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북단 도시 치앙라이는 커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도이창에 있다. 도이창은 치앙라이주에 속한 해발 1500m 산이자 마을 이름으로 ‘도이’는 태국어로 ‘산’을, ‘창’은 ‘코끼리’를 뜻해 두 글자를 합치면 ‘코끼리 산’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곳에서 나는 스페셜티 커피는 세계 커피 시장에서 프리미엄 아라비카 원두로 인정받으며 태국을 대표하는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로 꼽힌다.
도이창의 소수민족 아카족은 한때 아편을 재배하며 살아가던 가난한 고산족이었다. 1980년대 태국 국왕이 대체 작물 재배를 위한 로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커피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부족민들이 힘을 합쳐 지금의 브랜드로 키워냈다. 산미와 묵직한 바디감 견과류의 고소함 그리고 끝에 남는 은은한 단맛과 화사한 꽃향기가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해발 1200m에서 1600m에 걸친 지대는 서늘한 기후와 풍부한 우기 비옥한 토양을 갖춰 아라비카 원두가 자라기에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 큰 나무 그늘 아래서 원두를 천천히 익히고 잘 익은 붉은 커피 체리만 사람 손으로 일일이 딴 뒤 맑은 산수로 씻는 습식 가공을 거친다. 지금 도이창은 원두 생산지 이상의 역할을 한다. 산맥을 따라 커피 농장과 전망 좋은 테라스 카페가 여럿 들어서면서 커피 애호가들이 찾는 치앙라이의 커피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산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커피 명소 네 곳을 소개한다.
도이창 커피 에스테이트
Doi Chaang Coffee Estate
사진=구글맵 소유자 제공 이미지
도이창 커피 에스테이트는 태국 스페셜티 커피의 역사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산지 농장이다. 화사한 산미와 과일향 부드러운 바디감을 갖춘 태국 고산지 커피를 이곳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시내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산맥의 능선과 안개 빽빽한 커피나무 숲이 트인 전망 속에 펼쳐진다.
건물 곳곳에는 고산지대 자연과 소수민족의 전통 현대적인 미학이 고르게 섞여 있다. 콘크리트와 따뜻한 질감의 원목 대나무 자연석을 함께 쓴 건물은 산비탈을 따라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사방으로 넓게 트인 대형 통유리와 오픈 테라스 덕분에 실내에서도 바깥의 구름과 녹음이 공간 안까지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전통 초가지붕 형태를 살린 오픈에어 좌석과 현대적인 블랙 프레임 구조재가 함께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아시안 모던 스타일을 보여주며 주변 커피 농장과도 잘 어우러진다. 내부에는 도이창 커피의 역사와 아카족 농부들의 재배 역사를 기록한 전시 공간과 작은 박물관도 있어 둘러보는 재미를 더한다.
대표 메뉴는 이곳에서만 가장 신선하게 내리는 도이창 오가닉 피베리 핸드드립 커피와 시그니처 에스프레소다. 보통 커피 열매 안에는 원두가 두 개씩 들어 있지만 피베리는 동그란 씨앗 하나로만 여물어 향미가 진하게 농축되고 복숭아나 살구 같은 핵과류의 깨끗한 단맛과 부드러운 과일향 깔끔한 후미를 느낄 수 있다. 커피 체리 꽃을 말려 만든 커피 플라워 티는 은은한 꿀 향과 화사한 꽃향기가 특징으로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는 방문객에게도 좋은 대체 음료가 된다. 음료와 함께 나오는 부드러운 카라멜 마카다미아 치즈케이크나 크루아상 같은 베이커리도 고산지대의 신선한 공기 속에서 즐기기 좋다. 세계 공정무역과 유기농 인증을 받으며 품질을 입증한 태국 대표 스페셜티 브랜드의 뿌리가 바로 이곳이라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린다. 갓 수확해 가공을 마친 원두를 산지에서 바로 로스팅하기 때문에 시내 어느 매장보다 원두 본연의 풍미가 살아 있다.
영업시간은 휴무 없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프리미엄 산지 농장이라는 명성과 시설 규모인데 저렴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갓 볶은 싱글 오리진 피베리 원두 패키지도 현지 가격 그대로 살 수 있어 산지 직송 기념품을 구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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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 Tambon Wa Wi, Amphoe Mae Suai, Chang Wat Chiang Rai 57180 태국
라리따 카페
Lalitta Café
사진=공식 페이스북
라리따 카페는 카페라는 상업 공간의 틀에 갇히지 않고 태국 불교 신화 속 원시림인 히마판 숲을 그대로 옮겨놓은 대형 정원형 문화 공간을 선보인다.
