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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바다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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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보라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모래사장이 그림같이 펼쳐진 휴양지다. 끝없이 이어지는 화이트 비치, 햇살에 반짝이는 투명한 바다, 섬 전체를 물들이는 노을까지 하루의 모든 순간이 바다와 함께 흐른다. 낮에는 파도와 햇살을 따라 여유롭게 머물고 저녁에는 해변의 낭만적인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보라카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따라 바다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01

Station 2

스테이션2

사진= 필리핀 관광청 홈페이지

보라카이 스테이션 2(Station 2)는 화이트비치 중심부에 자리한 가장 활기찬 구역이다. 새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지고 뒤로는 레스토랑과 카페, 마사지숍,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 보라카이의 분위기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낮에는 화이트비치의 맑은 바다를 따라 산책하거나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기 좋다. 곳곳에 비치 체어와 휴식 공간이 있어 햇살 아래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코코넛 한 잔을 즐기거나 해변가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보라카이 특유의 여유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스테이션 2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한다. 붉게 물드는 노을과 잔잔한 파도,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보라카이의 낭만적인 밤이 시작된다. 선셋을 바라보며 해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거나, 음악이 흐르는 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보라카이의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싶다면 스테이션 2는 최고의 여행지가 된다.

Station 2

2016 E Main St, Richmond, VA 23223 미국

02

Smoke Resto

스모크 레스토

사진= Smoke Resto 페이스북

화려한 레스토랑 대신 현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스모크 레스토(Smoke Resto)를 방문해 보자. 작은 규모의 식당이지만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로 북적이는 이곳은 보라카이에서 ‘제대로 된 필리핀 음식’을 가장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주문해야 할 메뉴는 시즐링 불라로다. 오랜 시간 끓여낸 소고기와 뼈를 바탕으로 한 진한 국물 요리로 깊은 육향과 부드럽게 풀리는 고기가 인상적이다. 국물은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밥과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아주 든든하다.

여기에 비프 살피카오를 곁들이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완성된다. 버터와 마늘 향이 강하게 배어 있는 소고기 요리로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확 끌어올린다. 자연스럽게 밥을 부르는 메뉴라 갈릭 라이스와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린다. 또 갈릭 포크나 치킨 같은 메뉴를 추가하면 식탁이 훨씬 풍성해진다. 살짝 매콤하면서도 짭조름한 양념이 특징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크게 부담 없이 다가온다. 스모크 레스토의 매력은 화려함이 아니라 담백함에 있다. 에어컨이 없어 다소 덥고 좌석이 많지 않아 대기해야 할 수도 있지만 그 불편함마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로 음식의 만족도가 높다. 보라카이의 바다를 눈으로 즐겼다면 이곳에서는 그 여행을 맛으로 완성하는 셈이다.

사진= Smoke Resto 페이스북

Smoke Resto

Unit E Blk 19, Wet Market Section, Boracay, 20 D’mall de Boracay, Malay, 5600 Aklan, 필리핀

03

D’Mall Boracay

디몰 보라카이

사진= 보라카이 관광청 홈페이지

디몰 보라카이(D’Mall Boracay)는 화이트 비치의 중심으로 보라카이의 일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담아내는 거리다. 낮에는 햇살과 함께 여유롭게 걷는 쇼핑이 가능하고, 밤이 되면 조명과 음악이 더 해진 또 다른 분위기로 변한다. 아침에는 비교적 한산한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해변에서 막 넘어온 바람이 골목 사이로 스며들고 문을 연 카페와 식당들이 하나둘씩 손님을 맞이한다. 간단한 브런치나 커피로 가볍게 시작한 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수영복과 비치웨어,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이어진다. 여행 초반이라면 이때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디몰의 진짜 매력이 드러난다. 골목 곳곳에 자리한 식당들에서 다양한 음식 냄새가 흘러나오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이때는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로컬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필리핀식 고기 요리나 국물 요리를 중심으로 여러 메뉴를 나눠 먹으면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사의 재미가 더해진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다시 한번 분위기가 바뀐다. 낮 동안 더웠던 공기가 조금씩 식고 골목에는 조명이 켜지기 시작한다. 이 시간에는 디저트나 음료를 들고 천천히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된다. 사람들로 점점 북적이기 시작하는 거리, 다양한 언어가 섞인 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음악이 보라카이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밤이 되면 디몰은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식당들은 더욱 활기를 띠고, 바와 술집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즐기거나 다시 한번 식사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디몰은 특별한 관광지가 아니라, 보라카이라는 여행지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을 중심으로 하루를 보내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들까지도 자연스럽게 여행의 일부가 된다.

D’Mall Boracay

D’mall Palengke, Station 2 Boracay, Malay, 5603 Aklan, 필리핀

04

Ati Tribe Village

아티 트라이브 빌리지

사진= 보라카이 관광청 홈페이지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에서 벗어나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전혀 다른 시간과 공기가 흐르는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아티 트라이브 빌리지(Ati Tribe Village)는 이 섬의 화려한 리조트와는 대비되는, 보라카이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곳이다. 관광지로 잘 알려진 해변과 달리 이곳은 실제로 아티 부족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으로, 소박한 집들과 좁은 골목, 그리고 일상의 풍경이 그대로 이어진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조용함과 거리감이다. 북적이는 관광지와 달리 이곳은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주민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되고,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작은 학교와 예배당, 그리고 공동체 공간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삶의 흔적들은 보라카이의 또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이곳을 천천히 걸으며 느끼는 경험은 ‘구경’이라기보다 ‘이해’에 가깝다. 관광 개발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어온 원주민들의 역사와 현재가 이 공간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티 트라이브 빌리지는 즐거움을 주는 관광지는 아니다. 대신 여행의 깊이를 바꿔주는 장소다. 보라카이를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곳, 그리고 이 섬이 지닌 또 다른 얼굴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Ati Tribe Village

필리핀 어클란 말레이 XW5M+6G4

05

Lugutan Mangrove Park

루쿠탄 만그로브 공원

사진= 보라카이 관광청 홈페이지

보라카이의 하루를 바다로 시작했다면 그 끝은 조금 더 조용한 자연 속에서 마무리해 보자. 화이트비치의 밝고 활기찬 분위기에서 벗어나 시선을 옮기면 전혀 다른 결의 풍경이 펼쳐진다. 루쿠탄 만그로브 공원(Lugutan Mangrove Park)은 관광지라기보다 섬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생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무 사이로 이어진 좁은 보드워크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이끈다.

물 위에 뿌리를 내린 맹그로브 숲 사이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의 개방감과는 전혀 다른 차분한 분위기가 몸을 감싼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물 위를 스치는 잔잔한 움직임, 그리고 가끔 보이는 작은 생물들이 이곳의 시간을 천천히 흘러가게 만든다. 길 자체는 길지 않아 2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하지만 걸음을 늦추고 숲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보다 훨씬 긴 여운이 남는다. 특히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대에는 따뜻한 햇살이 나무 사이로 스며들어 더욱 깊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루구탄 만그로브 공원

필리핀 어클란 말레이

보라카이는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완성되는 여행지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 골목을 걷다 마주치는 풍경,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까지 그 자체로 충분하다. 바쁘게 채우기보다 조금 비워두는 게 더 잘 어울리는 곳. 그래서 보라카이는 다른 어떤 여행지보다 여운이 오래 남는다.

글= 이경동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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