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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거리 말고 여기…로컬들 모이는 하와이 호놀룰루 느좋 카페·편집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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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를 이미 잘 안다고 생각했다면, 아직 절반만 본 것이다. 와이키키 해변과 럭셔리 리조트 밖으로 나오면, 호놀룰루에는 여행 가이드북이 잘 다루지 않는 느낌좋은 장소들이 펼쳐진다.

포아이 바이 포노 포션(Po’ai by Pono Potions)

시럽을 직접 만드는 카페 포아이 바이 포노 포션(Po’ai by Pono Potions)은 행정 구역상 호놀룰루 다운타운과 역사적인 차이나타운이 맞닿는 경계 지점에 자리한다. 차이나타운 특유의 빈티지하고 역동적인 거리 풍경이 시작되는 초입으로, 동네의 예술적인 분위기와 긴밀하게 연결된 위치다.

100년이 넘은 붉은 벽돌 건물이 즐비한 차이나타운 역사 지구는 최근 감각적인 부티크와 갤러리들이 들어서며 호놀룰루에서 가장 힙한 문화 구역으로 탈바꿈했다. 포아이는 바로 그 변화의 중심에서 낡은 건물 외관과 현대적인 내부 인테리어를 대비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차이나타운의 로컬 시장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둘러보다가 잠시 들러 쉬어 가기에 좋다.

포아이 바이 포노 포션은 지난 2022년 문을 열었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표방하면서도 하와이의 땅과 식물이 주는 것에 집중한다. 주인 피터 트라빈(Peter Travin)은 대규모 상업 농장의 인공적인 맛 대신 하와이 로컬 농가에서 수확한 꽃, 허브, 과일로 무첨가 시럽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포노 포션’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하와이의 진정성을 유리병에 담아냈고, 그 철학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포아이를 기획했다. 포아이(Po’ai)는 하와이어로 ‘원(Circle)’ 또는 ‘연결(Connection)’을 의미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자연을 하나의 선으로 잇고자 하는 피터의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와이키키의 전형적인 관광 식당들이 주는 획일적인 분위기게 지쳤다면, 포아이에서 하와이 식재료의 원형을 마주할 수 있다. 인공 색소나 방부제를 배제하고, 마우이산 설탕, 카우아이산 라벤더, 몰로카이산 바닐라 빈 같은 최상급 로컬 재료만 쓴다. 인스타그램을 위한 화려한 장식보다 재료의 내실을 기하는 태도는 미식에 까다로운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공간도 흥미롭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의 인더스트리얼한 골조를 그대로 살리면서 하와이 식물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번잡한 휴양지에서 한 걸음 물러나 호놀룰루 다운타운 특유의 지적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추천하는 메뉴는 ‘알리이 라벤더 라떼(Aliʻi Lavender Latte)’다. 마우이 쿨라 지역에서 자란 신선한 라벤더로 만든 시럽이 에스프레소의 묵직한 바디감과 만나 은은한 꽃향기를 낸다. 커피가 부담스럽다면 ‘히비스커스 라임 에이드’나 로컬 티를 베이스로 한 음료를 골라도 좋다.

모든 음료에는 피터 트라빈이 고집하는 ‘팜 투 컵(Farm-to-Cup)’ 정신이 담겨 있어 한 모금마다 하와이 계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카운터 옆에 진열된 수제 시럽들을 구경하며 주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가 왜 로컬 식재료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그 진심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더 커브 카이무키(The Curb Kaimuki)

호놀룰루 카이무키는 와이키키에서 차로 15분 남짓 달리면 닿는 조용한 주택가다. 대형 체인 카페도, 관광객을 겨냥한 화려한 간판도 없다. 그 사이에 로컬들이 애정하는 느낌 좋은 카페 하나가 있다. 더 커브 카이무키(The Curb Kaimuki)다.

더 커브 카이무키의 시작은 2009년이었다. 하와이 대학교 근처에 세워진 작은 커피 트럭 한 대로 설립자 섬너 오예(Sumner Ohye)가 운영하던 이 공간은 시간이 흐르며 카이무키의 붉은 벽돌 건물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2014년 바리스타로 처음 입사한 데빈 우에하라 틸턴(Devin Uehara-Tilton)과 그의 남편 로스(Ross)가 운영하고 있다. 로스는 현직 변호사로 경영 전반을 맡고, 데빈은 고객 응대와 커피 품질 관리를 직접 챙긴다. 카페의 역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카페를 이어받았다.

더 커브 카이무키는 멀티 로스터 카페다. 특정 로스터의 원두를 고집하지 않고, 하와이 빅 아일랜드산 원두부터 미국 본토의 유명 로스터리 원두까지 매주 엄선해 내놓는다. 어떤 날 방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뜻이다.

