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더 걷으려 혈안인데’…윤석열 때 출국납부금 왜 줄였나?[혜성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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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권 때 출국세 3000원 인하
1308억원어치 관광 기금 삭제 추산
민생 안정 등 실효성에 의문 제기
日은 외려 출국세 인상 검토 나서
지난해 우리 국민 약 2872만 명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법무부가 집계한 출입국 통계월보에 따르면 2024년 출국한 내국인은 2872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서울과 경기 인구를 합친 2325만 5000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출국했다는 소리입니다.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이 해외로 나간 셈이죠.
우리가 한국에서 국외로 나갈 때는 외국인과 내국인 할 것 없이 출국납부금을 내야 하는데요. 지난 정권 때 이 출국납부금이 줄었습니다. 줄어든 출국납부금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혜성특급에서는 ‘출국납부금’ 관련한 얘기를 다뤄 보겠습니다.
“내가 나간다는데 왜 돈을 내” 출국납부금이 뭐야
출국 납부금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자. 출국납부금은 항공권 등에 포함해 지급하기에 출국납부금의 존재조차 몰랐을 수 있다. 그간 해외로 나갈 때 나도 모르게 내던 세금이 있었다고 하니 억울하다.
출국납부금은 국내 공항 및 항만으로 해외로 출국하는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징수하는 부담금이다. 1997년부터 시행해 왔으며 관광수지 적자 해소와 국내 관광기반 구축 등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도입했다.
2024년 7월 1일 이전까지 출국납부금 납부금은 ‘1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윤석열 정권 때 출국납부금을 비롯한 12개 부담금을 감면했다. 감면 취지는 실생활과 밀접한 부담금을 감면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었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담을 주는 부담금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출국납부금은 기존 1만원에서 3000원 인하한 ‘7000원’으로 손봤다. 여기에 더해 출국납부금 면제 대상도 확대했다. 면제 대상을 기존 2세 미만(선박은 6세 미만)에서 12세 미만 어린이까지 대폭 늘렸다.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출국납부금, 어디에 쓰일까
그렇다면 출국납부금은 어디에 쓰일까. 출국납부금은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으로 징수하는 특별부담금이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재원은 ‘출국납부금’ ‘카지노납부금’ ‘융자원금회수’ 등이 있다.
기금은 관광사업을 발전시키고 관광으로 외화 수입을 증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관광산업 기반 구축, 외국인 유치 사업, 국내 관광 활성화 등에 쓰인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관광진흥 등 사업을 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 ‘한국관광공사’의 주요 사업 재원이기도 하다. 달리 말하면 출국납부금이 줄어들면 한국관광공사의 재원이 줄어드는 것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에 ‘돈’ 벌어와?…재무 중심 계산식에 출혈
잠시 한국관광공사 얘기를 해 보자.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기획재정부의 ‘202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최하위 등급인 ‘아주미흡(E)’을 받았다. 공사가 기재부 경영실적 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건 이번이 최초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이뤄지는 평가다. 202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2023년 한 해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것이다. 지난 7월부, 출국 납부세 인하 정책 시행 이전부터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최하위 등급을 맞은 공사다. 설상가상으로 주요 재원마저 줄어든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계량 부문 51.5점, 비계량 부문 48.5점을 만점으로 평가한 점수를 합산(만점 100점)해 등급을 판단한다.
기재부 경영실적 평가는 한 해에 최대 2단계까지만 등급을 올릴 수 있다. 즉, 공사는 다음 해에 아무리 잘해도 종합등급이 ‘보통(C)’이라는 말이다. 이 경영실적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 이하 또는 E등급 1회로도 기관장 해임 건의도 가능하다.
최하위 등급이라는 전례 없는 굴욕의 배경에는 윤석열 전 정권 때 바뀐 ‘세부 지표와 배점 구조’ 영향이 크다. 지난 정권 당시 2020년 12월에 공공기관 경영평가 전면 개편 추진을 확정했다. 당시 개편의 핵심은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의 비중은 줄고 ‘재무성과’의 비중은 늘린 것이다.
지난 정권 때 경영평가 지표 어떻게 바뀌었나
실제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경영평가 지표와 2025년 윤석열 정부 때 경영평가 지표를 비교해 보자. 한국관광공사는 공기업이 아닌 준정부기관의 지표를 적용받는다. 윤 정부 때 사회적 책임(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의 배점 비중은 10점 줄었다. 이와 달리 재무성과관리(조직·인사·재무관리) 배점 비중은 9점 늘었다.
실제 평가에서는 비계량 부문보다 계량 지표 점수가 등급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계량 지표 중에서는 매출이나 순이익 등 재무성과 지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사는 본질적으로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이 아닌 공공 정책을 집행하는 ‘준공공기관’이다. 국내관광 활성화, 지역관광 육성, 외래객 유치 등 민간이 할 수 없는 공공 기능 수행이 주 업무다. 공공기관의 본질인 공공성과 질적 개선보다는 수익성과 양적 성장에 치중한 평가 체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공사는 국내관광 활성화와 관광산업 육성 등에 투입하는 사업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부분의 지출을 사업 수행에 쏟아붓는다. 수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기관이 아니라 국가 관광 산업을 육성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도 아닐뿐더러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다.
1308억원어치 기금 삭제 추산…실효성 의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부터 출국납부금까지 줄어들었다. 출국세 인하 이전에도 ‘E등급’을 맞은 공사다. 1인당으로 따져 보면 출국납부금이 3000원 줄었을 뿐이지만, 전체 내외국인 출국자 수로 보면 어떨까. 엄청난 규모의 재원 삭감이다. 주된 재원인 관광진흥개발기금까지 비쩍 말라버려서 올해 공사는 바짝 긴장 중이다.
