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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0명, 오직 관광객만을 위한 섬…중국 하이난 ‘펀제저우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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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큰 관광지라도 현지주민들을 위한 공간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중국 하이난에 그 예외가 있다. 로컬 0% 관광 100%.

연간 130만명이 찾지만 거주 주민은 0명. 오직 관광객을 위해 설계된 순도 100% 관광 전용 섬 펀제저우섬(分界洲岛)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되는 ‘관광 테마파크’

이 섬의 관광지다운 면모는 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드러난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옆 해변에선 플라이보드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멈춘 채 카메라를 든다. 잠시 동선이 막혔을 정도로 관광객을 확실하게 유혹하는 섬이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관광지. 펀제저우섬은 하이난섬 본토에서 배로 10~15분이면 닿는 중국 최초의 무주민 도서형 국가 5A급 관광지다. 2004년 정식 개장했고 2013년 최고 등급인 5A로 승격했다. 5A는 중국 관광지 등급 중 최상위다.

섬 면적은 약 12만평, 울릉도의 4분의 1 정도다. 숫자만 보면 서울 보라매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 안에 절벽과 산길, 해변, 숙소 등이 모두 들어서 있다. 작은 규모 덕분에 오히려 촘촘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관광 테마파크다.

원래는 해적 섬이었다고? 바다를 되살린 10년

지금은 즐거움이 가득한 관광섬이지만, 개발 전 이 섬은 해적의 거점이었다. 득실거리던 해적들이 관광객으로 바뀌었다.

펀제저우섬이 관광으로 개발되기 전엔 바다 풍경도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다. 관광지로 개발되기 전에는 불법 도굴과 훼손으로 해저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돼 있었다. 지금의 투명하고 깨끗한 바닷물은 처음부터 있던 게 아니다.

2004년 하이난성 해양·어업과학원이 본격적인 복원 사업에 착수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산호 보육과 이식 작업이 이어졌고, 인근 어민들에게는 관광업 일자리를 제공해 어업 의존도를 줄였다. 해양 생태계 회복과 지역 생계 전환을 동시에 추진했다.

10여 년의 복원 끝에 현재 섬 주변 산호 점유율은 34%에 달하며, 일부 얕은 해역은 40~50%까지 회복됐다. 해양 생물도 점차 늘어나면서 지금은 ‘유리 바다(Glass Sea)’라 불릴 만큼 투명한 해역을 자랑한다.

이름부터 경계, 문화부터 날씨까지 경계섬

펀제저우다오(분계주도, 分界洲岛)는 이름 그대로 ‘경계를 나누는 섬’이다. 실제로 이 섬은 여러 겹의 경계 위에 놓여 있다.

위치는 하이난섬 남동쪽 해상으로, 링수이 리족자치현과 완닝시 경계에 걸쳐 있다. 역사적으로는 북쪽 한족 거주지와 남부 리족·묘족·회족 등 소수민족 지역을 가르는 문화적 경계 역할도 했다. 명·청 시대에는 해상 무역의 요충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기후 역시 경계다. ‘바다를 향해 물을 마시는 소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는 인근 우링(牛岭) 산맥을 기준으로 하이난 남부와 북부의 날씨가 갈린다. ‘소 머리에는 비가 내리고 꼬리에는 해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같은 날에도 지역에 따라 날씨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소 한 마리도 몸의 절반은 젖고 절반은 뽀송뽀송한 동네다.

행정구역 역시 링수이와 완닝이 맞닿아 있어, 지리·문화·기후·행정의 경계가 한 섬에 겹겹이 존재하는 독특한 구조다.

산호초부터 난파선까지…’가오리와의 교감’

이름은 경계의 섬이지만 날씨와 구역만 경계할 뿐 여행객은 경계하지 않는다.

섬에는 산호초, 신비로운 난파선, 옛 전투기 잔해, 해저 마을 유적, 해상 비단길 시절 경덕진 도자기까지 섬은 우리를 오히려 두 팔 벌려 반긴다.

이 섬의 인기쟁이는 ‘가오리’다. 얕은 물가에 들어가 살랑살랑 먹이를 흔들어 냄새를 풍기면 몸을 슬쩍슬쩍 비비며 다가온다. 지나가는 가오리를 만져도 될만큼 성격이 온순해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기다. 방문한다면 오후보다는 만타가오리의 활동성이 높은 오전 시간대에 오는 게 좋은 전략이다.

펀제저우섬은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하이난에서도 손꼽히는 다이빙 명소다. 살아 있는 산호와 산호 표본이 공존하는 구역, 남중국해 해저 유물인 ‘해로자(海捞瓷)’ 구역, 난파선과 전투기 잔해, 해저 마을 유적까지 다양한 해저 콘텐츠들이 있다.

국제 다이빙 자격증 기관 PADI의 훈련 기지도 운영돼 초급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교육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반잠수정 체험도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돌고래와 바다사자 쇼가 열리는 ‘돌핀 베이’, 다양한 산호를 관찰할 수 있는 ‘코랄 베이’ 등이 주요 관광 포인트다.

문서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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