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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숨결과 푸른 낭만이 만나는 곳, 롬복 남부 하루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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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롬복은 여전히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역동적인 자연의 에너지를 동시에 간직한 곳이다. 화려한 이웃 섬 발리와는 또 다른, 정적인 평화로움과 거친 절벽의 파노라마가 공존한다. 수백 년의 전통을 이어온 사삭족의 마을에서 시작해 수천 마리의 박쥐가 비상하는 신비로운 동굴을 지나 수평선 너머로 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칵테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남부 하루 코스를 소개한다.

사드 사삭족 마을 (Sade Village)

사진= 언스플래쉬

롬복의 원주민인 사삭족의 전통 생활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민속 마을 사드 사삭족 마을에선 대나무 벽과 알랑알랑 풀로 엮은 지붕, 그리고 소의 배설물로 바닥을 닦아 견고함을 유지하는 독특한 가옥 구조 ‘루마 이닷’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가옥의 바닥이다. 사삭족은 소의 배설물을 정기적으로 바닥에 발라 닦는데, 이는 악귀를 쫓는다는 주술적 의미와 더불어 바닥을 견고하게 하고 해충을 방지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방식이다. 골목마다 앉아 베틀을 돌리는 여인들의 모습은 사드 마을의 상징과도 같다. 마을 여인들이 손수 짜는 화려한 직물 송켓 제작 과정을 지켜보고 실제 주민들의 집 내부를 구경하는 독특한 체험이 가능하다.

사드 사삭족 마을

Sengkol – Kuta, Kuta, Kec. Pujut, Kabupaten Lombok Tengah, Nusa Tenggara Bar. 83573 인도네시아

Goa Bangkang Prabu (박쥐 동굴)

사진= PEXELS

이곳은 롬복 남부의 거친 지형 아래 숨겨진 거대한 석회암 동굴로 들어서는 순간 서늘한 공기와 함께 수만 마리의 박쥐가 내는 미세한 소리가 고요를 깨운다. 이 동굴의 진가는 정오 무렵에 드러난다. 천장의 좁은 틈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수직으로 쏟아져 내릴 때 동굴 내부는 인증 사진 명소로 거듭난다. 동굴 내부의 습한 냄새와 박쥐들의 날갯짓 소리는 날것 그대로의 야생성을 상기시킨다. 인위적인 조명 하나 없이, 동굴의 모습은 오직 태양의 각도에 의지해 시시각각 변한다. 미끄러운 바닥을 조심스레 딛으며 빛의 기둥 아래 서보자. 빛이 오직 나에게만 쏟아지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Goa Bangkang Prabu

Prabu, Pujut, Central Lombok Regency, West Nusa Tenggara 83573 인도네시아

Restaurant Codium

사진= 레스토랑 공식 홈페이지

거친 자연 탐험 후 마주하는 코디움 레스토랑은 롬복의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이곳은 롬복의 풍부한 식재료를 현대적인 요리 기법으로 풀어내 로컬의 맛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가장 신선한 롬복의 바다와 땅의 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코디움의 요리 철학이다. 롬복 전통 양념인 ‘딸리왕’ 소스를 세련되게 변주하거나, 인도양에서 갓 잡아 올린 해산물에 허브의 향을 입힌 메뉴들은 미식가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모던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는 창밖으로 보이는 롬복의 푸른 풍경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Restaurant Codium

Jl. Mawun, Mekar Sari, Kec. Praya Bar., Kabupaten Lombok Tengah, Nusa Tenggara Bar. 83572 인도네시아

Bukit Merese (메레세 언덕)

사진= 언스플래쉬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메레세 언덕으로 향해보자. 롬복 남부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하는 이곳은 거대한 초원이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만나는 지점이다.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시야가 탁 트이며 인도양의 광활한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발밑으로는 에메랄드빛 ‘탄중안 해변’이 반달 모양으로 굽어 있고 저 멀리서는 거친 파도가 절벽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떼와 원숭이들도 만날 수 있다. 일몰이 시작되면 절벽 끝에 앉아 하늘 색이 변화하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머릿속의 소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평온함이 찾아온다. 사진 명소로 워낙 유명해 언덕 위로 올라가면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Bukit Merese

Jl. Kuta Lombok, Kuta, Kec. Pujut, Kabupaten Lombok Tengah, Nusa Tenggara Bar. 83573 인도네시아

KLEO Beach Club

사진= 클레오 비치 클럽 인스타그램

황홀한 일몰의 여운을 안고 내려와 도착하는 클레오 비치 클럽은 하루를 축제처럼 마무리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탄중안 해변의 고운 모래 위에 자리 잡은 이곳은 화이트와 우드 톤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메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낮 동안의 열기가 가라앉은 해변에서 시원한 칵테일 한 잔을 기울여보자. 이곳은 원형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여행자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실내 좌석도 좋지만 해변가에서 소정의 추가 요금을 내고 파라솔 아래 썬베드에 누워 여유롭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비치 클럽이라 캐주얼한 분위기이면서도 음식은 고급스러워 근사한 저녁 식사로 제격이다.

KLEO Beach Club

Ann, Jl. Tj. Aan, Sengkol, Kec. Pujut, Kabupaten Lombok Tengah, Nusa Tenggara Bar. 83573 인도네시아

롬복 남부 코스는 원시적인 전통과 경이로운 자연, 그리고 현대적인 휴양 인프라가 절묘하게 맞물린 여정이다. 룸복이 가진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고루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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