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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시간 담은 테마파크…부산 기장읍성의 가을 여행이 다른 이유 [페스티벌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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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시간 담은 테마파크

…부산 기장읍성의 가을 여행이 다른 이유 [페스티벌 플러스]

2026 기장읍성 축제,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공연장 대신 역사공간으로…‘읍성에서 놀자’

걷고 읽고 쉬며 만나는 기장의 600년 시간여행

오래된 성곽은 있는 그대로도 멋이 있지만 성곽을 따라 천천히 걷는 맛이 단연 으뜸이다. 돌담 사이로 가을바람이 스치고, 잠시 걸음을 멈춰 책장을 넘기기라도 한다면 천국 분위기 물씬이다. 여기에 생각의 전환을 얹으면 또 달라진다. 누군가는 보드게임을 즐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음악을 듣거나 이야기를 나눈다. 또 해가 지면 영화를 관람한다. 흡사 600년의 시간을 담은 테마파크를 방불케 한다.

부산 기장군이 역사문화축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인다. 기장군은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기장읍성 일원에서 2026 기장읍성축제를 개최한다. 그동안 이어져 온 차성문화제의 역사·문화적 의미는 계승하되 축제의 무게중심을 ‘보는 축제’에서 ‘머무는 축제’로 옮겼다.

이번 축제의 콘셉트는 ‘읍성에서 놀자’다. 핵심은 이름 그대로 기장읍성이다. 가요제와 트롯공연 등 관람형 무대 프로그램에 집중했던 기존 축제와 달리 올해는 방문객이 읍성 곳곳을 직접 걸으며 체험하고 쉬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

역사공간을 어렵게 바라보지 않도록 만든 것도 눈길을 끈다. 독서와 체험을 비롯해 보드게임, 토크, 영화, 음악 등 일상에서 익숙한 콘텐츠를 읍성 안으로 끌어왔다. ‘문화재를 보러 간다’는 부담 대신 ‘놀러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공간을 찾도록 한 것이다.

특히 낮부터 밤까지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읍성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책을 읽고, 체험을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가는 식이다. 해가 진 뒤에도 영화와 음악, 이야기 프로그램 등이 이어지면서 축제장을 서둘러 떠나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머무는 여행을 유도한다.

기장읍성 자체가 하나의 여행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기장군이 이번 축제를 통해 보여주려는 것도 여기에 있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조용한 유적지로 돌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평소에도 주민과 관광객이 편하게 찾는 생활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기장읍성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산책하듯 성곽을 걷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거나 요가와 명상으로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다.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읍성의 쓰임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기장읍성은 조선시대 세종 7년인 1425년에 축조됐다. 약 600년의 시간을 품은 기장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읍성은 과거 기장지역의 행정과 생활이 이뤄졌던 중심공간이었다. 현재도 발굴조사와 문헌, 고지도 등을 통해 읍성의 범위와 성벽, 주요 건물지의 위치 등 역사적 실체가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성곽을 넘어 기장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공간인 셈이다.

이번 축제는 이 같은 역사적 가치를 오늘의 관광 방식으로 풀어내는 시도다.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실제 공간에 들어가 걷고 앉고 읽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최근 여행에서 중요해진 ‘체류’라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방식보다 한곳에 오래 머물며 지역의 분위기와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이 주목받는 가운데 기장군은 읍성을 중심으로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과의 연결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축제장 밖으로 여행 동선을 넓히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기장시장과 주변 상권, 지역 관광자원을 함께 연결해 읍성에서 시작한 발걸음이 지역 곳곳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역사문화축제를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장군은 이를 계기로 기장읍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축제 기간 방문객에게 공간의 매력을 알리는 동시에 역사적 가치에 대한 재조명과 체계적인 보존·정비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역사와 현재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문화관광 콘텐츠도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다.

우성빈 기장군수는 “이번 축제를 통해 기장읍성이 과거의 역사만을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편안하게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역사적 가치는 충실히 보존하면서도 일상 속에서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기장의 대표 역사문화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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