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혼이 깃든 몽마르트 언덕의 아침은 유독 고소한 온기로 가득하다. 오르막길을 오르기 전, 갓 구워낸 빵 한 입과 진한 커피 한 모금으로 배를 채우는 것은 파리지앵의 가장 완벽한 하루 시작법이다. 몽마르트 언덕 초입과 아베스(Abbesses) 역 일대에서 현지인들의 일상과 여행자의 발길을 모두 사로잡은 개성 넘치는 베이커리 3곳을 소개한다.
르 그르니에 아 빵 (Le Grenier à Pain Abbesses Bodian)
몽마르트를 대표하는 아베스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르 그르니에 아 빵’은 파리 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줄 서는 맛집이다. 매년 파리 시가 주최하는 최고의 바게트 경연 대회(Grand Prix de la Baguette)에서 여러 차례 1위를 거머쥔 장인 미셸 갈로예(Michel Galloyer)의 빵집으로,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 바게트를 납품했던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줄을 서서 들어가면 투박하면서도 클래식한 우드톤 진열대에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추천 메뉴이자 대표 메뉴인 바게트 트라디시옹(Baguette Tradition)은 겉은 칼로 그은 듯 날카롭게 바삭하고, 기포가 살아 있는 속살은 찰지면서도 은은한 산미와 발효 풍미를 품고 있다. 잼이나 버터 없이 빵 자체만 씹어도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빵 오 쇼콜라(Pain au Chocolat)는 기름지지 않고 깔끔하게 부서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잠봉 크루아상(Jambon Croissant)은 든든한 아침 한 끼를 원한다면 좋은 선택지로 고소한 버터 풍미의 크루아상을 반으로 갈라 짭조름한 프랑스 전통 햄과 에멘탈 치즈를 듬뿍 넣어 살짝 구워내 ‘단짠’의 매력을 지녔다.
이곳은 목~월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화, 수요일은 휴무다.
38 Rue des Abbesses, 75018 Paris, 프랑스
불랑제리 비스트로 바게트(Boulangerie Bistrot Baguette)
전통적인 파리의 빵집 풍경에서 벗어나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무드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감성적인 비주얼로 젊은 현지인들과 감각적인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신흥 강자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기에 알맞은 산뜻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더운 여름이나 갈증 나는 아침에 한국 여행자들이 찾아 헤매는 아이스 커피를 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 프렌치 카페에서는 아이스 음료를 찾기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시원하고 깔끔한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를 테이크아웃해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추천 메뉴로는 크루아상 겉면에 듬뿍 얹어진 슬라이스 아몬드의 고소한 바삭함과 빵 안을 촉촉하게 채운 달콤한 아몬드 크림(Frangipane)의 조화가 매력적인 아몬드 크루아상이다. 슈거파우더의 달콤함까지 더해져 에스프레소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바닐라 크림을 듬뿍 채운 페이스트리나 캐러멜 타르트 등 달콤한 당 충전 메뉴 라인업이 화려하다. 바쁜 일정 전 당분을 가득 채우고 싶을 때 더없이 좋다.
이곳은 월·화·목~일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수요일은 휴무다.
22 Rue Caulaincourt, 75018 Paris, 프랑스
빵 빵(Pain Pain)
사진= pain pain 공식 홈페이지
언덕 아래 뤼 데 마르티르(Rue des Martyrs) 88번지에 자리한 ‘팽 팽’은 특유의 청량한 파란색 외관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훔친다. 귀여운 상호와 트렌디한 디자인 덕에 자칫 사진용 베이커리로 보일 수 있지만, 2012년 파리 최고 바게트 상을 수상한 파티시에 세바스티앙 모비외(Sébastien Mauvieux)가 이끄는 실력파 베이커리다. 샤랑트 푸아투 AOP 버터, 발로나 초콜릿 등 프랑스 최고의 원재료만을 고집하며 매일 신선한 빵과 디저트를 구워낸다.
사진= pain pain 공식 홈페이지
이곳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집어 들어야 하는 시그니처 페이스트리로 룰레 피스타치오 쇼콜라(Roulé Pistache-Chocolat)가 있다. 달팽이 모양으로 말아 올린 바삭한 반죽 사이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피스타치오 크림과 진한 초콜릿 칩이 알알이 박혀 있어 씹을수록 풍부한 식감과 깊은 향을 선사한다. 여러 미식 매체에서도 소개한 슈케트는 가볍게 집어 먹기 좋은 최고의 간식이다. 헤이즐넛 프랄린 크림이 가득한 파리 브레스트 역시 수준급이다.
이곳은 화~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일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휴무다.
88 R. des Martyrs, 75018 Paris, 프랑스
골목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몽마르트에서 갓 구운 빵 한 조각을 종이봉투에 담아 들고 걷는 일은 파리 여행이 주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낭만적인 경험이다. 고소한 바게트의 담백함부터 입안을 녹이는 달콤한 페이스트리까지, 세 곳 중 어느 곳을 선택하든 당신의 파리 아침은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고 향긋하게 물들 것이다.
파리(프랑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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