입구에 들어서면 공간 전체를 감싸는 초미세 안개 미스트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수십 미터 높이에서 세차게 떨어지는 인공 폭포가 감각을 압도한다. 정밀하게 설계한 이끼 암석과 수백 종의 희귀 열대 수목 정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개울 그 위를 잇는 목조 다리까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태국 조경 건축을 두루 감상할 수 있으며 나무 사이로 비쳐 드는 빛과 미스트가 만들어내는 풍경 덕분에 여행자에게는 오래 기억에 남는 포토 스팟으로도 꼽힌다.
내부에서는 다채로운 시그니처 음료와 전통 베이커리는 물론 똠얌꿍을 비롯한 태국 요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입장할 때는 1인당 60바트(한화 약 2300원)의 입장료를 내는데 이 금액은 카페 내부에서 음료나 식사를 주문할 때 바우처로 전액 차감된다.
청량한 과일 향과 화려한 레이어링이 돋보이는 시그니처 시트러스 에이드 짙은 향의 타이 밀크티 달콤함과 청량함을 함께 살린 과일 소다류가 대표 메뉴로 꼽힌다. 영업시간은 정기 휴무 없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다.
392, 6, Tambon Rim Kok, Amphoe Mueang Chiang Rai, Chang Wat Chiang Rai 57100 태국
아카 힐 커피 로스터리
Akha Hill Coffee Roastery
사진=공식 페이스북
아카 아마 커피 로스터리는 도이창 고지대에서 기른 원두를 공정무역과 상생 방식으로 거래하며 세계적인 스페셜티 브랜드로 키워낸 곳이다. 커피 산업으로 소수민족의 자립과 환경 보전을 함께 이뤄낸 이야기를 갖고 있어 소비 그 이상의 가치를 따지고 깊이 있는 커피 경험을 원하는 한국 애호가들이 꼭 찾는 코스로 통한다. 건축적으로는 노출 콘크리트의 모던한 기하학적 형태와 따뜻한 질감의 목재 탁 트인 층고의 개방형 노출 천장이 어우러진 하이엔드 로스터리 스타일을 보여주며 중앙에 놓인 대형 로스팅 머신과 정교한 바 스페이스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원두를 가공하고 추출하는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아카 아마를 세계적으로 알린 시그니처 커피 마니마나다. 에스프레소를 샤키라토 스타일로 흔들어 고운 거품을 낸 뒤 오렌지 껍질의 상큼한 향과 자연 꿀의 단맛을 더한 음료로 이곳에서 꼭 마셔볼 만하다. 에스프레소를 진하게 응축한 포니 레이디와 도이창 싱글 오리진 원두의 섬세한 테루아를 느낄 수 있는 핸드드립 커피도 함께 맛볼 만하다. 영업시간은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393 28-29 Thanon Baanpa Pragarn Road, Tambon Wiang, Amphoe Mueang Chiang Rai, Chang Wat Chiang Rai 57000 태국
야요 팜
Yayo Farm
사진=공식 페이스북
야요 팜은 도이창 해발 1000m가 넘는 산 중턱에 자리한 농장 직영 카페로 구름과 가까운 높이에서 커피를 마시는 색다른 경험을 준다. 대형 야외 테라스를 통해 끝없이 펼쳐지는 도이창의 능선과 푸른 커피나무 밭을 입체적으로 내려다볼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게 만든 투명 유리 프레임 설치물과 하늘 구름다리 스카이 스윙 같은 조형물이 자연과 잘 어우러져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원두 수확부터 발효 가공 로스팅 최종 추출까지 전 과정을 생산자가 직접 관리하는 카페인 만큼 완성도 높은 커피를 현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유자 라떼와 시리몽콜로 유자 라떼는 원두 특유의 묵직한 고소함과 쌉싸름한 후미 위에 달콤하고 상큼한 유자 베이스가 층층이 어우러져 선선한 고지대 기후 속에서 마시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농장에서 직접 가공한 워시드 내추럴 허니 프로세싱 방식의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 커피도 다양하게 맛볼 만한 메뉴다. 정기 휴무 없이 매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1001 หมู่บ้านดอยช้าง Tambon Wa Wi, Amphoe Mae Suai, Chang Wat Chiang Rai 57180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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