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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에서 달집태우기, 국내 최대 규모 ‘삼척 정월대보름제’ 가보니 [제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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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밤 달집태우기, 낙화놀이

유네스코 기줄다리기로 민속놀이 즐겨

엑스포광장 체험마당…세시풍속 재현

한 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 정월대보름을 맞아 전국이 달집을 태웠다.

음력 1월 15일. 예부터 설보다 더 성대하게 치렀다는 명절로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지금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예전만 못하지만 전국 곳곳에서는 여전히 달집을 태우며 한 해의 안녕을 빌었다.

삼척정월대보름제 달집태우기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1973년 시작해 50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2026 삼척정월대보름제’도 그중 하나다. 축제는 지난 27일 삼척시 엑스포광장과 삼척해수욕장 일원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으랏차! 삼척기줄! 전통을 당겨 미래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삼척 기줄다리기를 중심으로 해수욕장에서 달집태우기까지 이어졌다. 정월대보름을 제대로 챙기기 위해 삼척으로 향했다.

보름달을 맞이하는 민속놀이

낙화봉에 걸려있는 소원종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삼척해수욕장에는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이 펼쳐졌다. 망월놀이는 오후 6시, 낙화놀이는 6시 40분에 시작했다.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까지 촘촘하게 시간표를 짜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모두 볼 수 있도록 했다.

낙화놀이 전, 방문객들은 소원 종이를 낙화봉에 매달았다. 낙화놀이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한 번에 불이 켜지지 않는다. 낙화놀이를 처음 본 방문객들은 왜 불이 안켜지지 하며 당황했지만 낙화놀이는 시간이 지나야 진짜 시작이다.

낙화봉에 토치로 불을 붙이는 직원들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보통은 연못에서 배를 타고 횃불을 통해 불을 붙이는 방식이지만 축제가 해수욕장에서 열려 직원들이 토치로 하나하나 불을 붙였다. 토치로 소원을 구워내는 모습이 마치 ‘소원 토치구이’ 같다.

삼척해수욕장 낙화놀이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불이 붙기 시작하면 작은 불꽃이 서서히 떨어진다. 그때 우리가 아는 그 장면이 펼쳐진다. 황홀하게 쏟아지는 불꽃. 불꽃놀이보다 더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한국의 낙화놀이다. 사람들의 소원이 불꽃이 되어 밤하늘 아래로 흩날렸다. 아름답다고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 특히 패딩 점퍼를 입은 경우 불씨가 닿으면 구멍이 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야간 횃불 기줄다리기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낙화놀이가 끝난 뒤 오후 7시, 삼척해변 카페거리에서는 ‘야간 횃불 기줄다리기’가 열렸다. 삼척 기줄다리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강원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2호다. 360년 전통을 지닌 세시풍속으로,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며 정월대보름에 열린다.

대게 다리를 닮은 굵은 줄, 이른바 ‘기줄’을 사용한다. 해안 마을이 암줄, 내륙 마을이 숫줄을 맡는다. 길이 100m가 넘는 초대형 줄을 당겨 승부를 가른다. 보통 2선승제로 줄다리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야간 풍물놀이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힘찬 경기가 이어졌다.

삼척해수욕장 달집태우기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경기가 끝나면 사람들은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 장소로 이동한다.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는 세시풍속이다. 액을 쫓고 복을 부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불을 붙이자 달집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바람이 불면서 불길은 용이 승천하는 듯한 형상을 만들었다. 거대한 불길이 눈앞에서 일렁이자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한 해의 액운도 함께 타는 것 같이 편안한 마음이었다.

정월대보름을 제대로 보내는 법, 민속놀이

축제장은 엑스포광장과 삼척해수욕장, 두 곳으로 나뉘었다.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다. 엑스포광장에선 세시풍속을 체험형으로 구현한 민속놀이마당이 열렸다.

삼척 정월대보름제 엑스포광장 입구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행사는 크게 제례행사, 문화유산행사, 민속놀이행사로 구성됐다. 귀밝이술 시음, 부럼 깨기, 오곡밥 나눔 등 음식 체험이 이어졌다. 윷놀이, 제기차기, 줄씨름, 팔씨름, 닭싸움, 떡메치기 등은 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삼척 정월대보름제의 상징인 기줄다리기도 엑스포광장에서 열렸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애기속닥기줄다리기’, 초·중학생, 군부대, 읍면동, 일반인 등 세대별·단계별 경기를 편성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경기다.

별신굿 한마당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례 행사도 재현했다. 정월대보름 당일인 3월 3일에는 신목모시기, 사직제, 천신제, 해신제가 차례로 이어진다.

이 밖에도 한복과 전통의상 체험, 가족 소원 쓰기, 전통 민화·서각·전통차 체험, 어린이 맞춤 놀이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민속놀이 대회장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서울에서 왔다는 한 방문객은 “3시간 넘게 차를 타고 온 보람이 있다”며 “정월대보름을 크게 기념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렇게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니 의미가 다르다. 특히 낙화놀이와 달집태우기는 인상 깊었다. 앞으로는 매년 정월대보름을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문서연 여행플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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