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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를 달린 튜브·대나무 배… ‘나만의 한강호 경주대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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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만을 따지는 시대에 비효율은 오히려 낭만이자 즐거움이 됐다. 수상택시와 크루즈가 오가는 한강에서 ‘굳이’ 페트병과 대나무로 배를 만드는 일 같은 것 말이다.


나만의 한강호 경주대회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22일 잠실 한강공원에서 ‘나만의 한강호 경주대회’가 열렸다. 2014년 시작된 이 대회는 ‘한강페스티벌 여름’의 일환으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직접 만든 배로 경주하는 무동력 수상 레이스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의미를 담은 나만의 배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당초 8월 15일 광복절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팔당댐 방류로 연기돼 이날 평일에 치러졌다.


(좌)비둘기호 (우)현상수배팀 거북선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참가자 84명은 아침부터 잠실 나들목에 모여 △튜브 △대나무 △랩 등 기본 장비와 각자 준비해 온 재료로 배를 제작했다. △둥근 페트병 천장 위에 날개를 붙인 ‘비둘기호’ △튜브에 태극기를 그려 넣은 ‘태극기호’ △골판지로 거북 머리를 붙인 ‘거북선’까지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이어졌다.

화려한 무대나 먹거리 트럭은 없었지만 참가자와 가족, 산책 나온 시민들이 함께 웃고 격려하며 현장을 채웠다. “이렇게 하면 배 못 뜬다니까”라며 조언을 건네던 시민이 자연스레 합석하고 응원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나만의 한강호 경주대회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경주는 오후 1시부터 시간마다 네 차례 열렸다. 80m 반환점을 돌아오는 단순한 코스였지만 물의 흐름, 노 젓는 방식, 탑승 위치에 따라 승부가 갈렸다. 잔디밭에서 시뮬레이션할 때와 달리 실제로 물에 잘 뜨는지도 결과를 좌우했다. 화려한 외관으로 인기상을 받은 배가 1분째 전진 없이 제자리에서 빙빙 돌았고 가장 단순한 구조의 4인승 배가 최단 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한강호 경주대회에 참가한 ‘모 아니면 도’팀 / 사진= 문서연 여행+ 기자

튜브 없이 페트병과 대나무만으로 도전한 ‘모 아니면 도’팀은 끝내 배가 가라앉았지만 수영으로 발길질하며 ‘도’였던 배를 ‘모’로 완주했다. 7살 아들과 함께 참가한 강가윤씨는 홀로 노를 저어 모두의 응원 속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한강 삼종경기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참여했다”며 “가족끼리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최종 우승은 4분 24초 기록의 이윤재씨 팀이 가져갔다. 도착 직전 스태프들이 “4분대다, 1등이다!”를 외치며 환호했고 참가자들과 함께 “하나 둘” 구호를 외치며 응원했다. 이씨는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같이 참가했는데 1등을 해서 기쁘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은 △최단 기록팀에게 주는 ‘태극기 휘날리며’상(스탠바이미 고) △회차별 최단 완주팀에게 주어지는 ‘광복의 물결’상(이크루즈 탑승권) △가장 창의적인 배에 주는 ‘이런 배는 처음’상(탁상용 선풍기)으로 구성됐다.

대학교 선배와 함께 참가한 박건우씨(24)는 “원래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걸 좋아한다. 친한 형과 함께 참가해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함께 배를 만든 이동규씨(25)는 “이번에는 배가 부서져 수영으로 완주했지만 다음번에는 꼭 1등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울= 문서연 여행+ 기자(msy85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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