 8000원), 만 25세 이하 무료

※ 대기 시간 절약을 위해 공식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사전 예매 권장

• 일일 공개 투어: 진행중인 전시에 대한 미술관공식 가이드 투어 매일 운영 (무료)

• 가족 워크숍: 3세 이상 자녀 동반 가족 프로그램 운영 (※ 사전 온라인 예약 필수)

• 오디오 가이드: 매표소에서 다양한 언어로 대여 가능(대여료 8 CHF(약 1만 3000원), 개별 관람객 추천)

바젤(스위스) = 김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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