7월부 시행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3000원을 인하해 삭감된 금액을 계산해 보자. 2024년 법무부 월별 및 연령별 국민(승객) 출국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12월까지 출국한 15세~80세 이상 우리 국민은 2455만 553명이다. 736억5165만원 가량의 출국 납부금이 줄어든 것이다.
12세 미만 어린이의 출국 납부금이 ‘면제’된 것을 고려하면 손실은 더 크다. 단순히 지난해 한 해 동안의 0세~9세 출국자 수를 계산해 보면 128만 6776명에 이른다. 128억6776만원어치의 출국 납부금이 사라졌다.
외국인 입국자 수까지 합해 보자. 지난해 15세~60세 이상 외국인 입국자 수인 1431만 1018명을 고려하면 429억3305만원의 출국납부금이 줄었다. 대략적으로 추산해 보면 1308억2460만원의 관광 기금이 줄어든다. 1308억원어치의 기금을 당장 어디서 충당할 수 있을까.
출국 납부세를 내지 않는 승무원 등을 고려한다고 쳐도 상당한 규모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국내외 관광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니, 올해 삭감될 금액은 이보다 크다.
출국 납부금 인하 이후 꾸준히 실효성 의문도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25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현안 질의 시간에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작년 7월, 출국납부금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했지만, 이로 인한 실질적인 민생효과는 사실상 없었다”며 “오히려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주요 수입원이 줄어들면서 관광산업 투자 기반을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은 “출국납부금 인상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고 재원이 확충된다면 관광업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공사도 사장 공석 메우고 자립력 키워야
이번 경영평가에는 올해 7월 기준, 1년 6개월째 공석인 공사 사장 자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다수다.
지난해 1월 김장실 전 사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이후 공사의 사장 자리는 현재까지 비어 있다. 그간 서영충 경영혁신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나, 경영전략 수립 등 전반적인 조직 운영에 공백이 생겨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다만, 지난 11일 이재명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를 지목하면서 업계서는 공사 사장 임명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연합뉴스·YTN 기자를 거쳐 NHN(네이버) 대표이사와 인터파크트리플 대표이사 등을 지냈고 현재 놀유니버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기금에 의존하는 공사의 재무 구조 역시 문제가 있다. 혁신적인 수익사업 모델을 만들어 재무 자립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해 기준 공사는 전체 수입의 약 89%를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총수입은 약 5239억5600만원인데 그중 약 4667억원 가량이 정부 보조금 수입이다. 이 정부 보조금에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포함한다. 자체 수익 비율은 11%에 불과해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공사는 사회적 책임 이행 부족과 공공성을 위한 프로그램 실행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가장 시급한 공사의 임무는 사장 선임 이후 조직을 안정화해 체계적인 관광 전략을 세우고 이를 달성해 나가는 것이다. 내수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역 연계 관광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실현 가능한 세부 전략 설립 등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해 우리 국민 해외에서 쓴 카드값 약 30조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국내 거주자들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은 전년보다 13% 늘어난 217억2000만달러(약 29조9670억원)로 집계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값만 약 30조.
해외에서 30조를 쓰는 여행객들에게 출국 납부금 1인 3000원 인하는 경비 절감 차원에서 봐도 그다지 와 닿지 않을 터.
이와 달리 관광수지는 연일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23년부터 2024년에는 100억원대의 관광수지 적자를 연이어 기록했다. 관광수지 적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로 여행 와서 쓰는 돈보다 국민이 해외관광에서 쓰는 돈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로 들어오는 돈은 없고 나가는 돈만 많다.
“출국세 너무 낮아서 인상 검토”…日은 정반대네
다시 출국세로 돌아와서. 이웃 나라이자 관광대국인 일본의 사례는 어떨까. 일본은 외려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 인상 검토에 나섰다. 국제관광여객세는 우리나라 출국세와 같은 개념으로 일본을 떠나는 만 2세 이상의 모든 내외국인에게 부과한다.
일본 매체 아사히 TV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현재 출국 시에 징수되고 있는 출국세는 1인당 1000엔(약 9300원)이지만, 국제 기준은 더 높다. 우리나라도 이를 재검토할 여지가 있지 않느냐”라고 밝혔다.
이어 이시바 총리는 “그 혜택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누리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는 것은 당연히 일본 납세자에게 행해야 할 의무”라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당시 호주가 약 7000엔(약 6만 5600원), 미국이 약 3500엔(약 3만 3000원)을 징수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일본의 과세 수준이 국제적으로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 세계 관광대국은 이미 높은 수준의 출국세를 걷고 있고 일부 국가는 인상 정책까지 검토 중인 게 현 추세다.
실제로 지난 2월 일본 자민당은 출국세를 최대 5배인 5000엔(약 4만70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외국인 대상 출국세 인상을 우선 검토하며 자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출국세 인상은 추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최근 자국 내 과잉 관광을 문제 삼으며 주요 관광지의 숙박세와 입장료 등을 꾸준히 올려왔다. 이러한 비용 상승 정책 이후 관련 세수도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의 ‘2023회계연도’ 출국세 세수는 이전 연도 대비 약 3배로 늘어난 399억엔(약 3739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2025회계연도에는 490억엔(약 4592억320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객 대상 과세 정책에도 일본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일본 출입국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고인 3686만 9900명을 기록했다.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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