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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의 땅 알래스카, 오로라 성지로 부상 9개월간 이어지는 페어뱅크스 오로라 시즌 오로라 관측 후 온천서 즐기는 휴식도 가능 순록 체험부터 박물관까지 즐길거리 풍성 시애틀 경유해 즐기는 알래스카 연계 여행 |
페어뱅크스에서 만난 오로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오로라를 보려면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가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직접 미국 페어뱅크스를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페어뱅크스는 미국 북극권 알래스카 관문 도시다. 알래스카는 육로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크루즈를 이용하거나 시애틀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래스카 여행은 사실상 시애틀에서 시작된다.
페어뱅크스에서 만난 미국을 상징하는 대머리독수리.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대머리독수리를 먹이로 유인하면 불법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여기서 잠깐. 알래스카와 시애틀 하면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조부 프레더릭 트럼프는 골드러시로 들썩이던 19세 시애틀에 자리를 잡았다. 알래스카로 몰려드는 광부들이 출발 전 거쳐야 했던 도시가 바로 시애틀이었다.
프레더릭은 그들에게 술을 팔았다. 그렇게 시애틀에서 쥔 돈이 뉴욕 부동산 사업 씨앗이 됐다. 알래스카 골드러시가 없었다면 지금의 트럼프도 없었을 터. 그 시절 광부들이 목숨 걸고 달려들던 땅, 알래스카. 지금은 다른 이유로 전 세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오로라 타원대 중심으로 떠오르는 오로라 명소
페어뱅크스에서 만난 오로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페어뱅크스는 오로라 타원대 한가운데 있다. 오로라 타원대란 오로라 활동이 집중되는 북극권 상공 대기에 형성된 고리 모양 띠다. 페어뱅크스는 오로라가 잘 보이는 게 아니라 가장 잘 보일 수밖에 없는 자리다.
페어뱅크스 오로라 시즌은 매년 8월 21일부터 4월 21일까지 9개월이다. 강수량이 적어 맑은 밤이 많고 인구 밀도가 낮아 빛 공해가 거의 없다. 도시 외곽으로 차를 잠깐 몰고 나가도 하늘이 열린다.
페어뱅크스에서 만난 오로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내복 위에 패딩, 그 위에 또 방한복. 핫팩을 온몸에 붙이고 장갑을 두 겹 낀 채 영하 30℃의 밤으로 나갔다. 숨을 쉴 때마다 입김이 얼어붙었다. 그렇게 두둑이 챙겨입고 나간 첫날 밤부터 오로라를 만날 수 있었다. 3일 동안 오로라를 놓친 적이 없었다. 오후 10시에서 오전 3시 사이에 바깥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수록 확률이 올라간다. 3박 이상 머문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볼 수 있다는데 경험해보니 그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
페어뱅크스에서 만난 오로라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혹독한 추위가 걱정된다면 전용 관측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페어뱅크스 시내에서 차로 15분쯤 가면 오로라 포인트가 있다. 2018년 지어진 건물 안에는 바닥 난방과 실내 화장실이 갖춰져 있고, 따뜻한 음료와 현지 쿠키를 무제한 준다. 실내에서 웹캠으로 하늘 상황을 모니터링하다가 오로라가 나타나면 바로 밖으로 나가면 된다. 삼각대 등 다양한 장비도 저렴하게 대여할 수 있어 한국에서 무거운 장비를 들고 올 필요가 없다.
오로라·온천·액티비티, 북극권 여행 매력 한곳에
체나 온천 리조트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옐로나이프에는 없고 페어뱅크스에는 있는 것, 온천이다. 새벽까지 혹한 속에서 오로라를 쫓고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다음 날 체나 온천 리조트의 핫스프링스에 몸을 담그는 순간 그 피로가 거짓말처럼 씻겨 나갔다. 페어뱅크스 시내에서 약 90㎞ 거리에 있는 이 리조트는 1905년 금광 탐험가들이 발견한 곳으로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알래스카 최대 온천 리조트다. 영하 20~30℃를 드나드는 바깥 공기와 뜨거운 온천물의 온도 차가 극적이다. 머리카락과 눈썹이 하얗게 얼어붙는 동안 몸은 따뜻한 온천수 안에서 완벽하게 이완된다. 현재 페어뱅크스에는 세 곳의 온천이 운영 중이며 네 번째도 곧 문을 연다.
순록 산책 체험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낮 시간을 채우는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자작나무 숲에서 순록과 나란히 걸으며 발목 힘줄의 딸깍 소리를 듣는 ‘러닝 레인디어 랜치’는 마치 현지인의 오래된 별장에 초대받은 듯한 아늑함을 준다.
순록 산책 체험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문화적인 깊이를 원한다면 눈과 빙하를 형상화한 알래스카대학교 북부 박물관에서 3만 6000년 전 빙하기 미라 표본인 ‘블루 베이베’를 보거나, 파운틴헤드 앤틱 오토 박물관에서 완벽하게 구동되는 19세기 클래식카를 감상하는 것도 뜻밖의 발견이다.
실내에서 아이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시애틀과 함께 즐기는 미국 북서부 여행
시애틀 인근 스노호미시 카운티 보잉 공장 내 항공 박물관/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알래스카를 다녀오는 길에 시애틀에서 하루를 더 쓴다면 인근 스노호미시 카운티를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 보잉의 핵심 생산 기지가 있다. 777, 777X 등 대형 여객기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부피 기준 세계 최대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다. 공장 내부 크기만 미식축구 경기장 70여 개를 합친 규모다.
안에 소방서, 의료 센터, 식당이 따로 있어 공장이라기보다 하나의 도시처럼 돌아간다. 보잉이 운영하는 항공 박물관이자 투어의 시작점인 ‘보잉 퓨처 오브 플라이트’에서 공장 견학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단, 보안상 투어 중 휴대전화와 카메라 등 모든 전자기기 반입은 엄격히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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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래스카항공이 인천-시애틀 직항을 운항하며 보잉 787-9 드림라이너로 주 6회 띄운다. 시애틀에서 페어뱅크스까지는 알래스카항공 국내선으로 매일 연결된다. 알래스카항공은 시애틀을 허브로 100개 이상 목적지를 운항하는 미 서부 최대 항공사다.
2. 오로라 헌팅을 위해 직접 운전한다면 낮에 미리 관측 장소를 봐두자. 밤에 처음 가면 길을 헷갈린다. 눈길에서는 전륜구동이나 사륜구동 차량이 필요하고 도로 위에 차를 세우는 건 위험하니 안전한 갓길이나 대피 공간을 찾아야 한다. 시내에서 멀어질수록 휴대전화 신호가 약해지니 오프라인 지도는 미리 받아두는 게 좋다. 주차 중에는 헤드라이트와 카메라 플래시를 꺼야 빛 공해가 줄어든다. 야생동물이 도로나 주차장 주변에 불쑥 나타날 수 있으니 이 점도 염두할 것.
페어뱅크스(미국)=권효정 여행+ 기자
※취재 협조 : 미국관광청, 알래스카항공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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