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에 진심인 한국 여행객들에게 오사카는 밀가루와 면 요리의 천국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도톤보리의 웨이팅 식당들에 지쳤다면, 이제는 현지 직장인들과 미식가들이 소중히 아껴둔 ‘진짜’ 맛집으로 눈을 돌릴 때다.
면과 밀가루라면 자다가도 일어날 마니아들을 위해 세련된 오피스 타운 우메다부터 고즈넉한 주택가의 미슐랭 스타 맛집까지, 재방문을 부르는 오사카 맛집 3곳을 소개한다.
현지 직장인의 소울 푸드: ‘미타 제면소’ 우메다점 (三田製麺所 梅田店)
오사카의 중심지 우메다, 빌딩 숲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2030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있다. 바로 츠케멘 전문점 ‘미타 제면소’다. 이곳은 화려한 관광 식당은 아니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지인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가성비 맛집이다.
츠케멘의 생명은 면에 있다. 이곳의 면은 일반 라멘보다 훨씬 굵은 극태면을 사용하는데 우동처럼 굵고 탱글탱글하며, 씹을수록 밀가루 특유의 단맛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차가운 면을 뜨거운 육수(지루)에 찍어 먹는 순간 느껴지는 온도 차와 식감은 일반 라멘과는 차원이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가쓰오부시와 돼지 뼈를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는 점도가 매우 높아 면에 착 달라붙는다. 기본 츠케멘 외에도 매운맛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카라츠케멘’이 인기다. 여기에 반숙 달걀이나 두툼한 차슈 토핑을 추가하면 든든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낮아 일본 현지의 활기찬 식사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혼밥족을 위한 카운터석이 잘 마련돼 있어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면의 양을 대(大) 사이즈까지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점도 있으니, 면 러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일본 〒530-0017 Osaka, Kita Ward, Kakudacho, 2−2 EST内 1F
미슐랭 1스타 ‘소바 타카마’ (たかま)
주택가 골목에 조용히 자리 잡은 ‘소바 타카마’는 화려한 간판 대신 미슐랭 1스타의 자부심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메밀 껍질까지 함께 갈아 넣어 알갱이가 콕콕 박힌 ‘이나카(시골) 소바’다. 일반 소바보다 훨씬 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메밀 향이 코끝을 스친다. 소금을 살짝 찍어 면만 먼저 맛본 뒤, 쯔유에 적셔 먹는 전통적인 방식을 추천한다.
많은 이들이 소바 못지않게 극찬하는 메뉴가 ‘텐푸라(튀김)’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은 재료 본연의 맛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기분 좋은 식감을 더해준다. 특히 통통한 새우와 제철 채소 튀김은 소바의 담백함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식사 후 내어주는 따뜻한 면수(소바유)로 남은 쯔유를 희석해 마시며 식사를 마무리한다.
함께 본 기사: 팝업 아니고 카페라고?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이색카페 3곳
작은 내부, 커다란 테이블 하나를 두고 모르는 이와 마주 앉아 조용히 면을 넘기는 경험은 오사카 여행 중 가장 차분한 미식 경험이 될 것이다.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 소바의 정수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예약이 어렵고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되므로 오픈 전 대기를 권장한다.
일본 〒531-0041 Osaka, Kita Ward, Tenjinbashi, 7 Chome−12−14 1号館
나만 알고 싶은 이자카야 ‘Teppanyaki Mikasaya’ (鉄板焼 みかさ屋)
오사카 여행의 대미는 역시 철판 요리다. 도톤보리의 번잡함을 벗어나, 현지인들이 퇴근 후 가볍게 한잔하며 하루의 회포를 푸는 곳을 찾는다면 우메다 역 근처의 ‘미카사야’로 향해보자. 이곳은 JR 오사카역 지하상가 ‘크로스트’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한국인들에게는 아직 덜 알려진 숨은 보물 같은 곳이다.
일반적인 오코노미야키가 양배추 위주라면, 이곳의 추천 메뉴인 ‘네기야키’는 파를 아낌없이 쏟아부어 만든다. 철판 위에서 파가 익으며 내는 달큰한 향과 해산물의 조화는 느끼함이 전혀 없다. 간장 베이스의 소스가 발라져 있어 맥주나 하이볼과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오픈 키친 형태로 운영해 셰프가 화려하게 도구를 다루는 모습을 직관할 수 있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코를 자극하는 향을 맡으면 절로 군침이 돈다.
세련된 인테리어 속에 일본 특유의 아늑함이 공존하는 곳. 소란스럽지 않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철판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재방문율이 높기로 유명하다. 복잡한 맛집 대기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이자카야다.
14-3 Nanbasennichimae, Chuo Ward, Osaka, 542-0075 일본
면과 밀가루를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오사카 여행 지도에 이 세 곳을 가장 먼저 표시해 두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첫입을 떼는 순간, ‘다시 오고 싶다’는 확신이 들 것이다.
오사카= 강예신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