매장 한편엔 카이무키 스토어룸이란 내추럴 와인 샵도 함께 운영한다. 낮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오후에는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공간 분위기는 현대적인 미니멀리즘과 하와이 특유의 느긋함이 뒤섞여 있다. 사진 한 장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종류의 분위기다.

메뉴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시그니처는 판단 마차 라테(Pandan Matcha Latte)다. 동남아시아에서 즐겨 쓰는 판단 잎으로 직접 만든 시럽과 말차를 섞었다. 다른 카페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조합이다. ‘더 조지(The George)’도 단골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있는 메뉴다.

베이커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카늘레(Canelé), 하와이 전통 식재료 타로로 만든 포이 바나나 브레드(Poi Banana Bread), 그리고 판단 에그 타르트(Pandan Egg Tart)가 대표 메뉴다.

호놀룰루 폰샵(Honolulu Pawn Shop)

호놀룰루 폰샵(Honolulu Pawn Shop)은 서프잭 호텔 & 스윔 클럽 로비의 아보 카페(Arvo Cafe)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름에 ‘전당포’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하와이 서핑 문화를 바탕으로 빈티지 아이템과 로컬 브랜드 제품을 큐레이션해 판매하는 리테일 공간이다. 와이키키의 젊고 역동적인 로컬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작은 공간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와이의 프로 서퍼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타마요 페리(Tamayo Perry)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현재는 하와이 서핑 신(Scene)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운영을 이끌고 있다.

2010년대 중반, 하와이의 서핑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탄생했고 서프잭 호텔이 지향하는 ‘진짜 로컬 하와이’를 구현하는 핵심 공간을 맡고 있다.

주인은 지역 서퍼들과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파도를 직접 타며 얻은 감각을 매장 곳곳의 소품과 의류에 투영했다.

와이키키 명품 거리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하와이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서프 브랜드와 빈티지 티셔츠, 로컬 아티스트의 공예품을 만날 수 있다. 아보 카페에서 플랫 화이트 한 잔을 주문하고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관광객이 아닌 호놀룰루 시민들의 일상적인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매장의 정체성은 ‘과거와 현재의 공존’에 있다. 1970~80년대 하와이 서핑 황금기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포스터와 중고 서프보드, 현대적인 실루엣의 의류가 한데 어우러진다. 공간이 넓지는 않지만 주인의 선구안으로 고른 제품들은 저마다 뚜렷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서프잭 호텔과의 협업 제품이나 폰샵 자체 로고를 활용한 굿즈는 디자인이 직관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다.

선데이즈(Sun Daes)

하와이 호놀룰루의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2층, 거대한 바니안나무 바로 옆에 ‘선데이즈(Sun.daes)’가 있다. 하와이의 젊은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활기찬 에너지와 섬 특유의 여유로운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로컬 편집숍이다.

선데이즈는 2021년경 호놀룰루에서 문을 열었다. 하와이 토박이 아티스트 린다(Linda)가 직접 설립했다. 처음엔 본인이 손수 만든 클레이 이어링과 가방을 선보이는 것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하와이 전역에서 활동하는 15명 이상의 여성 아티스트(Wahine artists)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와이키키 어디서나 마주치는 천편일률적인 기념품과는 다르다. 선데이즈의 모든 제품은 하와이의 자연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다. 특히 다채로운 색감의 클레이 액세서리와 독특한 패턴의 패브릭 가방은 감각적인 취향을 가진 여행자들과 잘 어울린다.

린다를 포함한 로컬 아티스트들은 하와이의 태양과 바다, 식물들의 색채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어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소품을 만들어낸다. 대량 생산 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손의 온도와 희소성이 있다. 여행의 기억을 가장 오래 붙잡아두는 물건이 무엇인지 이곳에 답이 있는 듯 하다.

매장 안에는 린다의 개인 브랜드인 선데이즈 라인을 비롯해 밤부차(Bombucha) 백, 부다 모찌(Buddah Mochi)와의 협업 제품, 하와이의 자연을 모티프로 한 스티커와 문구류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가게 이름 ‘선데이즈’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 일요일(Sunday)의 나른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 선데이(Sundae)를 함께 담았다. 매일이 일요일처럼 즐겁고 달콤하기를 바라는 주인의 마음이다.

호놀룰루의 도시적인 세련미와 하와이 전통적 가치가 공존하는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에서, 선데이즈는 로컬 커뮤니티를 지지하고 여성 예술가들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다. 바니안나무의 그늘을 지나, 린다와 동료 아티스트들이 직접 꾸려놓은 이 작은 공간을 직접 걸어 들어가 보길 권한다.

하와이=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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