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말레이시아 관광청
고통스러운 행위를 자처하며 황홀감을 느끼는 사람들. 이 미스터리한 모습이 곧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관광청은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열리는 힌두교도들의 축제인 ‘타이푸삼(Thaipusam)’을 소개했다.
다민족 공동체 국가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으나 각 민족 고유의 종교를 인정하는 정책을 통해 민족간의 화합을 이루고 있다.
매년 1월 말경부터 2월 초순까지 전국적인 규모로 열리는 힌두교도들의 축제, ‘타이푸삼’ 역시 다민족 다종교 국가로서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진= 말레이시아 관광청
올해의 경우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한다. 타이푸삼 축제는 신성한 한 달을 의미하는 ‘타이’와 보름달이 뜨는 때를 의미하는 ‘푸삼’의 합성어로 힌두의 신 무루간을 숭배하는 의식이 주를 이룬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인도계 민족 중 하나인 타밀족이 유입되기 시작한 1892년부터 타이푸삼을 거행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이를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취재진과 여행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흘에 걸쳐 진행하는 타이푸삼은 우선 첫째 날 사원과 신상(神像)을 꽃으로 꾸미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날에는 각 지역의 사원까지 꽃과 신상으로 장식한 마차를 끌고 신자들이 그 뒤를 따르는 행렬이 이어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수도 쿠알라 룸푸르의 경우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스리 마리암만 사원부터 시 외곽의 힌두교 성지인 바투 동굴까지 15㎞에 이르는 행렬이 벌어진다. 이때 5톤에 이르는 은으로 제작한 수레가 무루간 신의 초상을 싣고 바투 동굴로 향한다. 그 뒤를 따르는 신도수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르는데, 관광객들과 축제 참가자들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셋째 날에 펼쳐진다. 이날은 바투 동굴 근처로 힌두교 신도들과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수백 명에 이르는 지원자들이 고행을 몸소 실행하는 예식을 거행한다. 길게는 1m에 이르는 가느다란 쇠꼬챙이를 혀, 뺨 등에 찔러 관통시키는가 하면 날카로운 갈고리로 등과 가슴의 피부에 피어싱한다. 신기한 것은 그 누구도 피를 흘리거나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힌두교도들은 이것이 바로 신의 가호라고 믿고 있으며, 아직까지 이 무통, 무혈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행을 자청한 신도들은 ‘카바디’라 불리는 화려한 장식의 등짐을 지고 동굴에 이르는 272개의 계단을 오르고, 이 순간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그 무게가 100㎏에 달하기도 하는 카바디는 삶이 주어진 짐을 의미하며 맨발로 계단을 오르는 동안의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참회와 속죄라는 타이푸삼의 참 뜻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의식이다.
군중들은 이 때 신성한 본질을 의미하는 타밀어인 ‘벨’을 외치는데, 그 외침 속에서 고행자들은 점점 황홀경에 빠져드는 미스터리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시에 군중들은 코코넛 열매를 깨뜨리는데, 코코넛 열매는 사람의 머리를 의미하며, 이는 내재돼 있는 참자아를 발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 말레이시아 관광청
이처럼 타이푸삼 축제는 힌두교인들에게는 육체의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1년 동안 지었던 죄를 신 앞에서 사죄하고 축복을 비는 신성한 고해성사다. 이방인에게는 독특한 힌두교만의 문화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경험하고 다양한 종교에 대한 말레이시아만의 포용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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