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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5000원 이하…올해 미쉐린이 공개한 빕 구르망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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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2026 빕 구르망 71곳 공개

서울 51곳·부산 20곳, 신규 8곳 추가해

인당 4만5000원 이하 기준, 합리적 가격

삼계탕·이북식 만두·비건 면까지 장르 확장

한국 발간 10주년, 3월 5일 부산서 본판 공개

미식가들이 주목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레스토랑과 호텔을 평가하는 세계적인 가이드인 미쉐린(미슐랭) 가이드가 ‘202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정식 발간 전에 ‘빕 구르망(Bib Gourmand)’ 리스트를 먼저 공개했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음식 완성도가 높은 레스토랑에 부여하는 등급이다. 1997년 공식 도입 이후 전 세계 미식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신뢰받아온 지표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빕 구르망 리스트 / 사진=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기준으로는 1인당 4만 5000원 이하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평가원들의 꼼꼼한 심사를 통과한 곳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2026 빕 구르망엔 서울 51곳, 부산 20곳, 총 71곳이 올랐다. 그 중 신규 진입은 서울 5곳, 부산 3곳, 총 8곳이다. 전통 삼계탕과 들깨 미역국, 이북식 만두와 떡갈비부터 100% 메밀 요리, 비건 면 요리, 소바 전문점까지 장르도 개성도 제각각이다. 리스트가 한층 넓어졌다.

‘2026 빕 구르망’ 서울 신규 5곳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빕 구르망 리스트 / 사진=미쉐린 가이드

서초동의 3대 ‘삼계장인’. 이름에서 다 설명된다. 1973년부터 시작된 가업을 지금 3대째 이어가고 있는 삼계탕 전문점이다. 대표 메뉴는 40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어 끓인 진한 국물에 곱게 간 녹두와 잣, 쑥 페이스트를 더한 세 가지 삼계탕이다. 영계만 써서 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한 곡물이 녹아든 걸쭉한 국물은 향과 맛이 두텁다. 고기에 녹두, 잣, 쑥이 향긋하게 잘 맞아 들어간다. 국물에 찹쌀을 풀고 함초 소금을 살짝 더하면 풍미가 확 올라간다.

신당중앙시장 안, 붉은 차양 아래에 ‘고사리 익스프레스’가 있다. ‘일상 속의 채식’이 모토. 채소 요리가 맛있고 흥미로울 수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하는 집이다. 모든 메뉴의 기본은 고사리 오일 소스다. 매콤한 비빔면부터 달콤하고 새콤한 고사리 칠리 소스를 올린 대만식 전병까지, 메뉴 구성도 다채롭다. 고사리 하나로 이렇게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방식이다.

‘소바키리 스즈’는 일본에서 수련한 셰프가 한국산 메밀로 소바 전통을 새롭게 풀어낸 곳이다. 보통 메밀과 밀가루를 8:2로 섞는 니하치나 100% 메밀만 쓰는 주와리 방식 대신, 메밀가루 10에 밀가루 1을 섞는 ‘소토이치’ 방식을 쓴다. 이렇게 만든 소바는 은은한 곡물 향과 씹는 맛이 살아 있다. 기본 자루 소바를 중심으로, 조림 요리와 바삭한 일식 튀김(텐푸라)을 사케와 함께 곁들일 수 있다.

서촌 골목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안덕’은 소고기 냉국수와 만둣국으로 알려진 곳이다. 안덕의 물국수는 평양냉면과 비슷해 보이지만 메밀 함량이 높아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에 간간한 소고기가 더해지면서 한 입마다 감칠맛이 올라온다. 고추튀김도 인기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 안에 고기와 채소 소가 가득 들어차 있다.

‘오일제’는 메뉴가 딱 하나다. 들깨 미역국. 그것 하나로 단골을 모은다. 맑은 국물에 고소한 들깨가 어우러진 미역국에, 미역을 찍어 먹는 간장과 낙지 젓갈, 갓김치 같은 간결한 반찬이 갓 지은 밥과 함께 나온다. 깔끔한 오픈 키친에서 가마솥에 미역국과 밥을 짓는 과정을 손님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이곳 특징이다.

‘2026 빕 구르망’ 부산 신규 3곳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빕 구르망 리스트 / 사진=미쉐린 가이드

‘뫼밀집’은 국산 100% 메밀로 직접 면을 뽑는다. 갓 만든 메밀면의 순수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핵심이다. 비빔 메밀은 매콤한 맛이 중심을 이루고, 들기름 메밀과 물 메밀은 메밀 본연의 향을 더 끌어낸다. 탱탱하고 부드러운 편육도 메밀면과 잘 어울려 같이 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송헌집’은 전통주와 국수 요리로 이름을 알린 셰프가 새롭게 연 떡갈비 전문점이다. 숯불에 구운 두툼한 떡갈비는 은은한 숯향과 넉넉한 육즙을 자랑한다. 밥과 세심하게 구성된 반찬, 진한 된장찌개가 한 상으로 나온다. 공간도 눈에 띈다. 1990년대 가정집 분위기를 살려 개조한 이층 주택으로, 낮은 상에 차려지는 밥상이 묘하게 편안하고 든든한 식사 경험을 만들어낸다.

‘평양집’은 이북식 만두와 녹두전을 내는 곳이다. 김치, 당면, 두부, 야채를 직접 넣어 빚은 만두는 얇고 부드러운 피에 싸여 있고, 양지와 사태로 우려낸 맑은 국물과 함께 나온다. 녹두전은 맷돌에 곱게 갈아 만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아삭한 숙주가 식감을 잡아준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아담하고 깔끔한 공간에서, 만둣국 한 그릇이 생각보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웬달 뿔레넥(Gwendal Poullennec)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올해 선정된 빕 구르망 레스토랑들은 한국 미식의 깊이와 다양성을 잘 보여주고 전통 음식부터 개성 있는 면 요리와 비건 요리까지 폭넓은 장르가 고루 담겼다”며 “서울과 부산은 각 도시 고유의 식문화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 미식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국 발간 10주년을 맞은 미쉐린 가이드는 오는 3월 5일 시그니엘 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6’ 발간 행사를 개최한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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