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상프로방스는 걷는 순간부터 미식의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시장 풍경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디저트까지, 꼭 들러볼 만한 장소와 맛을 차례로 살펴본다.
플라스 드 로텔 드 빌 재래시장(Place de l’Hôtel de Ville)
엑상프로방스 구시가지 시청 광장과 플라스 드 로텔 드 빌 일대(Place de l’Hôtel de Ville) 재래시장은 도시 생활의 중심지이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을 넘어, 로마 시대부터 이어진 중심부에서 현지 사람들이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어떤 취향과 향기를 즐기는지 바로 알게 해준다.
플라스 드 로텔 드 빌은 구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작은 광장이다. 시청 건물과 오래된 시계탑이 광장을 감싸고 요일에 따라 꽃시장, 농산물, 프로방스 특산품 시장이 열린다. 기본적으로는 매일 오전 플라스 리셸므와 플라스 드 로텔 드 빌 두 광장에서 신선한 채소, 치즈, 올리브, 생선,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이어진다.
특히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이 되면 광장 전체가 꽃시장으로 바뀐다. 꽃다발, 화분, 허브, 정원용 식물로 광장이 가득 채워지며, 강렬한 색감이 광장을 뒤덮는다. 엑상 관광청은 이 시장이 화·목·토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한다고 알린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운영하는 정기 시장 성격이다. 일부 정보에 따르면 첫째 주 일요일에는 같은 공간이 중고 서적 시장으로 변하고, 꽃시장은 다른 광장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만약 일정이 맞는다면 꽃과 책이 한데 섞이는 진귀한 풍경을 구경한다.
이 시장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크게 꽃과 식물 위주, 그리고 식재료와 프로방스 특산품 위주로 나뉜다. 광장 한쪽에서는 장미, 튤립, 해바라기, 라벤더, 계절 야생화, 허브 화분 등이 길게 이어지며, 꽃다발, 웨딩 부케 스타일 묶음, 베란다용 작은 화분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이어지는 플라스 리셸므 쪽에서는 토마토, 가지, 올리브, 허브, 산지 치즈, 육가공품, 해산물, 꿀, 잼 등 프로방스 식탁의 핵심 재료들이 모인다. 많은 사람이 두 광장이 사실상 하나의 프로방스 재래시장처럼 움직인다고 설명한다. 특정 일요일에는 같은 장소가 중고 서적, 엽서, 판화 등을 파는 북 마켓으로 변신해 시장 속 서점 같은 분위기를 뿜어낸다. 요일마다 꽃, 식재료, 서적, 수공예품이 계속 바뀌면서 장면이 달라진다.
이곳의 분위기는 확실히 특별하다. 광장은 17세기에서 18세기 건물에 둘러싸인 마름모 형태이다. 중앙 분수, 시청, 시계탑, 카페 테라스가 안정감 있는 구도를 만든다. 시청 건물은 정면 계단, 조각 장식, 대문과 창문의 디테일이 특히 멋있다. 꽃시장이 열리는 날에는 역사적인 건축물과 화려한 꽃 노점이 한 화면에 담긴다. 주변 카페 테라스에 앉아 시장을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시는 동선도 인기가 많다. 사진을 찍는다면 시청 정면을 배경으로 꽃 노점과 사람이 함께 나오는 구도, 혹은 시계탑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 꽃과 석조 건축물을 함께 담는 구도가 특히 좋다.
특히 토요일에는 엑상 전체가 주말 장터처럼 움직인다. 플라스 리셸므에서는 매일 열리는 식재료 중심 시장이 그대로 운영되고, 플라스 드 로텔 드 빌에서는 꽃시장과 소규모 생산자 부스가 자리를 잡는다. 쿠르 미라보와 플라스 데 프레쇠르 일대에는 의류, 잡화, 농산물을 아우르는 대형 재래시장이 확장된다. 보통 ‘Fantastic Weekend Market’이라고 부르는 것은 별도 장소가 아니라, 토요일을 중심으로 구시가지 전체에서 재래시장, 꽃시장, 수공예 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활기찬 분위기를 말한다.
한국인 여행자에게 이 모든 것을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간단하다. 토요일 아침, 플라스 드 로텔 드 빌 꽃시장과 주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엑상 도시 전체가 거대한 장터처럼 활기를 띤다. 이렇게 엑상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마들렌 드 크리스토프 뒈 뚜 2006(Madeleines De Christophe depuis 2006)
마들렌 드 크리스토프 뒈 뚜는 엑상프로방스의 ‘성심당’으로 불리는 유명 마들렌 가게다. 2006년부터 시작된 마들렌 전문 제과점으로, 엑상프로방스 역사 중심가인 가스통 드 사포르타 가 4번지에 위치한 작은 가게다. 이곳 마들렌은 페이니에 작업실에서 매일 장인의 손으로 구워진다. 플레인(기본), 레몬, 오렌지, 아몬드, 프랄린, 초콜릿, 럼, 바닐라 등 다양한 맛으로 판매하며 바삭한 껍질과 버터 향 가득한 속살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엑상프로방스의 필수 디저트’로 꼽는다.
