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바드 이스흘(바트이슐)을 걷다 보면 도심 곳곳에서 강과 녹지를 만날 수 있다. 트라운강과 이슐강이 도시를 가로지르고, 카이저빌라 주변에는 오래된 정원과 산책 공간이 남아 있다. 관광지를 찾아 이동하는 중간에 잠시 걸음을 늦추기 좋은 곳들이다.
그래서 바드 이스흘 여행은 관광지만 연이어 둘러보기보다 공원과 강변 산책로를 일정에 넣는 게 좋다. 도심에서 접근하기 쉬운 쿠어파크부터 트라운강과 이슐강을 따라 이어지는 수변 공간, 카이저빌라의 황실 정원까지 다양한 성격의 공원 세곳을 소개한다.
1. 씨씨 공원
(Sissi-Park)
씨씨 공원/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씨씨 공원은 황실 휴양 도시 바트이슐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트라운강(Traun)의 운치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도심 수변 공원이다. 오스트리아 엘리자베스 황후의 애칭 ‘씨씨(Sisi)’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이곳은 과거 씨씨 황후가 바트이슐에 머물 당시 자주 거닐었던 강변 산책 동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역사적 장소다. 공원 내부에는 황후가 생전에 남긴 시 구절이 적힌 별 모양의 텍스트 조형물과, 씨씨의 유별난 승마 사랑을 기리기 위해 설치된 백마 조형물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티켓 매표나 입구 통제가 필요한 카이저파르크 등 유료 사적지와 달리 씨씨 공원은 시민과 여행객 모두에게 24시간 상시 개방된 오픈 휴식 공간이다. 강변을 따라 펼쳐진 잔디밭과 벤치, 어린이 놀이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일정 중 잠시 숨을 돌리기에 제격이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숲길로 이어지는데,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트이슐 시내와 주변 알프스 산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칼바리엔베르크(Kalvarienberg) 언덕 산책로로 이어진다. 시내 중심가에서 시작해 강변 산책, 숲길 트레킹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도보 코스의 요충지인 셈이다.
Sissi-Park
오스트리아 4820 바트이슐
2. 쿠어파크
(Kurpark Bad Ischl)
쿠어파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바트이슐 중심부에서 온천 휴양 도시 특유의 여유를 가장 깊이 느끼며 쉬어갈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쿠어파크다. 시내 중심가인 비러슈트라세 일대에 펼쳐져 있으며, 트라운강변의 레하르 산책로와도 바로 연결된다.
쿠어파크는 바트이슐이 세계적인 소금 온천 휴양지로 이름을 알린 19세기 황금기의 역사를 온전히 품고 있다. 당시 합스부르크 황실을 비롯해 프란츠 레하르, 요하네스 브람스, 안톤 브루크너 등 유럽의 내로라하는 귀족과 예술가들이 온천 치료와 휴양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자연스레 쿠어파크는 이들이 교류하고 사색하던 도심 속 문화 사교장의 중심이 되었다.
공원 중앙에는 화려한 정교함을 자랑하는 화단과 중앙 분수, 그리고 과거 황실 행사와 연회가 열리던 ‘의회·극장 하우스’가 우뚝 서 있다. 여름철이면 공원 내 야외 음악당에서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프란츠 레하르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려 공원 전체에 클래식 선율이 흐른다.
무엇보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바트이슐의 명물 카페나 상점가, 역사적 건축물을 둘러보다가 언제든 들어와 벤치에 앉아 쉬어가기 좋다. 오스트리아 황실과 대장르 음악가들이 사랑했던 옛 온천 도시의 품격을 오늘날에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는 장소다.
Kurpark Bad Ischl
Wirerstraße 3,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3. 마르모어슐뢰슬
(Marmorschlössl)
카이저파크 입구/사진=김지은 여행+ 기자
마르모어슐뢰슬/사진=카이저빌라 공식 홈페이지
마르모르슐뢰슬이 위치한 카이저파르크는 황실 별장인 카이저빌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황실 수목원 겸 정원 공원이다. 도심의 오픈된 공원들과 달리, 알프스 산자락의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드넓고 울창한 영국식 풍경식 정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카이저파르크는 완만한 언덕과 울창한 고목 숲, 탁 트인 잔디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동화 속 비밀의 숲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도심의 소음과 완전히 격리된 정적 속에서 알프스 특유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깊은 산책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정원 산책로를 따라 언덕 깊은 곳으로 올라가면 숲속 한가운데 비밀스럽게 자리 잡은 대리석 건물, 마르모르슐뢰슬을 마주하게 된다. 영국식 튜더 양식으로 지어진 이 소저택은 씨씨 황후가 사색과 휴식을 즐기던 전용 티하우스였다. 내부도 멋있지만 건물 앞 넓게 펼쳐진 정원을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는 현대 미술과 황실 역사를 소개하는 갤러리로 쓰이고 있으며 저택 앞 야외 테라스나 주변 잔디밭에서 내려다보는 정원 풍경이 일품이다.
마르모어슐뢰슬이 포함된 공원 입장권은 성인 12.7유로 (약 1만 9100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한다.
Marmorschlössl
Jainzen 1, 4820 Bad Ischl, 오스트리아
바드 이스흘(오스트리아)=김지은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