크리스토프 몬테랭이 창립한 이 가게는 그냥 빵집이 아니라 프로방스 전통 간식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마들렌 외에도 카넬레, 케이크, 마카롱 등 다른 디저트도 함께 팔아 아침 식사, 디저트, 오후 간식으로 즐기기에 좋다.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인기 있는 맛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일찍 매진되니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 서는 모습을 흔하게 볼 정도로 현지 명물이며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선물용으로는 여러 맛을 담은 박스를 추천하는데 가치 대비 만족도가 높다. 한국에서도 마들렌을 흔하게 맛볼 수 있지만 이곳처럼 매일 구워 신선함이 살아 있는 ‘장인 제품’은 찾기 어렵다. 프로방스 과일과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맛을 경험해보자.
르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Le Roy René Aix-en-Provence, Confiserie du centre-ville)
엑상프로방스 중심가에 위치한 르 로이 르네 엑상프로방스 과자점은 프로방스 전통 과자인 칼리송을 전문으로 파는 유서 깊은 제과점이다. 프로방스의 상징적인 전통 과자, 칼리송(Calisson)의 역사를 이어가는 가장 유명하고 유서 깊은 제과점이다. 칼리송은 엑상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다이아몬드 또는 배 모양의 작은 과자다.
아몬드, 멜론 콘피, 오렌지 껍질을 섞어 만든 독특한 다이아몬드 모양의 칼리송을 비롯해 누가, 비스킷, 과일 페이스트, 초콜릿 등을 판매하며 프로방스 미식 문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은 가스통 드 사포르타 가 11번지에 있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일요일은 저녁 6시까지),
엑상프로방스에서 칼리송을 꼭 맛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엑상프로방스의 ‘4대 자랑거리(좋은 물, 세잔, 칼리송, 누가)’로 꼽히는 것 중에서도 칼리송은 본고장 정통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먹거리다. 한국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높은 편이지만, 현지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선물용으로도 부담이 없다.
게다가 매장은 번화한 중심가에 있어서 미로 같은 거리(쿠르 미라보 근처)를 걸으면서 쉽게 들를 수 있고, 글루텐 프리 제품이 많아 한국인 식습관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누가 드 프로방스, 초콜릿 코팅 아몬드, 시럽, 크림까지 다양한 상품이 준비되어 있어서 가족 선물 세트부터 개인 간식까지 쉽게 고를 수 있고, 공항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
몽수어 프랄린 엑상프로방스(Monsieur Praline Aix en Provence)
엑상프로방스 구시가지 중심부를 걷다보면 달콤한 냄새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바로 그곳에 몽수어 프랄린(캐러멜화된 견과류)이 있다. 몽수어 프랄린은 전통 프랄린을 요즘 감각으로 되살려낸 장인의 제과점이다. 이곳은 아몬드, 헤이즐넛, 캐슈넛 같은 견과류를 33%의 아주 미세한 하얀 설탕(비정제 브라운 사탕수수 설탕)으로 캐러멜 코팅해서 파삭파삭한 식감과 깊은 고소함을 살린 제품을 판매한다.
몽수어 프랄린 엑상프로방스는 미술관 근처 산책로와 잘 어울린다. 한국 사람들에게 프랄린은 배스킨라빈스나 디저트 메뉴로 친숙하지만 몽수어 프랄린은 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고 그대로 만든 순도 높은 수제 버전이다. 설탕 양을 크게 줄여(33% 정도) 고소한 견과류 본연의 맛을 살린 점이 특별하다.
한국 여행자들이 유럽 기념품으로 초콜릿이나 누가(Nougat)를 사는 일이 흔하지만, 이곳의 프랄린은 가벼운 무게와 긴 보관 기간 덕분에 귀국 짐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와인 안주용 소금 간 버전인 아페리티프부터 바닐라, 캐러멜 버터 소금, 트러플, 피에몬트 헤이즐넛 맛의 달콤한 스위트까지 10가지가 넘는 종류가 있어 가족이나 자신에게 줄 선물로 딱 좋다. 이곳의 장점은 시식 코너에서 여러 가지 맛을 무료로 맛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엑상프로방스=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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